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와의 대화, 암호화폐에 관하여 메일을 주고 받다. #1

안녕하세요.
가입 후 처음 글을 올리는 범블비 @bumblebee2018 가입인사드립니다.

유시민 작가와의 대화, 암호화폐에 관하여 메일을 주고 받다.

가입 후 첫 글의 치고 제목이 거창한데, 제가 여기 스팀잇에 가입하게 된 결정적 이유가 유시민 작가님과 주고 받은 메일 때문이었기에 첫 글로 뭘쓸까 고민하다가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그보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서, 제가 암호화폐니 블록체인이니 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정말 우연히 어떤 인터넷 기사를 읽고 나서였습니다.

원래 비트코인은 마약거래상들이나 거래하는 뭔가 음흉한 가상화폐라고 짐작했었죠.
그런데 인터넷 기사를 통해 그 비트코인이라는 걸 일반인들도 거래소에서 사고 팔수 있다는 걸 알게 된겁니다.

어 이건 뭐야...
마약상이 아니라도 비트코인을 돈주고 아무나 살수 있다고???
그래, 그거 나도 사보자.

bumblebee.jpg

그래서 냅다 검색 후 코인원이란 거래소에 가입하고 뭘살까 고민하다가 비트코인은 너무 유명해서 왠지 식상할거 같아 이름도 신기한 아이오타라는 녀석을 구입했습니다.

정확히 몇일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12월의 어느날 저는 그렇게 아이오타란 녀석을 300만원치나 덥석 구입하였습니다. 이름도 신기하고 그 설명에 사물인터넷이 어쩌고 하는게 왠지 있어 보여서...

어쨋거나 운이 좋았는지 며칠 후부터 이 아이오타의 가격이 치솟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300만원어치 산 아이오타가 620만원까지 올라가더군요.

우와, 이거 완전 신세계네
이 좋은 걸 모르고 죽었으면 억울해서 어쩔뻔 했냐?
야, 이거 몇 년만 들고 있다가 100배 올라서 한 3억 되면 팔아서 제주도 가서 딱 2년만 놀다 와야겠다.

이렇게 희희낙낙거리다가 잠이 들었는데 에구, 다음날은 900만원 정도 되어있을 줄 알았던게 오히려 점점 쪼그라 드는겁니다.

그래서 코인원 챗팅창을 보니 떨어진다고 팔지 말고 존버하랍니다.

존버? 그게 뭐야? 먹는거야?

그래서 또 냅다 검색해보니 손절하지 말고 들고 버티면 결국 다시 오른다네요.

코린이가 뭘 알겠습니까?
믿어야지요, 암요, 코인판에서 3년, 4년을 존버 중이라는 대선배들의 말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하루를 기다려도 이틀을 기다려도 속절없이 떨어져서 결국 330만원에 익절하였습니다.

겨우 열흘 남짓한 기간에 300만원으로 30만원이나 벌었는데도 왠지 떨뜨름 하더군요.

에이, 그냥 620만원에 팔걸...

그래서 이제 전략을 바꾸기로 합니다.

투자는 일단 접고 투자를 하더라도 공부를 하고 투자하자.
책은 읽기 귀찮고 블로그라도 검색해서 읽어보자.

그래서 가상화폐, 블록체인, 암호화폐, 비트코인 등등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글들을 매일 조금씩 읽어 봤습니다.
그런 글들을 읽다보니, 깊이 있게는 아니더라도, 피상적으로 나마 암호화폐라는게 탈중앙화를 통해 국가의 통제 없이도 돌아가는 전혀 세로운 경제 생태계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와중에 썰전에서 유시민 작가님이 암호화폐에 대해 다룬 분량이 있다는 글을 읽고 유료 결제를 하고 다시보기를 시청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라, 내가 상상하던 유토피아적인 암호화폐가 아닌 디스토피아적인 튤립 버블, 바다이야기 이야기만 잔뜩 하시고 거래소는 당연히 폐쇄시켜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시는겁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제 생각과 달라도 너무나 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유시민 작가의 고등학교, 대학교 후배이자, 그의 사상과 지식을 존경하기는 하지만 아닌건 아닌거지요.

그래서 플랑크톤 범블비는 감히 고래 유시민 작가님께 메일을 보내 대듭니다.

아래는 그 메일 전문이며 약간의 편집을 하였습니다.
지금은 암호화폐에 대해 아래 쓴 메일과는 조금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밝힙니다.

안녕하세요 XX고 후배 범블비입니다.
직접 뵌적은 없지만 썰전을 통해서나마 자주 뵐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렇게 메일을 보내면 직접 읽어 보실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선배님과 의견 교류를 하고 싶어 메일드립니다.
썰전에서 암호화폐에 대해 이야기 하신 바를 잘 보았습니다.

