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솔직한 글, 스팀잇이라는 피난처

미묘한 어색함과 정적이 스팀잇 내에서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다들 그때의 만남이, 그때의 포스팅이 걱정없이 웃으며 할 수 있는 마지막 차례였단 걸 뒤늦게 깨달은 느낌이랄까.

스팀잇은 많은 이들에게 피난처가 되었을 것이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이 활동을 하면 적어도 부업에 대한 걱정은 덜 수 있었다. 시세가 높았을 때의 한해서.(물론 지금 시세로도 그때처럼 열심히 한다면 부업 정도의 수입이 안나오는 건 아니다.)

내게 있어선 부업에 대한 걱정이었지만, 어떤 이들에겐 생계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는 곳이었을 거다. 그런 의미에선 스팀잇의 의미가 피난처 그 이상이었다. 나와 비슷한 예술가들에겐 더욱.
예술가들에겐 안정적이란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클라이언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끼를 마음껏 뿜어내 그걸 바로 수입과 직결시킨다는 것도 어지간히 쉬운 일이 아니다.(불가능에 가깝다)스팀잇은 그걸 이루게 해주었다. 그것이 스팀잇이란 플랫폼과 블록체인이 내세운 커다란 장점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시세가 떨어져서, 그래서 '돈이 안되니까'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스팀잇을 떠난다는 말은 맞다. 그것은 어쩔 수가 없는 현상이고 누굴 나무랄수도 없다. 스팀잇은 솔직히 말해 SNS치고 소요되는 시간이 장난 아닌 것도 사실이니까.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번다는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시세가 하락하면 사람들이 자연스레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 다들 표현은 안해도 그들의 인생에 남은 20%의 여유시간에 스팀잇을 한 게 아니라, 하루 하루를 120%의 체력소모를 하며 살고 있었던 거니까.(말이 120%지 180%인 분도 많았을 것이다....)

다들 블록체인과 블록체인에 기반한 시스템이 미래라는 걸 잘 안다. 그걸 믿지 않았다면 애시당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은 개인적인 세상만 존재한다. 아무리 보편적인 미래 가치에 대해서, 시대의 흐름과 세상에 대한 분석을 내놓는다고 해도 당장 오늘 살 길이 빡빡한 사람들에겐 그런 거시적 시각이 의미가 없다.

사람들은 다시 피난처를 떠나 본래의 길로 돌아가고 있다. 물론 그 시간동안 얻은 것들, 배운 것들을 간칙한 채로 말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인연이란 것을 얻었고 사실 스팀잇이 침체기여도 그 인연은 충분히 이어갈 수 있다. 카톡이 되었든 페이스북이 되었든 말이다.
그리고 다시 이 피난처가 안전한 순간이 오면 그들이 돌아올 것이란 걸 안다. 나 역시도 다시 불타오르겠지. 그때가 되면 그들은 블록체인 바깥에서의 경험으로 새삼 달라져서 돌아올 것이다. 그 변화를 바라보는 것 또한 즐거움이 될 것이다. 4년 뒤에 샤봉디 제도에서 재회한 루피해적단처럼 말이다.

물론 우리가 재회하는데 4년씩이나 걸리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일해라 네드.

네해라 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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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솔직한 글이었나, 많은 이들의 기분을 상하게만 않았으면 한다.
그림은 하도 올릴 게 없어서 철지난 옛날 그림. 못생기게 그려서 올리기도 주저했던 그림.)

뉴비분들도 이글을 볼거란걸 간과했던것 같다. 스팀잇은 지금도 돈이 되며 그걸 떠나 많은 배움과 컨텐츠를 충분히 얻을수 있습니다:) 열심히하는 이들에겐 충분한 보상이 따르는 장소랍니다. 이미 활동을 하신 분들에게 통하는 코드로 글을 써서 괜히 오해하실까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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