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러의 상경일기 - (1) 고시원

과장님이 회의중이라, 스티밋에 글을 연달아 쓰고 있네요 :-p

뭔가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이 모두 친절하셔서 네이버 블로그보다 더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스티밋을 둘러보니 시리즈 글이 많던데, 저 역시 시리즈편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까 고민하다 아무래도 제가 겪은 일상 에피소드를 풀어 나가면 좋을 것 같아 상경일기를 적기로 했습니다.

3년전, 대학으로 인해 첫 상경했을 때 살았던 고시원. 조금만 살려고 하다가 원룸 구하는 것도 귀찮고 방학 때는 제주도에 내려가면 되니까 - 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무려 1년이나 살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바보같은 일이었죠. 그냥 보증금만 더하면 더 싼 월세로 좋은 방에 갈 수도 있는데요.

서울은 고시원이 참 비쌉니다. 학교가 명동 근처인데, 고시원 한달 월세가 40만원 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슬픈건, '외창'(밖으로 나있는 창문)은 5만원 추가였습니다. 대부분이 복도로 창문이 트여있는 내창이었고요. (1.5평 주제에 35-40만원을 호가하고, 그 고시원마저 꽉꽉 찼으니 서울에 사는 지방분들의 고충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공동 욕실을 사용하느냐, 방 안에 딸려있는 개인 욕실을 사용하느냐에도 가격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저는 초반에는 공동욕실이 있는 방을 사용하다가 이후에는 5만원을 더 내고 개인 욕실을 썼습니다. 공동 욕실은 너무 무서웠고.. 갈아입을 옷을 잊어버리고 샤워를 끝낸 후 입었던 옷을 다시 입어야 하는 그 찝찝함.. 도 너무 싫었고요.

모든 고시원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고시원이 방음이 잘 되지 않아 통화도 마음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너무 좁으니 친구를 부를 수도 없는 환경이었고요. 수건이나 휴지를 훔쳐가는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기도 했습니다. 햇볕이 들지않아 우울해지는건 덤이었고요.

제주도에서 서울이니 당연히 기숙사에 붙을 줄 알았지만, 기숙사는 중국이나 일본 등 교환학생들의 성지였습니다. 실제로 기숙사를 늘리지 못하게 반대운동을 하는 하숙 분들도 많았고요.

시험이 목적이 아니라, 불가피하게 고시원에 사신다면 얼른 보증금을 벌어서 떠나시는 걸 강력 추천합니다. 사람이 우울해집니다 ..... 신입생의 경우 원룸을 구하다 보증금이 떼일까 무서워서, 나중에 기숙사가 될 것 같아서 - 라는 이유로 고시원에 산다면 안 좋은 생각입니다. 공과금은 충분히 아낄 수 있고, 최우선변제권으로 보증금이 떼일 위험도 극히 적습니다. :-) 고시원 아저씨는 정말 친절하셨지만 ... 다시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

* 마지막에 살았던 고시원. 이렇게 보면 좋지만... 옷과 짐을 들어놓는 순간 헬.  화장실 습기는 덤. (feat.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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