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이 분다. 커밍아웃인가? 노망인가? (2018-02-17)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을 좋아하고 그를 흠모하던 나지만,
그의 문제작 바람이 분다는 일부러 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우연히 제목을 다시 접하고 호기심이 발동하더군요.
결국, 보... 보고야... 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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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어릴 적부터의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불태우는 한 남자의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여요. 그러나 아쉽게도 화면 뒤에 가려진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자꾸만 오버랩되어 영화에 온전히 몰입하기는 힘들었어요.

병든 아내를 홀로 남겨두고 자신의 꿈을 좇는 남자. 그의 꿈은 비행기 설계.
하지만, 그의 비행기는 수많은 평범한 이들의 행복을 파괴하는 전쟁무기가 됩니다.

전쟁은 끝났고, 그의 아내는 혼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고,
그의 분신과 같은 전투기 제로센(가미카제 공격에 사용된 바로 그 전투기)은 전쟁터에서 단 한 기도 돌아오지 못했어요.

미야자키 하야오가 바람이 분다를 제작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네요.
자신의 예술에 대한 부정인지, 커밍아웃인지... 어쨌든, 김지하의 노망만큼이나 당혹스러웠어요.

그나저나... 이따금 다시 찾아보았던 그의 지난 작품들을 이제는 다시 볼 용기가 나지 않는군요.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그 무엇인가가 튀어나올 것만 같아서..

바람이 분다.
바람과 함께 나에게 감동을 주었던 아름다운 추억도 저 멀리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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