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상] 역마살이 다했나보다...

안녕하세요, 플로리다 달팽이 @floridasnai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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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살이 다했나보다...

카페에서 사주 봐주는 게 유행이던 시절, 내가 항상 듣던 말은 역마살이었다.
하물며 한국을 떠나기 며칠전 친구와 같던 압구정 사주 카페에서는 '외국에 나가있어야 할 사주인데 왜 아직 한국에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는 말까지 들었으니.

역마살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항상 집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라면 아마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2살 차이나는 여동생과 나는 같은 초등, 중등, 고등학교를 다닌 적이 없다, 같은 집에 살면서...
나는 왜 항상 집에서 가장 먼 학교에 배정이 되는 것일까.

하지만 역마살이 있다면 좋은 점도 있다. 어디를 가고자 하면 항상 운이 따른다는 것이다. 기차, 고속버스 표가 하나도 없다가도 운 좋게 생기기도 하고, 여행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평생 같은 방을 쓰는 내 인생의 반려자도 미국에 와서 만났으니 이것도 역마살의 덕이려나.
옛 시간의 퍼즐을 맞춰보면 우린 분명히 이대 앞, 신촌 또는 홍대 앞 어디에선가는 여러번 마주쳤을 인연이었다. 그런데도 그때 만나지 못하고 이 먼 땅 미국에 와서 만난것을 보면 "운명은 타이밍이다."

허나 이젠 정착하는 느낌이다. 이 집에서 벌써 11년을 살았다. 내 인생에 있어서 5년 이상 한 집에 산 적이 없었는데...
이젠 역마살도 내 젊음과 함께 사라지고 있나보다. 특히 은퇴자들의 천국인 플로리다에서 그들과 더불어 살다보니 벌써 은퇴자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느린 삶...

하지만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언젠가 다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어차피 인생은 여행이니까. 살며 사랑하며 배우다 끝나는 여행이니까.
내 역마살은 7년 간 집행유예이다.

P.S. 매년 2주 내지 3주의 여행을 했었는데, 이번 여름은 이런 저런 이유로 건너 뛰었더니 아쉽다. 또, 한국의 긴 추석 연휴를 이용해서 친구들이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었는데 취소되었다. 사정이 여의치 않은가보다. 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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