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아 놀자] #02. 가르치다 vs 가리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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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작품을 대문으로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주신 @kiwifi 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힘입어 [한글아 놀자] 첫 시간을 성황리에 마치게 됐다. 키위파이님은 배경용 그림까지 하사해주시는 아량을 베푸시고. 감동.. ㅠ.ㅠ
자, 이 기세를 몰아서 두 번째 시간도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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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가리켜달라고?


내 영어 강좌가 나름 소문이 났나 보다. 멀리서 내게 영어를 배우겠다고 사람들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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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영어를 가리켜주세요!


내 속마음과는 달리 정중히 거절해서 보내고 싶었다. 나중에 제 전자책 나오면 그때 책 사서 보세요! 11월 말에 나옵니다!!
어허,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제가 그렇게 유명한 강사도 아니고... 하지만 그는 끈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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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드립니다! 제발 영어를 가리켜주세요!


흠... 원래는 안 되지만, 정성이 갸륵하니 영어를 가리켜드리지요.
영어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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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라면 저어~기서 본 거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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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저 산 너머에 있어요. 무지개 밑을 파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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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 영어는 마음 속에 있는 거죠! 바로 당신 심장 안에!


아니,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영어(가 어디 있는지) 가리켜달라며?


가르치다 vs 가리키다


영어를 배우러 온 그 사람이 하고 싶었던 말은 아마도 "영어를 가르쳐주세요"였을 거다.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는 어떻게 다를까?


가르치다

  1. 깨닫거나 익히게 하다

  2. 알도록 이르다.


가리키다

  1. 특별히 짚어 보이거나 알리다

  2. 지칭하여 이르다.


보다시피 '가르치다'는 teach라는 뜻이고, '가리키다'는 point out이라는 뜻이다. 의외로 이 둘을 헷갈리는 분들이 많다. 혹시라도 누군가 내게 "영어를 가리켜주세요"라고 한다면 나는 손으로 심장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영어는 마음속에 있는 거죠!


두 단어의 잡종, 가르키다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는 이제 명확히 구분해서 쓸 수 있겠지? 그런데 간혹 이 두 단어를 친히 교배시켜서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쓰는 분들이 계신다.


가르키다.


아마도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를 합해서 만든 단어인 듯한데, 이 한 단어로 teach(가르치다)와 point(가리키다)를 모두 한방에 해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단어는 표준어가 아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가르치다'와 '가리키다'가 섞인 잡종 즉, 똥개인 셈이다.


여러분은 부디 똥개 키우지 마시고, 가르칠 건 확실히 가르치고, 가리킬 건 손가락으로 제대로 가리키며 사시길. 제발~! :)



[한글아 놀자] 지난 글 링크입니다.

[한글아 놀자] #01. 낫다 vs 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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