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결국은 읽을거리(1)

개인적인 통계를 봤을 떄 최근 몇 년 간 트위터를 제외한 나머지 SNS 및 커뮤니티의 사용량 자체가 확 줄었다. 스팀잇이야 뭐 게시물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있는 게 아닌 이상 하루에 1~2번 정도 둘러보고 (챙겨볼 글이 올라왔으면 잘 읽음) 마는 수준이었으니 애초에 사용량이 줄었다고 할 수 없지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사용량은 확실히 줄었다.

모바일 기기에서 실제 실행 시간을 확인해봐도 알 수 있다.
트위터는 일주일 간 대략 8.5시간 사용
레딧은 일주일 간 대략 4시간 사용
페이스북은 일주일 간 대략 1시간 30분 사용
인스타그램은 일주일 간 대략 51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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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통계와 경험 기반한 것이지만 페이스북의 사용량은 떡락했다. 4-5년 전만 해도 페이스북을 트위터와 엇비슷하게 많이 사용했고, 포스팅도 하루에 한 번 이상은 했지만 요새는 며칠에 한 번 기사/읽을거리 공유 혹은 페이스북만 사용하는 지인들에게 생존 신고를 하는 수준으로 사용량이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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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사용량이 떡락한 이유 (그니까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생각해본 이유) 는 대략 다음과 같다.

:::내부 알고리즘의 변화

2010년도 초반만 해도 페이스북은 타임라인 순서로 친구들의 글을 보여줬다. 가장 최신의 글은 맨 위에 있고 스크롤을 내릴수록 오래된 글을 보여주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피드가 구성됐다. 나는 이 방식에 큰 불만이나 변화 필요성을 느낄 수 없었다. 어쨋거나 시간 순이니 천천히 오늘의 흐름을 읽어나갈 수 있었고 무엇보다 자연스러웠다. 내가 굳이 깊게 읽을 필요 없는 글은 바로 바로 스크롤해서 넘기면 끝이었고 무언가 정말 중요한 글은 보통 친구들에 의해 여러번 공유되어서 눈에 띄기 쉬웠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페이스북이 시간순 피드를 포기하더니 수 차례의 알고리즘 변화를 시도했다. 소통량이 많은(댓글, 좋아요 등) 친구의 글을 우선순으로 보여주는 걸 시작으로 해당 게시물이 오로지 텍스트만 존재하는지, 사진이 포함된 글인지, 영상 링크인지, 페이스북 자체 영상인지, 다른 웹페이지의 링크라면 해당 웹페이지가 어떤 구조의 웹페이지인지 등등에 따라 계속해서 바뀌어나갔다.

바로 이때부터 피로감이 쌓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점차 바이럴한 게시물만 피드에 쌓이기 시작했고 내가 읽고 싶었던 친구의 오늘 하루, 이거저거에 대한 감상, 적당한 잡담 글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런 글들의 수가 줄어들진 않았겠지만 노출 자체가 적게 됐다)
내가 구성하고 예상한 피드와는 다른 게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이게 애초에 페이스북 잘못이라기보다는, 바이럴한 측면에서는 단순 글보다는 이미지-카드뉴스나 비디오로 구성된 컨텐츠가 널리 널리 잘 퍼지니 페이스북도 ‘아 이런 걸 유저들이 좋아하는구나’ 하며 이러한 게시물들이 피드에 더 잘 노출되도록 변경하고 뭐 그런 게 있겠지만 굳이 닭이 먼저 달걀이 먼저를 알아보고 싶지는 않고)

물론 잘 만든,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컨텐츠를 많이 띄워주는 게 좋겠지, 텍스트보다는 이미지, 비디오의 시대니까.

문제는 컨텐츠가 질적으로 퇴보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피드에 자주 노출될 컨텐츠를 고르기 위해 페이스북이 도입한 알고리즘은, 해당 컨텐츠의 내용을제대로 판단하지 못한다. 단지 ‘이미지가 첨부되어있으니까’ ‘페이스북 자체 영상 업로드를 이용했으니까’ ‘자체 알고리즘이 판단하기에 현재 시의성에 적절하니까’ 등등 실제 컨텐츠의 내용이 개소리든 바이럴이든 자극적이기만하든 상관없이 현재 페이스북의 피드 노출 알고리즘에 적절하기만 하면 OK해서 보여주니 사실상 살아남는 컨텐츠라곤 그때 그때 알고리즘에 ‘형식’을 맞춘 컨텐츠일수밖에 없다.
이게 결국은 순간 자극적이고, 선정적이고, 단순한 내용일수밖에 없고.

결국은 ‘정말 읽을 만한’ ‘질적으로 뛰어난’ 내용의 게시물들은 위의 알고리즘에 맞춘 인스턴스한 자극들에 밀려 노출이 적어지고 (...) 결론적으로는 페이스북이 재미없어진 거다. 맨날 불닭볶음면만 먹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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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개인적으로 페이스북 사용이 뜸해진 건 페이스북의 질적인 퇴보 외에도 >>>>>정보인권<<<<<<적인 측면도 정말 정말 크다. 솔직히 이 부분을 생각하면 당장 페이스북 탈퇴하고 싶다. 카카오톡 쓰기 싫지만 사회 생활이라는 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쓰는 것처럼 페이스북 탈퇴도 어쩔 수 없이 못한다. 또 위에서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용자를 위한 알고리즘’ 이 실질적으론 사회나 사람에 악영향을 미치는 그런 (이에 대해선 여기저기 찾아보면 결과물이 많이 나올 것이다) 것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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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마무리가 쉽지 않은데 하여간 무언가 절실히 읽고 보고 느끼고 싶다는 욕망 하에 잡담을 써내려갔다. 이런 긴 글 (어차피 잡담/아무 생각이지만)은 보통 페이스북에 써야 하는데 뭐 페이스북은 쓰기 싫으니 스팀잇을 다시금 열심히 할 것 같다. 머릿속에 생각은 끝없이 오가는데 이걸 전부 트위터에 쓸 수는 없는 노릇이고...

잡담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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