함께 잘 살 수 있으려면...

스팀잇에 글쓰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는
설 연휴 동안에도 글쓰기를 거르지 않고 쓰고 싶었다.
그래서 시댁에 가면서 글 쓸 준비를 하고 갔다.
노트북을 가지고 글쓰기를 하려 하니
시부모님, 동서, 도련님 등 관심이 많았다.
어떤 식으로 글쓰기를 하느냐? 글 내용은 어떻게 쓰는지? 등등
오랜 세월 지방 신문사에서 근무 하셨던 시아버님께 점검도 받을 겸
시댁 가족들 앞에서 내가 쓴 글을 읽기 시작 하였다.
두편을 읽기도 전에
가족들은 갑자기 비평가가 되기 시작했다.
다들 글을 쓴다는 내가 걱정이 되어서 하는 말들이었겠지만,
잘 한 점은 없고 부족한 점들에 대해서 나열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열심히 듣고 글을 잘 써보리라고 마음을 먹었지만
내 글들에 대한 평가가 오래 지날수록
괜히 보여 줬다는 생각과 함께 내가 올린 글들이 쓰레기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 날은 글을 올릴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친정에 갔다.
내가 도착할 때까지 남아 있던 작은오빠네 부부 또한 같은 반응이었다.
자기들 주변에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의 글을 보여 주는 등
블로거들이 운영을 잘 해서 돈을 많이 버는 이야기로 전환이 되었다.

어디론가 피하고 싶었다.
물론 나는 오빠네를 만난 날도 글을 쓰지 못했다. 쓸 수가 없었다.
그렇게 설 연휴 이틀을 난 글을 쓰지 못하고 쉬었다.
그러잖아도 내 글쓰기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었는데
주변의 반응은 나를 힘이 빠지게 했다.

그런데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언니였다. 스팀잇의 눈팅 회원이었던 언니가 다짜고짜
"와, 너 생각보다 잘하고 있더라."라고 말하면서
사진과 글이 잘 조화가 된다며 조카와 매일 글을 읽어본다고 했다.
조만간 내글을 보면서 언니 자신도 글을 올려야겠다고도 했다.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졌다.
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않고, 바쁜 와 중에 시간을 내어 글쓰기를 하고
열심히 사는 것을 알아 주는 것 같아서
힘이 났고 다시 글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목이 메이고 감사했다.

나는 스팀잇에 글을 올리지 않을 때에도 글쓰기를 즐겼다.
전문적인 글은 아니지만,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내 생각들 그리고 매일 매일의 감사한 일들을 적었다.
하루라도 적지 않으면 죄책감마저 들 정도로 적는 것을 즐겼다.
물론 글을 쓰는 것 자체를 즐기는 편이지 잘 쓰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번 설날에 주변에서 내 글쓰기에 대해서 나타난 반응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걱정이 되어서 또는 잘되라는 뜻에서 하는 조언들이
상대방에게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가면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함께 하고 있을까?

힘이 되어주고 잘 할 수 있도록 북돋아 주는 사람으로
타인들과 함께 잘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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