저는 조금 다른 면에서 암호화폐를 관심있게 보고 있어 제 생각을 써 봅니다.
참, 저는 경제의 경자도 모르는지라 글에 두서가 없더라도 끝까지 읽어봐 주시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겠습니다.

암호화폐에 대한 우려가 높은 시점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암호화폐의 가능성을 무시한다면 자원 없는 우리나라의 미래성장 동력 하나를 잃을수도 있다고 봅니다.
어차피 정부관료 중에서도 흥선대원군 같은 분은 넘치니 저는 암호화폐의 어두운 면보다는 가능성에 대하여 말하고 싶습니다.

1. 지불 수단으로서의 암호화폐

지불 수단으로서의 동전이나 지폐는 광물자원이나 나무를 원료로 하는 펄프를 이용하여 생산하므로 환경파괴의 원인이 됩니다.
그에 비해 암호화폐는 전기만을 이용하므로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이 월등히 적습니다.
물론 지금처럼 가치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지불수단으로 쓰기 어렵다고 보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쓸수록 가치는 안정화 될것은 분명합니다.

2.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암호화폐

지금은 각국의 은행들이 환율 변동이나 외환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금을 저장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금을 많은 사람들이 가치저장 수단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금이라는 광물질의 특성만을 본다면 오히려 전자부품의 재료 등으로 쓰이는게 합리적입니다.
막대한 보관비용을 들여 대규모 지하창고에서 금을 쌓아놓는 것이 합리적일가요, 작은 하드디스크에 암호화폐를 저장해놓는 것이 합리적일까요?
다만 암호화폐가 가치저장 수단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 것에 동의 해야만 합니다.
지금 세계적인 현상을 살펴보면 그 누구도 암호화폐의 가치를 강요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그 끝이 버블붕괴일거라고 누가 100% 확신하겠습니까?
인류는 항상 위기의 순간에 합리적인 선택을 하며 발전해 왔습니다.
유용한 광물질로서의 금은 전자부품 재료로 쓰이고 그 대신 보관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가치 저장수단을 택할 확율이 높다고 봅니다.

3. 송금 수단으로서의 암호화폐

위에서 언급한 암호화폐의 두 가지 가능성에 비해 송금수단으로서의 가치는 이미 현재진행형입니다. 이미 외국의 은행이나 송금 전문 업체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기존의 송금 방법 대신 암호화폐를 이용한 송금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송금은 수수료가 비쌀 뿐 아니라 송금에 걸리는 시간도 수일이나 됩니다.
그러나 암호화폐로 송금할 경우 수수료가 훨씬 낮을 뿐 아니라 그 시간도 수초에서 수십분에 불과합니다.
암호화폐 가치가 급변하는데 송금 전후로 일어나는 가치 변화는 어떻게 할까 하는 의문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기존 방식으로 수일이 걸리는 송금 또한 그 시간 사이에 환율 변동을 무시할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초사이에 일어나는 암호화폐의 가치 변동은 충분히 받아들일수 있는 수준임에 분명합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몇몇 은행이 해외송금 시 암호화폐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한 시험을 마쳤고 충분히 유용한 송금 수단임을 확인 하였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흥선대원군 같은 관료들께서 뜬금없는 악성 언론플레이를 하신 덕분에 우리나라 은행들은 이 좋은 송금 수단을 포기하려 한다고 합니다.
개탄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암호화폐 시장은 광풍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흐름을 막으려고만 하지 말고 건전하고 투명하게 이끈다면 오히려 우리나라가 미래 금융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1970-1990년대에는 기계, 화학, 건설에 투자하여 경제를 일으켰고 2000년 이후로는 전자에 투자하여 경제를 이끌었습니다. 이제 2020년 혹은 2030년에는 무엇으로 경제 성장 동력을 삼을지 고민할 시기입니다.
세계 금융허브가 되는 방법도 그 중 하나가 될수 있습니다.

이 글은 제가 생각해 본바를 적은 글이지 그 누구에게라도 절대 투자를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려대로 이 흐름의 끝이 버블 붕괴일 가능성 또한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선배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상이 제가 썰전을 본후 유시민작가님께 보낸 메일입니다.

어쨋거나 제가 찾은 메일주소가 정말 유시민 작가님께서 사용하시는 주소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일단 그냥 메일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연 답장을 받았을까요?

아니요. 헤헷.
그러나 여기서 끝낼 범블비가 아닙니다.

이어서 메일 하나를 또 보냅니다.

아래는 그 메일을 요약 편집한 것입니다.
지금은 암호화폐에 대해 아래에 쓴 메일과는 조금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밝힙니다.

