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내가 원해서 미술교육을 받아왔고 아무 망설임없이 결국 그림을 선택해 전공하고 전시를 기획하는 일을 해왔다. 배우자조차 시각분야의 일을 하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다. 이런 내가 엄마로서 아이의 미술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그 시기는 생각보다 빨리 오고야 말았다. 어린이집을 보내지않고 공동육아를 하다보니 아이의 교육에 직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아이들에 비해 시각적 촉각적인 놀이를 많이 했고 아이도 그 쪽 방면에 흥미를 보였다.
그림을 전공하고 그 쪽 분야의 일을 했지만 ‘미술교육’은 전혀
다른 분야였다. 요즘 미술교육은 나 어릴 때와는 또 다른 스타일이었다. 몇 살 때부터 어떤 스타일의 미술교육을 해야할지 잠시 고민이 되었지만 미술교육에 대해 모르는 나도 분명히 알 수 있었던 건 미술교육 혹은 미술이 아이에게 ‘기능적인 학습’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삶을 가치있게 만드는 아름다움에 대한 감수성과 가치,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 태도로서의 미술로 접근해야한다는 걸 알았다.
아이가 5살이 되고나서야 미술 교육을 시작하게 되었다.
(미술교육이라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순수하게 아이가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즐거워하고, 그것에 에너지와 시간을 많이 쓰기 때문에 결정하게 되었다. 아이의 첫 사교육인 셈이다. 아이들이 탐색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학부형을 만족시키기 위한 결과물 만들기에 치중하지 않는 기관을 선택했다.
이제 한 달 했지만 결과는 대 만족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아이가 정말 행복해며 즐기기때문이다. 일주일에 한 시간이 모자라 매번 울면서 집으로 올 정도로 창작소를 좋아한다.
아이가 자라서 작가라는 힘들지만 가치있는 일을 선택하게 될지 아니면 그냥 자기 자신을 힐링하는 취미로 그림을 그릴지 어느 정도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림이 어떤 형태로든 언제든 아이의 평생 친구가 되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