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글도 많고 좋은 글도 늘었다

요즘 유입자가 늘면서 물이 탁해졌다는 뉘앙스의 의견을 몇몇 보았다.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깨끗한 물에는 고기가 살 수 없다고 한다. 만일 스팀잇이 소수의 경영진에 의해 운영이 되는 기업이었고, 무슨 천만, 일억 회원이 있는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면 내가 볼 때는 피지도 못하고 져 버릴 정도의 대단한 경영착오다.

문화라는 건 도시에서 생겨나고 발전한다. 시골에서는 문화가 생기기도 어렵고 발전하기 어렵다. 곱게 들리지는 않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고급정보를 추구하는 지금의 인터넷이 발달한 건 섹스와 스팸메일 덕분이다. 그것들이 없었다면 구글도 네이버도 없었을 것이다. 고상한 이상론자들은 그것들을 모두 없애버리고 싶겠지만, 심지어 그것들이 없으면 지금도 인터넷은 유지되기가 어려울 것이다.

다른 예를 들어 보자. 아이돌 그룹을 헐벗겨서 내보냈기에 음악 산업이 이렇게 커진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음악은 고상한 취미를 지닌 사람들의 골방 전유물이 되었을 것이다. 비록 처음에는 헐벗은 모습에 끌려서 듣기 시작했지만, 계속 듣다보면 드디어 헐벗은 의상 뒤에 감추어진 고상한 음악을 알게 된다.

마찬가지다. 고상한 글만 넘치는 곳에는 고상한 사람들만 모여든다. 그리고 고상하지 못한 사람들은 고상해질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떠나게 된다. 서울에는 강남구만 있는 게 아니다. 강남이 아닌 다른 모든 곳을 합해서 비로소 인구 천만의 한국의 수도, 서울이 되는 것이다.

뉴비가이드 역시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해서 뉴비도 알고 있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튜토리얼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게 자신의 목록을 어지럽힌다고 보기 싫다는 것은 지나친 생각이다. 헌비들에게는 보기 싫은 스팸이겠으나 누군가에게는 모르는 소중한 정보를 알려줄 유일한 기회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항상 말한다. 뉴비가이드는 언제나 훌륭한 컨텐츠라고. 그게 문제라면 보기 싫은 걸 감추게 만들지 못하는 스팀잇 시스템의 문제이지, 뉴비가이드를 올리는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만, 지식은 언제나 아래에서 위로 흐른다. 물은 흘러 넘친 만큼 사라지지만, 지식은 채워진 것에 보너스가 생겨서 더 늘어난다. 영양가 없는 사람들 모두가 영원히 영양가 없이 살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 중 하나라도 영양가를 높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스팀은 또 가치를 더하게 된다. 때문에 나는 모든 이들의 팔로우를 받아주고, 그들이 누구에게는 가치 없어보이는 (그럼에도 그들에게는 너무 가치가 있을) 글들이 내 피드에 뜨는 것이 전혀 부담스럽다거나 눈꼴시렵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래야 아무때고 그들이 올린 가치 있는 글을 내가 발견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요청하는 사람이든 아닌 사람이든, 내가 그들의 글을 모두 읽어줄 것도 아니면서 팔로잉을 늘리고 있다.

모두가 나처럼 너그러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빡빡해서도 안 된다. 글의 주제는 한 문장으로 표현이 가능하지만, 그 한 문장을 위해서는 다른 수 많은 문장이 필요한 법이다.

10개 중에 1개의 좋은 글이 있던 시절에서, 이제는 100개, 어쩌면 1,000개 10,000개의 글 중에 하나의 좋은 글을 찾아야 될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런 그 때가 지금보다 더 좋은 글이 늘어나고 스팀잇의 가치가 더 높아져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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