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곡가가 들려주는 쉬운 음악 이야기 #3 > 클래식도 재즈도 함께 듣고 싶다면? < Enrico Pieranunzi & String Quart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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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코 피에라눈치(Enrico Pieranunzi)는 이탈리아 재즈 피아니스트입니다.
이 분을 알게 된 건 < Les Amant > 라는 곡 때문입니다.
엔리코 피에라눈치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곡이에요.

이 곡은 < Racconti Mediterranei > 앨범에 실린 곡인데요.
엔리코 피에라눈치의 연주도 아름답지만, 묵묵히 받쳐주는 마크 존슨(Marc Johnson)의 베이스 연주와 곡 전체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가브리엘레 미라바시(Gabriele Mirabassi)의 클라리넷 연주도 일품입니다.

엔리코 피에라눈치를 통해 유럽 재즈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제가 주로 들었던 미국 재즈와는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엔리코 피에라눈치를 시작으로 스테파노 볼라니나 지오바니 미라바시 같은 연주자들도 함께 좋아하게 됐지만, 엔리코 피에라눈치의 서정성만큼은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어요.
2012년 Enrico Pieranunzi Solo Piano 내한 공연을 갔을 때 느꼈던 공연 내내 눈앞에 깊고 어두운 호수의 풍경이 그려지는 기분을 잊을 수 없네요.

엔리코 피에라눈치를 잊고 있다, 오랜만에 그의 음악을 듣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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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앨범인데요!
엔리코 피에라눈치의 곡을 String Quartet 편성으로 편곡해 발매된 앨범이었어요.
String Quartet은 제1, 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구성된 편성인데요.
4명의 연주자가 했다고 믿기지 않을 만큼 풍성한 현악기 소리를 들려줍니다.

개인적으로 클래식을 좋아하고, 클래식 특유의 울림 많고 풍성한 현악기 사운드를 좋아해요.
그래서 더 이 음반이 깊게 와 닿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Enrico Pieranunzi - Canto Del Mare

강렬한 피아노 연주와 그걸 받는 스트링 연주의 인트로.
그 뒤에는 3박의 경쾌한 보사 리듬과 함께 로사리오 줄리아니(Rosario Giuliani)의 섹소폰 연주가 멜로디를 연주합니다.
리듬을 받쳐주다, 때로는 주인공처럼 튀어나오는 마크 존슨의 베이스 연주가 특히 일품입니다.

Les Amants 다음으로 유명한 곡인 < The Kingdom >
관악기 연주로 시작되는 메인 멜로디. 그리고 그걸 받는 베이스 연주.
거기에 더해지는 피아노와 스트링.
그리고 다시 피아노와 스트링의 주고받음!!

이 곡이야말로 엔리코 피에라눈치 서정성의 진수인 곡인데요.
선율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영화의 한 장면이 그려지는 듯한.

이 곡에 새로운 버전으로 실린 Les Amants입니다.
원곡을 아는 분이라면 더 즐겁게 들을 수 있어요.

원곡에서도 악기 솔로마다 전조가 되는데요.
이 버전에서는 동형진행을 이용한 전조가 나오네요.
느려지기도 했다가, 3박으로 바뀌기도 하는 다양한 재밌는 편곡 요소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12년 내한 공연 때 잊혀지지 않는 모습이 있습니다.
피아노로 긴 음을 연주할 때 마치 현악기로 비브라토를 하듯, 여음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던 모습이에요.
악기의 특성 상 소리가 달라지진 않지만 엔리코 피에라눈치의 연주를 본 이후로는 소리가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연주에 진지하게 임하는 태도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모습이기 때문이죠.

이 앨범은 이미 엔리코 피에라눈치를 좋아하는 제게는 새로운 선물 같았어요.
곳곳에 새로운 편곡들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이 음악을 들으며 언젠간 저도 이런 클래식한 편곡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EBS 공감에서 연주했던 엔리코 피에라눈치의 연주를 마지막으로 떠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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