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꽃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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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보다 훨씬 오래된것 같다. 한 2년전쯤이 아니었을까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비트코인이라는걸 알기도 또 투자하기도 전에 샀던것 같다. 족히 3~4년은 넘었을듯 싶다. 평소 집에 가습기를 틀어놓고 있어서 그런지 혹은 햇볓이 비춰지는 곳에 놓아서 그런지 재작년도 작년도 비슷했던것 같은데 이리 오래 되었을 줄이야.

처음샀을때가 생각난다. 그날은 무척 특별한 날이었다. 평생 꽃 한번 사보지 않고 또 화사한것이랑 거리가 멀었던 내가 어느날 문득 꽃집에 들려 꽃과 꽃병을 샀기 때문이다. 언제 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꽃과 꽃병을 집에 놓은 그날의 심경이 어떠했는지 생생하게 기억난다.

무척 지쳐있었다. 그날 하루가 특별이 고되었던건 아니었지만 일에 대한 피로가 많이 누적되어있었던것 같다. 뭐 직장 5년정도 다니다보면 다들 겪는 그쯤 되는것 같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밤늦게 퇴근하고 주말에도 회사를 나가면서 그렇게 꽤 오랜 하루하루 또 여러 해를 살았기에 심신이 많이 지쳐겠지. 그래서 왜 하필 꽃을 들여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집에 가는길에 문득 집에 꽃을 들여 놓으면 기분이 환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꽃을 산것이다.

산란했던 마음이 유순하게 길들여졌다. 평소 회사 끝나면 집에와 씻고 쇼파에 엎어져 쉬지만 쉬는것 같지 않은 그런 심신이었다면, 꽃을 산날은 정갈하게 호수처럼 차분하게 가라 앉는 느낌이었다. 좋은일도 없는데 마음에 기쁨이라는게 올라와 퍼지며 미소지어지는 그런 느낌이었던것 같다.

꽃병을 보며 이제 그만 새꽃을 장식할까 하다 그냥 남겨둬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오늘은 새로운 꽃병을 들여놔야지. 스팀몇개 팔아야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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