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야기] 2. 지명의 유래

사람의 이름에 뜻이 있듯이 땅의 이름에도 뜻이 있고 유래가 있습니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이름이 지어지는 사람과 달리, 오랜 시간을 거쳐 사람들이 거쳐가면서 자연스럽게 이름이 만들어지는 지명과 같은 경우에는 더 많은 유래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지만 잘 모르는 몇몇 지명의 유래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강남구 압구정(狎鷗亭)동


여러분은 강남구 압구정동을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대단지의 위용을 뽐내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거기서부터 시작된 부촌의 이미지가 떠오를 겁니다.

네, 현재는 부촌의 대명사가 된 강남구 압구정동입니다. 그렇다면 이 압구정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어디로부터 유래되었을까요?

먼저 압구정(狎鷗亭)의 뜻은, 한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희롱할 압, 갈매기 구, 정자 정 자를 써서 '갈매기 무리를 보기 위한 정자'라는 뜻이 됩니다. 그럼 누가 이 한강변에 정자를 세워 갈매기 무리가 노는 것을 유유히 바라보았을까요. 바로 조선 세조 시기에 유명한 인물인 한명회입니다.

한명회는 우리에게는 수양대군을 세조로 만들어준 계유정난에서 활약한 역사적 인물로도 유명합니다. 그리고 한명회의 호 역시도 '압구狎鷗'입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성종 시기인 1481년에 이 압구정을 부셔버려서 현재는 압구정이 실제로 남아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건축물로서의 압구정은 없어졌지만 지명으로서의 압구정은 현재까지도 남아 서울의 부촌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습니다.

정선_압구정.jpg
겸재 정선 - '압구정도'

서초구 잠원동, 송파구 잠실동


서울에는 잠으로 시작하는 지명을 가진 대표적인 두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서초구 잠원동(잠원동)과 송파구 잠실동입니다. 누에 잠(蠶)이 지명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아 누에고치와 많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두 군데 모두 조선시대에 양잠을 장려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세운 도회잠실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조선은 도회잠실을 여러 지역에 세워서 양잠을 장려했는데 현재의 잠실은 동잠실, 그리고 잠원동은 신잠실로 불렸습니다.

그 후에도 오랫동안 두 지역 모두 잠실리로 불리다가 송파구 잠실동이 먼저 서울특별시에 편입이 되고 후에 잠원동이 서울특별시에 편입될 때에 현재에 잠실동과 중복된 이름을 피하기 위해 잠실리에 '잠'과 인근 신원리에 '원'을 합쳐 현재에 잠원동이 되었습니다.


종로구 사직동


전국에 사직동이라는 이름이 참 많습니다. 제 고향인 충청북도 청주에도 사직동이라는 지명이 있는데요. 찾아보니 서울, 천안, 청주, 삼척, 광주, 부산 총 6곳이 있습니다. 그 중에 부산은 사직동에 야구장도 있어서 더 유명한 것 같습니다.

사직이라는 용어는 토지의 신인 사(社)와 곡식의 신인 직(稷)을 뜻합니다. 토지와 곡식이 국가살림에 매우 중요했던 동북아의 천자나 제후들은 사직에게 제례를 지내는 것은 국가 자체를 의미하는 중요한 행위였습니다. 그래서 제례를 위해 사직단(社稷壇)을 지었는데 이 사직단이 있었던 장소가 곧 그 지역의 지명이 된 것입니다. 지금도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는 사직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사직단에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sajigdan_18c.jpg
이 그림도 역시 정선이 그린 사직단의 모습...

이번 시간에는 몇몇 지명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3~4군데에 지명에 대해 소개하는 글을 작성하고자 합니다. 글을 작성하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 많이 헤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도 많이 공부하면서 좋은 글을 앞으로 남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2
H3
H4
3 columns
2 columns
1 column
Join the conversation now
Logo
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