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AY 고구마 YOU SAY 말랭이


올 해 첫 고구마 한 박스를 샀어요. 다이어트를 빙자해서 삶은 고구마를 먹은 지 어언 며칠... 이렇게 먹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 퍼뜩 들더라구요.

나의 사랑 고구마를 살리자!

그래서 제가 앉은 자리에서 몇 봉지를 먹어치운... 너무 비싸서 눈물이 나는... 고구마 말랭이를 만들어봤습니다. 슬프게도 저희 집에는 건조기가 없기 때문에, 차선책을 찾았죠.

아십니까? 전자렌지로 고구마 말랭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먼저 "삶은" 고구마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릅니다. 시판되어있는 고구마 말랭이의 모양을 생각하며 자르시면 돼요

※주의할 점 : 지나치게 얇게 썰 경우 전자렌지에서 호다닥 타버리고 희뿌연 김이 납니다. (경험담) ※

그리고 위에 비닐을 덮어요. 고구마 위 쪽 비닐에는 구멍을 송송 내줘서 숨구멍을 트이게 해줍니다. 

이때 누군가 귀에 '환경 호르몬,,,,'을 속삭였지만 가난한 제 지갑을 떠올리며 무시했습니다. 여러분은 비싸지만 활용도 높은 건조기를 사용하여 환경을 아낍시다...

그리고 2분 돌리고 꺼내서 2분 식히고 (이때 슬쩍 들쳐보면 말랭이 되기 그른 모양새가 보이죠) 다시 2분 돌리고 2분 꺼냅니다. 느긋하게... 또다시 2분 돌리고 2분 꺼내요. 

루틴이 3번 반복되었죠? 이제 마지막 4번째를 할지 말지는 고구마의 상태를 보고 결정합니다. 고구마 말랭이가 될 조짐이 보이면 돌리시지 않는 게 나아요. 아니면 2분이 아니라 1분 혹은 30초만요.

정석은 2분돌리고 2분식히기를 4번 반복하는 건데 저는 이 정석을 따랐다가 연기가 가득 찼던(...) 섬뜩한 경험이 있는 관계로 본인이 좋아할 식감의 고구마를 만들기 위해 융통성있게 응용합니다.

그러면

이런 자태의 고구마 말랭이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평가

맛 : ★★★★☆  앉은 자리에서 다 먹었습니다. 그러나 시판에는 못 미침...

쫀득함 : ★★★☆☆ 다소 딱딱한 말랭이가 만들어질 수도 있음 (균일하게 자르지 않았기 때문에)

귀찮음 : ★★★★★ 본인이 말랭이가 됨을 느낄 수 있음.

환경호르몬 : ★★★★★ 지구야 미안해...


후일담

그리고 저는 고구마 4개를 말랭이로 만들었고, 그것을 봉지에 담아 실온에 두었는데 다음날 물기를 머금어 촉촉해진 삶은 고구마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쩐지 그 날 밤이 너무 건조하더군요ㅎ 제가 고구마 말랭이가 아니라 제습제를 만들었네요.)

모든 수고가 말짱 도루묵 될 수 있으니 ^^ 여러분은 꼭 진공 지퍼백을 활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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