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는 kr 커뮤니티에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는 민감한 주제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바로 어뷰징 문제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던 지난 금요일 제 피드에 올라온 신박한 일을 우연히 목격했습니다. 저는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에 걸쳐 빡빡한 공적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습니다. 정상회담 소식에 귀를 기울이면서 촌각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자세히 살필 겨를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피드에 @wikitree 님의 글에 남북정상회담 소식과 함께 수백 SBD가 찍힌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한글 기사와 외국어 기사가 함께 포스팅되고 있었습니다. 아래 화면을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처음에는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소재 때문에 호응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팀잇 내에서 속보를 계속 올리고 있어서, TV를 볼 수 없는 스티머들이 기쁨에 넘쳐 보팅을 마구마구 많이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러다가 누가 보팅을 했는지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해당 계정은 보팅봇을 이용해서 극도로 높은 보상을 받고 있었던 겁니다.
보팅봇을 이용하는 일은 스팀잇 시스템이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어뷰징이 아닙니다(최소한 그렇게 인정할 수 있습니다). 불법은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해당 계정은 언론사입니다. 그것도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 온라인 언론이지요(사이트 캡처 참고). 포스팅 내용을 보면 '연합뉴스' 기사를 '복불'한 것이 많습니다. 연합뉴스는 국가 기관 통신사로, 일정한 돈을 지불하면 기사를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즉, 해당 계정이 직접 작성한 기사도 아니라는 거지요.
보팅봇을 이용하는 것은 언론이 기사에 대한 독자 반응을 조작하는 행위입니다. 게다가 높은 보팅은 스팀잇에서 계정에 대한 중요한 지표의 하나인 '명성도'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행위입니다. 명성도는 스팀잇 구성원들의 신뢰를 쌓고 쌓아가면서 만들어지는 겁니다. 우리가 높은 명성도를 가진 계정을 존중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지요.
물론 해당 계정이 2018년 2월 9일에 가입해서 "뭘 잘 모르는" 뉴비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요 며칠 일어난 행위는 명백한 어뷰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 스팀잇에는 많은 언론사가 진입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언론사마다 이런 식으로 독자 반응과 명성도를 조작하게 된다면 스팀잇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리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는 논란의 소지가 아주 큼에도 불구하고 이상의 사실을 밝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해당 계정에게 요구하는 바는 대략 이렇습니다. 1.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명성도를 제자리로 돌린다(방법은 대대적인 다운보팅이거나, 아니면 계정을 폐쇄하고 다시 계정을 여는 것일 겁니다). 2. 앞으로 보팅봇을 사용하지 않는다. 3.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사과문을 올린다.
제 의견은 그렇다는 것이고, 스팀잇 kr 커뮤니티 내에서 일정한 조치를 합의해 내면 저도 그 의견을 따르겠습니다.
이상 @armdown ('아름다운') 철학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