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세와 스팀잇 : 제 책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가 4쇄를 찍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명성 60까지는 뉴비 @armdown 철학자입니다. 서울에서 일을 보고 내려왔더니, 어느 틈에 작년에 제가 쓴 책 4쇄가 출간되어, 우편으로 도착했습니다. 날짜를 보니 3월 19일에 책이 나왔네요. 기념으로 포스팅합니다.


계약서에 따라 새로 쇄를 찍으면(몇 번째 인쇄하느냐를 '쇄'printing라고 합니다), 보통 2부씩 보내줍니다. 표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참고로 '판'edition이라는 표현은 책을 새로 갈아엎을 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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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쇄에 몇 권을 인쇄할지는 책마다 다 다릅니다. 요즘은 출판계가 어려워서 인문서의 경우 보통 초판 1쇄 700부를 찍는다고 합니다. 물론 그 판단은 출판사에서 하고요. 잘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작가의 경우엔 몇십만 부를 한번에 찍기도 한다네요.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기 때문에 '인세'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릴게요. 책을 출판하면 보통 정가의 10%가 저자에게 인세로 돌아갑니다. 인터넷서점에서 할인해서 파는 가격 말고요, 책에 찍혀 있는 가격이요. 제 책은 정가가 20,000원입니다. 그러면 1권 팔릴 때 2,000원을 받게 되는 겁니다. 인세를 받는 시기는 계약금 얼마를 계약 당시에 받고(보통 초판 1쇄 팔릴 가격의 일부입니다), 나중에 팔린 만큼 '정산'해 줍니다. 요즘은 6개월마다 정산하는 게 보통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세가 너무 적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매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방법이 나옵니다. 한 번에 '원고료'로 다 받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저자의 권리는 더 이상 남지 않습니다. 그러면 출판사가 이익일까요? 그건 책마다 다릅니다. 그리고 책이 얼마나 팔릴지 미리 알 수도 없습니다. 작가 입장에서는 책이 팔릴 가망이 없다면 '매절'로 받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그렇게 합니다. 일단 출판해서 독자에게 책을 선보이고 이름을 알리는 것이 우선이니까요. 출판사에서도 그런 식으로 체면을 세워줍니다. 제작비가 만만치 않거든요. 그런데 아주 우연히 (진짜 진짜 드물어요) 대박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만 출판사가 인세 계약 때보다 유리합니다. ('구름빵'이라는 책의 사례와 논란을 참조하세요.) 출판사는 많은 위험부담을 안고 신인 작가를 발굴하는 겁니다. (그래서 많은 출판사가 대박의 꿈을 안고 시작해서, 결국 폭망합니다 ㅠㅠ)

번역서의 경우, 계약 비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번역자+원저자'가 10%의 인세를 가지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보통 5:5입니다. 저도 번역을 많이 했는데, 정말 수고에 비해 쥐꼬리만합니다. 한편 유명한 외국 작가의 경우에는 매절이 보통입니다. 움베르토 에코, 베르나르 베르베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뭐 그런 급 말하는 겁니다. 출판사도 해외 계약 시 원저자에게 선인세를 두둑히 주었기 때문에 몇십만 부를 팔 걸로 기대합니다. 말하자면 번역자 후보가 줄을 서 있는 겁니다. 그래서 굳이 판매량에 따라 지급하는 식으로 계약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아래는 '판권' 란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초판 1쇄가 9월 27일에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만 5개월이 안 지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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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제 책은 700 x 4 = 2800부 나갔을까요? 제 책은 '인문서' 중에서도 '철학' 분야 책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5개월에 4쇄를 찍을 만큼의 책을 썼습니다. 시의적절했고, 반응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인세로 얼마를 받았냐고요? 아니면 받을 예정이냐고요? 그건 밝히지 않겠습니다. 다만 초판 1쇄를 3,000부 찍어서, 한 달 조금 지나 완판했다는 것만 밝히겠습니다.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차트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런 프로 글쟁이의 입장에서 스팀잇은 '보상'의 관점에서 보면 천국입니다. 제 말 믿어 보세요. 창작자에게 온오프 통틀어서 이만한 보상이 따르는 곳이 있으면, 저도 그리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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