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책] 삼체(三體, The Three-Body Problem)

삼체

류츠신 (지은이), 이현아 (옮긴이), 고호관 (감수) | 단숨 


삼채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다. 나뿐만 아니라 SF소설에 관심 있는 사람은 최소한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자연스럽게 내 구매 목록에 들어갔고 그동안 바빠서 읽지만 못했을 뿐, 책장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설 연휴를 맞이하여 장거리 이동 중에 읽으려고 이 책을 꺼내 들었는데 한 번에 읽고 말았다. 흡입력이 대단한 소설이다. 짜임새가 쉼없이 흘러가는 액션 스릴러 영화처럼 잘 구성되어 있다. 

삼채의 독특한 점은 역사소설+SF소설이라는 점이다. 중국인이기에 가능한 중국 근현대사에 대한 이해와 감성이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다. 만약 자신이 SF매니아이면서 역덕이라면 헤어나올 수 없는 개미지옥이 될 것이다. 여기에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가상현실 게임은 중국 고대사와 서양의 고대, 중세를 왔다갔다 한다. 그야말로 깨알같이 구석구석 덕후들이 즐길만한 재미 꺼리가 가득하다. 삼채는 아는만큼 보이는 소설이고 그런 점에서 한 번 읽고 마는 소설이 아니다. 자신의 지식이 확장되는 만큼 소설 속에서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것이다. 

가장 아쉬운 점은 아직 국내에 완역이 안되었다는 점이다.(중국어 공부를 해야하나;;;) 1권이 끝이 아니고 시리즈라는 것을 알고 나니 살짝 배신감 든 느낌. 어렸을 때 베틀필드어스 1권을 읽고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와 비슷한 느낌. 

소설을 읽으면서 더욱 느끼는 점은 과학 분야에서 중국과 우리나라 사이의 격차다. 이제는 정말 간격을 좁힐 수 없을만큼 벌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SF소설은 갑자기 나오지 않는다. 

과학의 저변을 넓혀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저변위에서 창작되는 SF소설은 그 나라의 과학수준을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미국에서는 공교육에도 사용되는 SF소설이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허무맹랑한 공상으로만 치부되는 상황이 안타깝다. 과학지식과 논리적 추론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해 상상하는 능력이 어렸을 때부터 길러지지 않으면 그 사회의 어른들은 혁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많은 사고의 제약을 갖게 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 모습이 그러하다. 현재는 그렇다하더라도 앞으로는 그러면 안되지 않을까. 

좀 더 많은 이들이 SF를 접하고 많이 읽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에 대한 해외의 반응은 어느 리뷰어의 아래 한 문장으로 충분히 표현될 것 같다.

"Don't stop at the first book! If the first book blew your mind, the second book will change your view of the universe, and the third book will have you question everything existing. I'm reading the third book for the second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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