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백패커 중 최악은? - 생활적폐 시리즈 (1)

가끔 대중 교통을 탑니다. 운이 나빠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에 지하철을 타는 건 정말 곤욕스러운 일입니다. 곤욕스러움의 한 가운데에서 백패커들을 만나면 고통이 배가됩니다. 손으로 백팩을 들고타거나 백팩을 앞으로 매고 타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남들의 고통에 무심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람의 상체는 크고 다리쪽으로 내려갈수록 여유공간이 많이 생깁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무조건 뒤로맨 백팩을 벗어서 손으로 드는게 타인에게 가장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입니다. 어린 아이들도 아는 상식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식을 아무리 말해줘도 지키지 않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제 경우에는 전철에 사람이 많다 싶으면 무조건 백팩을 벗어서 손으로 들고 탑니다.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손으로 들고 있는 백팩의 위치에도 신경을 씁니다. 가끔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 전철을 타면 손가락 한두개로 책과 랩탑이 들어있는 무거운 백팩을 들고 버텨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손가락이 너무너무 아프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백팩을 매고 스마트폰을 만지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정말 우울합니다. 박탈감마저 듭니다. '전부 질서를 지키지 않는데 나혼자 이렇게 맨날 고생하면서 지켜야 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사람들이 터져나가는 전철에서도 무심하게 백팩을 매고 자기 볼일 보는 백패커들을 보고 있으면 타인의 고통과 불편함에 무심한 사람들이 많다는 건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황당한 분들도 계십니다.

전철에서 사람들이 꽉꽉 끼여서 타면 몸을 내 의지대로 움직이기가 힘듭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매고 있는 백팩을 건드리지 않는건 불가능합니다. 사람들은 백팩에 걸려 옷이 찢어지고, 백팩 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런데, 적반하장격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백팩을 건드린다고 뒤로 돌아보면서 죽일듯한 표정으로 인상을 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습니다. 본인이 타인에게 주는 고통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면서 터져나가는 전철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백팩과 닿았다고 불쾌해 하는 표정을 보면 이기적인 우리사회 단면의 일부를 보는 것 같습니다.

백팩을 매는건 죄가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빡빡하게 타고 가는 대중교통에서는 백팩을 손으로 들고가는 배려심을 발휘해보는건 어떨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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