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영화] 콜드워 (Cold War, Zimna wojna)


영화를 본 지는 좀 지났는데 이제야 올리는 건. 역시나 바빴기 때문. (내가 언제 안 바쁜 적이 있었던가 싶기는 하다.)

콜드워로 검색을 하면 홍콩 영화가 나온다. 즉,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유럽 영화, 더 나아가 동유럽 영화는 아직 비주류라는 것.

우리나라에서 이런 영화는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에서만 볼 수 있다.  물론 콜드워는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아마 이 영화는 자국내에서는 예술 영화로서만 소비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작년말, 그리고 최근에는 폴란드 쪽과 일을 해나가면서 폴란드의 문화에 대해서 관심이 커진 상황이었다. 일 자체는 즐겁지 않았지만, 폴란드에 얼마나 많은 훌륭한 인물들이 많았는지, 또 자긍심 높은 문화를 가져왔다는 것에 대해서 대략이나마 알고 있었기에 그곳에서 만들어진 영화는 어떠했을지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일었다.

이 영화는 흑백영화다. 지금 시대에 기술력이 부족했을리는 없으니 감독의 의도된 연출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영화보는내내 흑백영화라는 자각을 못했다. 보고 나서 영화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내가 본 게 흑백영화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만큼 영상은 아름다웠다. 흑백영화라기 보다 어두운 시대상을 전해주기 위해 영화 전체에 필터를 넣은듯 했다. (인스타그램 필터처럼)

우리와 같기도 다르기도 하지만. 폴란드는 유럽에서는 매우 심하게 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국민 대부분이 경험한 나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위에서 다시 차곡차곡 열심히 과거의 찬란했던 문화를 재건해나가고 있는 나라이다.

물론 이 영화는 그러한 내용 자체를 그리고 있지 않다. 이 영화에는 그 속에서 오로지 '사랑'에 관심있는 두 남녀가 나올 뿐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남녀간의 사랑은 불타오르고 로맨스는 일어난다.

영화에서 특히 잊혀지지 않는 것은 주연 배우 Joanna Kulig의 노래이다. 나중에 찾아보니 음악을 제대로 전공한 보컬리스트이자 폴란드의 인기 배우였다.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프랑스에서 앨범을 녹음하며 부르게 되는 그녀의 데뷔곡 "Ło joj joj"는 영화가 끝난 뒤에도 계속 귓가를 멤돌았다. (이 리뷰를 쓰면서도 계속 반복 재생)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영화, 이러한 작품들을 더 많이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문화의 소비 면에서도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세상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다원화되면서 개인은 물론이거니와 사회 전체가 유연하게 사고를 판단할 수 있도록 요구되어지지만 막상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한다면 이는 형성되기 어렵다. 

이러한 영화가 예술영화관이 아니라, 대중 영화관에서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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