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10년차 레고인 브라이언이야.
지지난 주 Japan Brickfest 2018에 다녀오곤 피곤이 몰려온데다 지난 일요일(6/17) 행사까지 하나 주최하느라 통 스팀잇에 접속하질 못했네.
일요일 행사는 원브릭데이라고 해서 레고인들 모여서 즐기는 밋업 같은 거야. 창작품 전시도 하고, 장터도 있고, 상품 걸고 게임도 하는 이벤트야. 2011년 시작해서 벌써 7년을 했네. 봄하고 가을 두 번 하니까 횟수로는 이번이 열세번째였어. 중간에 사정이 있어서 빼먹기도 했지.
사실 몇 년 전부터는 원브릭데이를 할 때마다 고민을 진짜 많이 해. 이걸 또 해야 하나. 그냥 하지 말까.
열정도 많이 식었고 같이 할 사람도 줄었어. 한 때는 원브릭데이 2천 명 가까운 사람이 찾아와 참여를 했고, 고양종합운동장이랑 국립국악원 같은 곳에서 진행을 할 정도로 화려했지.
근데 지금은 솔직히 거의 망해가는 분위기야. 우선은 레고를 즐기는 사람이 많이 줄었어. 내가 운영하는 동호회 회원이 대거 휴면 상태에 들어간 것도 무관하지 않고. 어찌어찌 사람을 모아서 준비하다가 이젠 거의 혼자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다 보니 일을 펼치기 망설여지는 거지.
희한하게도 그럴 때마다 나를 이끄는 누군가가 나타난다.
지난 해에는 매번 원브릭데이 포스터를 만들어 주던 분이 연락을 해왔어. 안 하냐고, 언제 하냐고, 어디서 할 거냐고. 이번에는 시간이 날 거 같은데 참가해서 아이들 캐리커처 그려주고 싶다고. 그래서 그때부터 부랴부랴 준비해서 했어. 규모는 작아졌지만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게 또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
이번에도 할까 말까 계속 고민을 하던 차에 누군가 내게 손을 내밀더라. 올해는 메카닉 창작하는 청소년들이 작품을 전시하고 싶다고 하는 거야. 멀리 진안, 대구, 평택에서 일산까지 온 사람들.
하지만 이제는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 할 거 같아. 원브릭데이를 아는 사람도, 찾아오는 사람도 확실히 줄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을 원브릭데이는 꼭 또 할 생각이야. 누가 손을 내밀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