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1.1.-(9) 결혼 10주년...벌써?

2008년 3월 22일은 당근이가 결혼한 날...
2018년 오늘...이 글이 올라 갈 때쯤엔 어제가 되겠군요...
결혼 10주년 기념일입니다.

10주년이면 비행기 일곱 시간 정도는 타 줘야죠..
시차적응이 안 돼 졸린 눈 비비며 조식뷔페 세 접시 정도는 비워 줘야죠..
아아... 호텔방에만 있어도 좋구나.... 한나절 정도 밍기적거리다가
어디 한 번 구경 나가볼까... 어슬렁어슬렁 시내구경 하다가
깜찍한 보석가게에서 작고 예쁘고 반짝반짝하고 비싼 거... 그런 거 한 개쯤 남편한테 받아야죠..
아이쿠.... 내 남편.... 10년 동안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애 많이 썼어요....
완존 비싼 명품은 아니지만 구래두 남들이 알아볼 만한 코트 하나 정도는 또 마누라가 사 줘야죠..
우리 쌍둥이들... 니네들은 엄마아빠 잘 만나서 이렇게 외국여행도 하자나... 좋은 줄 알아라 이것들아...
유세 떨며 또 이쁜 인형이나 장난감 한 개씩 사 줘야죠...
아아... 쇼핑은 이정도로 하자... 캐리어를 작은 거 들고 와서.... 15주년에 또 오자꾸나... 이젠 저녁 먹자..
어슬렁어슬렁 걷다가 우연히 들어간 식당이 신기하게도 미쉐린 가이드에도 나오는 엄청 유명한 맛집이고...
보디 랭귀지로 10주년 결혼기념일이라고 하니 친절한 메인쉐프님이 턱별한 아주 턱별한 와인을 한 잔씩 써비스로 내 주고..... 쌍둥이들은 입에서 살살 녹는 스테끼를 잘도 먹어 주고.....
마침 일몰은 환상적이고.....
와인에... 일몰에..... 취해가지고 황홀경에 젖어드는데
또 10주년 기념일 맞은 부부가 먼 나라에서 찾아왔다며..... 축하해 줘야 한다며....... 악사들이 와서 막막 음악을 연주해 주고......... 음악에 취해가꼬 헤롱헤롱대느라 남편이 저쪽 구석에서 장미꽃 500송이 다발을 들고 오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막 깜짝 놀래가꼬 막 좋아가꼬..... 막 울고.....
이 정도는 해 줘야 10주년 기념일이데 말입니다..

당근이네는 내년부터 화장실과 현관만 우리집이고 은행이 주인인 아파트를
안방과 거실과 베란다와 드레스룸과 화장실까지 우리 걸로 만들어야 해서
비행기 일곱 시간 타는 여행은 이렇게 상상으로만 다녀 왔습니다.
와우................ 근데 상상만 해도 넘나 행복하네요....ㅎㅎㅎ

그래도 명색이 10주년인데 그냥 지나갈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샤브샤브 뷔페집에 가서
음식이란 음식은 싹다 아주 요절을 내고 왔습니다...
당근이 딸램이 358번째 접시를 비우고 나서 배를 두드리며

엄마, 다음에 또 오자.

고 합니다.
당근이는 8750번째 접시를 비우고 나서

체중 관리 중이니 요 정도만 먹어야겠다.

고 새침하게 코트를 챙겨 일어섭니다.

주차장으로 올라 가는데, 꽃집이 있습니다.
아들 일로 하루에도 열두번씩 기분이 널뛰기 하느라
그 기분 다스리는데 에너지 소비가 많아서인지 금방 지치고 우울한데요
수요일에 강의하러 갔던 초등학교 교무실에 프리지아가 넘 예쁘고 밝은 기운을 주기에
남편한테 프리지아를 사 내라!!라고 호령을 했습니다.
남편은 그러라고, 아무렴 결혼 10주년인데 프리지안 한 다발 못 사주겠냐 하는 듯이 사라고 합니다.
프리지아 한 다발 들고는, 장미꽃도 사 내라!! 2차 호령을 내립니다.
그래서 샛노랗고 향기도 진한 프리지아 한 다발이랑
잔잔한 장미꽃도 두 줄기 사서 집으로 왔습니다.
사본 -20180322_211549.jpg

맛있는 저녁 먹고
꽃다발도 받고
이 정도면 꽤 괜찮은 결혼10주년 기념일이죠...
그러나....20주년에는 한 시간 거리라도 비행기 좀 타고 시퍼요...
스팀잇 열씨미 하면 비행기 값은 정도는 나올라나요??
10년 쭉 갑니다.
당근이 20주년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을 위하여!!

춘자 이야기는 날 밝으면 정돈된 정신으로 이어가야겠습니다...

여러분..... 행복하게 오래오래 스팀잇생활 함께 해요~!!!


사랑이 넘치는 스팀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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