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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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질 때마다 우리의 과거는 바뀐다.
소설을 쓰거나 읽을 때마다 우리의 과거는 바뀐다.
과거란 그런 것이다.

  • 파스칼 키냐르, 『옛날에 대하여』중.

이상한 말이다. 과거가 바뀐다고? 파스칼 키냐르의 말에 따르면 과거는 바뀔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그러니까 어떠한 원인이 있고 그에 따른 결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원인은 얼마든지 결과에 의해 조작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말은 우리에게 이상한 위로와 안도감을 줄 수 있다. 이를테면 당신을 못 견디게 괴롭혔던 어떤 과거의 일은 당신의 뜻이 아니었으며 또한 당신의 의지가 아니었다. 과거는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내가 한 시절 지나온 어떤 우연에 불과할 수 있다.

사랑하는 일, 그리고 소설(시)을 읽는 일은 과거를 바꾸는 일일 수 있다. 어떤 텍스트를 읽다가 홀연, 과거의 자신과 만나 그 사람을 토닥여준 적이 당신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어떤 ‘바뀐 과거’가 가까스로 당신을 견디게 해준 적이 당신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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