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냥.

오늘은 그냥 아무 얘기나 하고싶은 날이네요.
제가 누군지 아무도 모르니 아무얘기나 하고싶습니다.
술자리에서 하는 진솔한 이야기들,
내가 누군지 아는 이들과 하는 얘기라 진솔하려하지만 포장을합니다.

저는 30대 중반입니다.
빠르게 가정을 이룬 이들은 벌써 초등학생, 더 빠르면 중학생의 아이가 있겠죠.
사실 두 차례 결혼이 성사 될 뻔 하긴 했습니다.
그렇지도 못할 정도로 인생을 메마르게 살진 않았으니까요.

모든걸 다해 가지고 싶은 사람도 있었고,
모든걸 다 줘 함께이고 싶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눈앞에 있는 결혼이라는 허들을 넘지는 못했네요.

혹자는 스스로의 문제이다.
또 다른 이는 현 시대의 문제이다.
하지만 지금와 생각해보면 서로가 그정도였을 뿐이었다고 생각하고있습니다.

사실 그랬습니다.
이미 경제적으로 무너져 버린 가정에서 자라난 나로서는,
사랑하는 이가 있다 했을때 번듯한 집한채 내 줄수 있는 부모가 있길 바랬습니다.
결혼이라는 허들을 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였으니까요.

지금보다 훨씬 어린날에 나는 철부지였습니다.
실패해 버린 만남에 취할대로 취해 부모에게 서운함을 전해버렸으니 말입니다.
다음날 저녁 저보다 더 취한 아버지가 우시는 모습을 보고 태어나 제일 심하게 자책을 했습니다.

낳아주고 길러주신 노력조차 배제하고
스스로의 결별이 마치 부모의 무능함이 원인인것처럼 망치질을 해버렸으니
불효도 이보다 더한 불효가 있겠습니까.

그 이후로 부모님은 저에게 결혼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으십니다.
모든 잘못이 본인들에게 있는것 마냥..
시간을 되돌려 주워 담을수있다면 주저않고 저때로 돌아가고싶습니다.

젊었을때 많은 고생을 하신 어머니는 무릎이 좋지않아 다리가 아프다 하십니다.
일때문에 같은 지역에 있지만 같이 살지 못하는 나는
한달에 한번은 부모님의 집으로 갑니다.

다리도 아픈데 초인종을 누르면 어머니는 항상 대문앞에 나와서 문을 열어주십니다.
나오지 말라고 인터폰으로 열라고 몇번을 말해도 그러질않으시네요..

저녁은 먹었냐며, 머리가 많이 길었다며, 춥진 않냐며..
보듬어 주시는 손길이 평온합니다.
준 것 없이 받는 따스함은 언제나 마음이 아리네요.

뚝딱 뚝딱 만들어 주신 된장찌개에 밥 한공기를 다 비우고
엄마 냄새 나는 이불에 같이 다리를 넣고 드라마를 볼때면
평생 내옆에 계셨으면.. 평생을 당신의 아들로 있었으면 합니다.

괜시리 마음이 울컥하네요.

모든게 미안한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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