저는 경제의 경도 모르고 IT의 I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에겐 암호화폐에서 어떤 가능성이 보이는데 그걸 부정하시는 분들, 솔직히 말씀드리면 선배님처럼... 죄송합니다.
그런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아, 혹시라도 오해가 없도록 하기위해, 제가 말하는 암호화폐의 가능성은 소위,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같은 구체적인 어떤 것을 지칭하지 않습니다.

미래에 암호화폐가 널리 쓰인다 하더라도 현존하는 암호화폐중에 하나일지, 아니면 새로 만들어질 어떤 것일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합니다.

단, 그 어떤 암호화폐가 널리 쓰이더라도 그것은 특정 국가나 단체가 만든 것보다 세계인이 자연스럽게 더 많이 쓰는, 더 많이 선택한 어떤 것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탈중앙화입니다.

암호화폐의 큰 장점 중 하나인 탈중앙화는 지금도 작동 중입니다.

탈중앙화가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정상 작동하고는 있습니다.

그 나쁜 예로 불법 자금세탁이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이건 잘 아실테니 말씀드릴 필요도 없겠습니다.

하지만 좋은 예로 인플레가 심각한 내전, 독재 국가에서 쓸모 없는 국가화폐 대신 거래 수단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국가가 화폐를 마구 찍어 극심한 인플레를 일으키면 그대로 당하고 굶어죽어야 할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통한 거래로 최소한의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극단적으로 한반도에 핵전쟁나서 국토전체가 방사능 오염되어 보트피플이 된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중국인이 서해 바다에 통통배 대고 5만원 지폐 뭉치 든 사람, 비트코인 주겠다는 사람 둘 중 누구를 태워 주겠습니까? 당연히 후자입니다.

또한 암호 화폐는 세계 어디서나 환전이 필요 없는 공용화폐입니다.
따라서 환전수수료도 낼 필요 없습니다.
물론 환전이 필요하고 말고를 떠나 아직은 쓸수 있는 곳이 극히 제한적이고 가치 변동이 너무 커서 아직은 실제로 쓰긴 어렵습니다.

다음에 메일 또 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암호화폐에 대한 저의 인식이 부분적으로 바뀌긴 했지만 어쨋거나 1월 중순 무렵에 쓴 메일이며 그 당시의 제 생각을 담고 있어서 일부 편집 후 올렸습니다.

이 후 큰 내용이 없는 한두개의 메일을 더 보낸 후 드디어 유시민 작가님의 답장을 받습니다!

아주 간단하지만 유시민 작가님의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을 명료하게 보여준 글입니다.

의견 고맙습니다.
한마디로 내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비트코인은 이미 실패로 끝난 실험인데
그 후유증이 현재의 투기광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봅니다.
암호화폐는 '토큰'일 뿐 화폐가 아닙니다.
결제에 들어가는 긴 시간과 은행보다 수십 배 높은
트랜잭션 수수료 때문에 지금 화폐로 쓰이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도 쓰일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이 정도로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주신 정보에 감사하며

유시민 드림

아, 고등학교, 대학교 대선배이시고 존경해 마지 않는 유시민작가님의 답장을 이렇게 받을 줄이야!
뭐, 내용을 떠나 답장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시더라도 원래는 이 정도에서 암호화폐에 대해 메일을 보내는 것은 그만 둘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멈출수 없게 한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유시민 작가님과 정재승 교수님의 jtbc 토론입니다.
위에 소개한 메일 앞에 "지금은 암호화폐에 대해 아래 쓴 메일과는 조금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밝힙니다." 라는 문구를 계속 쓴 이유가 제가 이 토론을 보고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 토론을 보고 나니 더더욱 유시민 작가님의 의견에 동조할수가 없었고 이후로 유작가님이 보기엔 어이없을 메일을 계속 보내게 됩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는듯 하여 제가 토론을 보고 받은 충격, 그리고 그 이후 유시민 작가님께 보낸 메일은 다음 글에서 이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이글의 서두에서 밝혔듯이 유시민 작가님과 메일을 주고 받은 것이 왜 나를 스팀잇으로 이끌수 밖에 없었나도 다음 글에서 말씀드릴께요.

가입 후 첫 글이다 보니 두서 없었더라도 이해해 주시고 앞으로 많은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사실 이글 하나 작성하는 것도 뉴비에겐 쉽지 않은 일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스팀잇에 글을 쓰는 과정이 단순하다면 단순하지만 어차피 시작할거 뭔가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니 알아야 할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가입 후 암호를 받기까지 무려 8일을 기다렸고 이 글을 올리기까지 5일이 걸렸습니다.

유시민 작가와의 대화, 암호화폐에 관하여 메일을 주고 받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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