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의 몰래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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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해피예요. 다시 만나게 되어서 반가워요. 지난번 제 인사글이 안타를 쳐서 엄마가 제 아이디를 발급받아야 한댔어요. happydog이 어떻냐고 하길래 쿨하게 좋다 했는데 이미 선점되었다면서 happydog000으로 하재요. 빵빵빵이 뭐여요. 유치하게. 다행히 이메일주소와 전화번호가 없어서 가입을 못했어요. 휴~ 하마터면 빵빵빵이라는 아이디를 가질뻔 했지 뭐여요.

엄마가 이메일 발급 받자 하면 모른척 하려고요. 왜냐면 엄마 몰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엄마가 절 팔로우하고 그러면 안되잖아요. 오늘은 엄마 모르게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테니까 우리 엄마한테는 이야기하지 말아주세요. 네!

사실 엄마는 제가 얼마나 컸는지 잘 모르는것 같아요. 아직도 저를 안고 울애기 울애기하는걸 보면요. 전 이제 곧 3살이 되고 이미 청년으로서의 몸과 마음을 가졌는데도 말예요. 애기때야 엄마뒤를 24시간 졸졸 따라다녔지만 이젠 저도 많이 컸고요, 솔직히 따라다니는 일이 좀 귀찮기도 해요. 근데 엄마는 아직도 저하고 딱 붙어 있으려고만 해요. 이런걸 분리불안증이라고 하는거 맞죠?

귀차니즘에 대해서 이야길 하자면요, 할말이 너무 많아요. 애기땐 왜 아저씨개들이 저렇게 멀뚱멀뚱 쳐다보고 주인에게 아양을 안 떨까 이해가 안되었는데요. 이제 좀 이해가 되요. 아양떨고 하는 일이 솔직히 조금은 귀찮아졌어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기도 하고요. 특히 대낮에 베란다로 들어오는 햇볕에 선탠을 하고 있을때는 정말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거든요.

제가 그렇다고해서 저의 모든 의무를 소홀히 하려는건 아니고요. 단지 빈도수를 좀 줄여보면 어떨까 하거든요. 예를 들면 뽀뽀는 1일 2회미만이라든가, 이리 오라 가라 하는건 꼭 볼일이 있을때만이라던가, 앉아 손 이런건 맛있는 간식 줄때만이라던가 하는 식으로요. 물론 형아들 데리고 노는게 싫다는 뜻은 아니예요. 당연히 밥값은 할거예요.

지난번에도 제가 말씀드린것처럼 제 배꼽에는 시계가 달려있어서 기상시간, 산책시간, 하교시간, 퇴근 시간이 다 입력되어 있거든요. 심지어 저는 매주 수요일에 미용실에 가고 근처 서핑장으로 막내형아를 데릴러 가야하는 것도 알아요. 제가 이렇게 척척 알아서 하는데 애기 취급은 좀 그렇지 않나요. 이리와라 저리가라 하는건 더더욱이요.

하나더! 매일밤마다 저를 데리고 자고 싶어서 가족들끼리 티격태격하다가 순서를 정하는것도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그냥 저에게 누구와 잘건지 선택권을 주면 될것을 왜 밤마다 에너지낭비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저야 물론 막내형아랑 자는게 제일 좋아요. 형 방에는 싱글베드가 무려 두개나 있거든요. 나만의 베드에서 따로 자고 싶어요.

엄마를 비롯한 모든 가족들이 이젠 나를 좀더 성숙한 견격체로 대해줬음 좋겠어요. 엄마가 젤 문제긴 해요. 저의 외모가 아무리 깜찍하게생겼다 해도 저도 알건 다 아는 나이라는걸 똑똑히 알아줬음 해요.

아잌~ 이렇게 성토 아닌 성토를 하고 나니 배가 고프네요. 집에 먹을것도 없고... 엄마는 다이어트한다 하면서 왜 요즘 닭가슴살을 안 삶는지 몰라요. 사실 늘 그것이 알고 싶긴 했어요. 다이어트를 하는건지 마는건지.

아! 이제 곧 아빠 오실 시간이여요. 전 아빠가 일 마치고 돌아와서 현관에서 신발 벗을때 나는 콤콤한 향을 좋아해요. 햐~ 그땐 정말 아빠발을 혓바닥으로 꼼꼼히 핥아주고 싶다니까요. 울 엄마한텐 이것도 비밀로 해주세요. 엄마가 알면 기겁을 할거예요. 아빠가 무좀이 아주 쪼금 있거든요. 그래서 엄마는 제가 아빠 발 근처에 가는것도 싫어해요. 얼른 현관앞에 가서 아빠를 기다려야 해요. 아, 벌써부터 발향이 나는것 같아요. (댓글은 이따가 아빠가 샤워를 마친 후에 달아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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