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선택해도 결국 후회한다는 것

K-104.png

결혼하는 것은 좋다. 그러면 당신은 후회할 것이다.
결혼하지 않는 것은 좋다. 그래도 역시 당신은 후회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후회할 것이다.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리석은 일을 보고 웃는 것이 좋으냐 우는 것이 좋으냐, 어느 것을 선택하든 당신은 후회할 것이다.
목매어 자살하라, 그대는 그것을 후회할 것이다.
목매어 자살하지 마라, 그대는 또 그것도 후회할 것이다

생의 대립되는 선택 상황에 있어서 무엇인가를 선택한 후의 상태는 영원일 수 없다. 왜냐하면 참다운 영원은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앞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뒤에 있는 사람들은 이 중 후회해야 하므로 영원은 일종의 괴로운 시간적 결과에 불과하다.

키에르케고르, 이것이냐 저것이냐 中

'선택장애'라는 말이 한동안 유행했다. 나도 그 병을 앓았다. 레스토랑의 다양한 메뉴 앞에서 쩔쩔맸고 무언가를 골라야 하는 일에는 꼭 3자의 의견을 물었다.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고민해서 선택해도 결국은 후회하는 일이 많았다. 나도 참 운이 없다. 내가 고른 것들은 다 꽝이야. 그렇게 생각하게 되자 뭔가를 선택하는 일이 더욱 두려워졌다. 그러나 지금와 생각해보니, 그때 내가 어떤 선택지를 골랐다해도 똑같이 아쉬움과 후회가 남았을 거다. 애초에 선택이라는 것 자체가 다른 것을 포기한다는 의미니까. 한치 앞도 볼 줄 모르는 무지한 인간이 하는 선택이 어떻게 후회를 동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를 알면서도 나는 여전히 조금 덜 후회하기 위해 갈팡질팡하는 삶을 살겠지만... 그래도 선택을 후회하며 자괴감을 느끼진 말아야겠다. 키에르케고르의 말처럼 진정한 영원성은 이것이냐 저것이냐가 아닌 그 앞에 있는 것이니까.

H2
H3
H4
3 columns
2 columns
1 column
Join the conversation now
Logo
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