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하던 중 참된 리더를 만났습니다.

약 2주간 스팀잇 활동을 멈춘 동안 여러가지 일을 했습니다. 취업준비를 하면서 총 3군데의 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느낀 리더들에 대해 얘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리더는 아르바이트생들을 데리고 사은품 포장라인 관리를 하는 라인관리자였습니다. 이 리더는 항상 무언가 화가 나있는 것 같아보였습니다. 항상 소리를 지르고 지적질하며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마치 자신의 하인인 양 막대하기 일쑤였습니다. 어떤 사람이 실수를 하면 큰 목소리로 모든사람이 듣게끔 욕하고 지적하며 그를 깎아내렸습니다. 이를 참지 못하고 나가는 사람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최저시급이었고 일의 강도는 상하차만큼이나 고되었음에도 쉬는시간 10분 이외의 시간 동안 항상 뛰어다녀야만 했습니다. 심지어 작업이 교체되는 동안의 단 1분조차도 계속 움직여야했습니다. 리더가 요구하는 속도가 너무나도 빨라 조금이라도 뒤쳐지면 쌓이기 때문에 쉴새없이 작업을 했고 이러다보니 포장 상태가 좋을리 없었습니다.

아마 그 리더에게 필요했던 건 품질따윈 필요없고 오로지 물량뿐이었나봅니다. 다만 그 물량을 위해 근로자들을 인격적으로 깎아내리는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 안타까웠을 뿐이었습니다.


두 번째 리더는 꽤 좋은사람이었습니다. 한 기업을 대표하는 사람이었고 지시하는 업무에 대해 풍부한 지식도 가지고 있었으며 인격적으로 잘 대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내부의 문제들을 잡아내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작은회사임에도 각 부서 사람들마다 적대관계였고 서로 욕하기 바빴습니다. 점심시간에는 마치 원수지간인것 처럼 서로 뒷담화를 엄청나게 해대는데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도 있었습니다. 이 리더가 데려온 고위급인사가 있었는데 이 사람은 정말 능력이 없는 사람같아보였습니다. 어느순간 갑자기 회사에 들어와 직원들에게 비효율적인 일들을 시켜댔다고 하는데 컴퓨터도 다룰 줄 몰라 종이에 문서 서식을 그려 여기에 써오라고 시킨다던지 엉터리 업무지시를 하고 책임을 돌린다던지 심지어는 서로 이간질까지 시킬정도로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까지 되었음에도 그 리더가 이 상황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리더는 자신의 생각에 대한 고집이 매우 강했고 남의 말을 잘 귀기울여듣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직원들도 그 리더에게 말 해봤자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말을 꺼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것들이 계속 악순환되고 있고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오늘 말하고 싶은 리더는 이 세 번째 리더입니다.
일을 시작한 뒤 작업복을 입고 항상 옆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눈에 띄었습니다. 경력이 많은지 직접 업무지시도 내리고 문제가 생기면 도움을 주곤 했는데 업무지시를 내릴 때면 항상 부탁한다, 해주세요 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며 도움을 줄 때는 항상 부가적인 요소까지 상세하게 설명해주었습니다.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사장이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회사의 규모를 떠나서 사장이 직접 일하며 지시하는 곳은 처음 보았습니다. 심지어 가장 마지막에 퇴근하고 가장먼저 출근하더군요. 이러니 회사가 잘 돌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리더에게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무언가를 지시할 때 죄송하지만 이것 좀 해주시겠어요? 라고 말하는 직원도 있었고 서로 일하다 문제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모습이 눈에 보이다보니 일이 고될때도 즐겁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위의 리더들과 차이점은 그저 근로자들을 존중해주고 있다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그 점이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어주는것이 아닐까요?



예전에 많이 떠돌던 보스와 리더의 차이점이라는 그림입니다. 아주 유명한 그림이죠. 요 몇주동안 일하며 겪은 리더들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그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공기관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하소연을 하네요. 일을 넘기면서 단 한마디의 설명도 없다고 합니다. 물어보면 알아서 하지 왜 묻냐고 화낸다고 합니다. 과연 누가 잘못한 것일까요? 이 사람을 리더라 볼 수 있을까요?

아르바이트 도중 우연히 겪은, 어쩌면 일이 끝나면 다시는 못 보게 될지도 모르는 한 사람이었지만 정말 많은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내가 언젠가 누군가의 리더가 될 땐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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