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9시 40분쯤에 아내가 필요로 하는 LED 스탠드 하나를 주문해서 오후 4시 50분쯤에 픽업을 했습니다. 한국에 계신 분이라면 이 한 문장을 읽고 드는 생각은 잘해야 “그래서?” 일 겁니다.
그런데 여기는 미국이고 아마존이라는 미국에서 제일 큰 쇼핑사이트에 온라인 주문을 해서 벌어진 일입니다. 처음에 미국에 왔을 때 미국에서 절대로 이루어지기 힘든 일 중의 하나가 당일배송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몇년 전부터 2-3일 배송을 내세우며 연회비 10만원에 실시했던 아마존 프라임 배송만 해도 유럽보다 더 큰 땅덩어리인 미국에서는 나름 꽤나 혁신적인 일이었고 제 주변에서 아마존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은 거의 다 프라임 멤버일만큼 인기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사는 미국의 중간쯤 어딘가에 그야말로 어중간하게 위치한 소도시까지 당일 배송을 가능케 한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요? 예상하시다시피 적절한 위치마다 물류창고를 세우는게 일차적 원인이 되었을 거고 이를 door-to-door 로 집 앞까지 배송하는 대신 각 도시에 만든 아마존 포스트로 배송해서 주문자가 직접 픽업하게 하는 방법으로 이루어낸 것입니다.
저는 큰 주립대학이 있는 도시에 살고 있고 도시가 작은 탓에 어디에다가 아마존 물건을 픽업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든다고 해도 차로 10-15분 거리밖에 안되기 때문에 직접 가서 물건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사실상 큰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저희 도시에는 학교 중심지의 대학교에서 직접 운영하는 대형 서점 안에 설치되어 직장에서 5분 거리밖에 되지 않는데 대략 이렇게 생겼습니다.
물건을 수납되어 있는 락커 옆에 있는 모니터 앞에 가서 아랫쪽에 바코드를 스캔하는 곳에 문자나 이메일로 날아온 바코드를 스캔하면 됩니다
그러면 오른쪽에 설치되어 락커안에 제 물건이 보관되어 있는 함이 딸깍하고 자동으로 열립니다.
끝입니다.
다만 상주직원이 하나 있어서 여러 문제를 해결해 주기도 하고 반품하는 물건들을 받아서 처리해 주기도 합니다. 꼼꼼한 서비스 답게 바로 앞에는 상자를 쉽게 열 수 있는 각종 커터와 상자 재활용을 할 수 있는 휴지통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물론 미국의 모든 도시가 당일 배송을 아직 하고 있지는 않지만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고 집을 많이 비우는 학생들의 경우는 특히 편리합니다. 물건을 배송시켜도 2-3주 정도 이곳에서 맡아주기도 하거든요. 분실 염려도 없고..
아마존 입장에서 미국의 비싸면서 상대적으로 느린 택배업체보다도 각각의 자신들의 포스트로 일괄 배송을 하는게 여러모로 이익일 겁니다. 오죽하면 아마존이 미국에서 제일 큰 택배업체인 UPS 를 사려한다는 루머가 돌았겠습니까?
한국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당일배송 서비스가 바다 건너 이곳에서는 경이로움으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