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대하지 않았던 주인공을 따라가는 영화 <위대한 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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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영화에서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음악이 좋으면 그 영화의 흥행이 좋아지는 경향이 매우 큰 편이죠. 저 또한 음악이 주가 되는 뮤지컬 영화를 매우 즐겨보는 편입니다. 하지만 너무 음악에만 치중하다보면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 소개할 <위대한 쇼맨>은 그 정점에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Phineas Taylor "P. T." Barnum ★☆

‘서커스’를 창시한 P.T 바넘이 소재이자 주인공입니다. 지금의 수많은 뮤지컬과 공연의 뼈대가 된 무대공연인 서커스는 뮤지컬 영화로 사용하기 정말 좋은 소재이고, 관련 인물인 P.T 바넘도 그렇죠. <레 미제라블>을 통해 뮤지컬영화 배우로서의 뛰어남을 보여준 휴 잭맨의 캐스팅도 좋고, 바넘의 좌절과 성공, 추락과 재기로 연대기적 구성 매우 깔끔합니다. 이 너무 깔끔한 나머지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스토리는 추후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P.T 바넘은 서커스의 창시자였습니다. 그리고 아주 뛰어난 사업가이기도 했고요. 공연하던 흑인 단원이 죽자 그 단원의 시체를 해부해서 전시했던 사람입니다. 한 마디로, 현재의 윤리관에서 보면 문제될 거리가 끊임없이 나오는 사람이에요.

실제로도 논란이 되고 있고 저 또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P.T 바넘을 다루는 이 영화의 방식입니다. 정말 그 사람의 인생에서 논란거리가 될 만한 부분은 단 한 장면도 보여주지 않아요. 그저 자기 가족을 위해 애쓰고 단원들에게는 존경받는 리더로 나오죠. 휴 잭맨이 이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12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는데, 그런 상황에서 이런 묘사가 나온다는 것이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건 제 개인적 의견일뿐,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따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을 겁니다. 그러면, 영화 자체는 어떤지 볼까요?


Story ★☆

앞서 너무 깔끔한 나머지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스토리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영화가 스토리를 다루는 방식은 너무 다양하지만, 크게 스토리를 단순화하고 연출에 신경쓰는 타입과 스토리의 치밀함으로 승부하는 타입으로 나눌 수 있다고 봅니다. 전자는 <라라랜드>를 그 예로 들 수 있겠고, 후자는 <유주얼 서스펙트> 같은 영화가 있겠죠. 예상하셨겠지만, <위대한 쇼맨>은 전자입니다. 그런데, 단순화가 좀 지나칩니다.

영화의 구성이 실패-해결의 반복인데, 실패를 해결할 수 있는 고리가 모두 1분 이내로 나타납니다. 아무런 중간과정 없이, 노래 부르다가 생각해내고 얘기하다가 생각해내고 간혹 생각해내는 장면조차 보여주지 않기도 하고요. 즉, 스토리 흐름이 곁다리라는 걸 너무 당당하게 드러내요. 그 과정에서 개연성이 상실되는 경우도 적지 않게 있고요. 스토리를 중시하시는 분이라면 그냥 안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Music ★★★★★

음악은 정말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이렇게 완벽한 영화 OST 앨범은 <라라랜드> 이후로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생각이 1년 만에 깨졌네요. 오프닝 'The Greatest Show'부터 대표곡 ‘This is Me', 마무리곡 'From Now On'까지, 버릴 노래가 정말 단 하나도 없습니다.

부수적으로 말하자면, 연출도 굉장히 화려합니다. <라라랜드>가 화려한 색감에 비해 은은한 조명과 고전적인 춤, 배경으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었다면, <위대한 쇼맨>은 정말 ‘서커스’라는 본질에 맞게 서커스 무대를 그대로 옮긴 듯한 배경에 번쩍이는 조명, 춤을 모두 활용한 연출을 보여줍니다. 화려한 현대 뮤지컬을 보는 느낌이기 때문에, 춤과 노래에 집중하는 분이라면 굉장히 좋아하실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Acting ★★★★

시그니쳐 캐릭터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별점 하나를 깎았지만, 나오는 캐릭터들 모두 평균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하이스쿨 뮤지컬>의 잭 에프런이 어느새 이렇게 컸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스파이더맨:홈커밍>에서 MJ로 나왔던 젠다야도 좋은 노래실력과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휴 잭맨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중간에 나오는 바텐더가 굉장히 기억에 남습니다.


총평 ★★☆
별점이 깎인 이유: 스토리가 해도해도 너무했다

PT 바넘의 일생에 대해선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그걸 차치하더라도, 이 영화는 좋은 점수를 받을만한 영화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음악과 연출에선 뮤지컬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극한을 보여줬지만, 그게 이런 빈약한 스토리를 감싸준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거든요. 저도 OST는 전부 다운받았고 자주 듣지만, 영화 자체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이 이전에 마지막으로 본 뮤지컬 영화가 하필이면 <라라랜드>였다는 점도 있겠지만요.


한줄평: 'This' is the Greatest Show?

스토리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음악과 연출, 춤을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반드시 봐야할 영화인 것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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