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의 스팀잇 단상 - 사이코(Psycho)


사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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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 마지막 장면이다.
그의 소름끼치는 웃음은 영화사의 명장면으로 남았다.
물론 이 웃고 있는 남자의 미소는 그가 유기했던 시체와 자동차를
늪에서 끌어올리는 쇠사슬로
페이드되면서 그 쇠사슬이 마치 이 사람, 노먼 베이츠의
목을 졸라매는 목줄처럼 보이게 연출한
히치콕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이코'는 광기어린 살인자, 미친 놈을 뜻하는 단어로 정착된다.
노먼 베이츠를 연기한 앤소니 퍼킨스는 불행하게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단 한 번도 이 연기를 능가하는
다른 연기를 보여준 적이 없다.
그러니까 이런 연기를 끌어낸 것도 히치콕의 능력이었으리라.


허언증



허언증은 실제로 있지도 않은 일을 실제인 것처럼
빈번하게 지어내는 증상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양의 방향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음의 방향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가상의 자신의 실제의 자신보다 더 행복하고 부유한 위치에 놓고
거짓말을 꾸며내는 경우를 생각하기 쉽지만
거꾸로 자신을 더 불행한 자리로 끌어내리기도 한다.
그리고 오히려 후자가 상대의 관심과 동정을 끌어내기 쉽고
이 경우 심지어 금전을 유도하기도 하며
더욱 심각한 정신병일 가능성도 높다.

나는 남자 중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중학교 2학년때 매주 한 번씩 우리 학교로
찾아오던 여학생이 있었다.
여학생이 남자 중학교에 굳이 주기적으로 오는 것이 이상했지만
초등학교 동창으로 안면이 있었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었겠지 싶었다.
본인 말로는 학교 음악실에서 음악 과외를 받는다고 했다.
'굳이 남학교 선생님에게 왜?'라고 의심할 수도 있었지만
남자 중학생은 단순하다. 그렇게 깊이 의심하지 않는다.
허나 이 아이는 우리 학교에 올 때마다
자기 볼 일이 끝나면 나를 찾았다.
그리고는 점점 이상한 이야기를 내놓기 시작했다.
자기는 매우 아프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른다고 했다.
그리고 부모와, 자기 집과, 자기가 음악 수업을 받는 이유와
그런 온갖 것들을 계속 해서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몇 주에 걸쳐 계속되었고
결국... 돈이 필요하다는 데까지 이어졌다.

결론은?
다 거짓말이었다.
난 이 때 처음 알았다.
그 거짓말이 그 아이 머릿속에서는
거짓말이 아니었다는 걸.

걘 없는 사실을 말하면서도
본인은 그게 진짜라고 믿고 있었다.

소름끼치게도 '사이코'였다.
요즘 말로는 '소시오패스'?
무엇을 위해 동정심이 필요했는지 모르겠으나
그게 내가 처음 겪은 '반사회적 인격 장애'였다.


유언비어



세상에 트위터란 물건이 나왔고
그게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얼마 안 된 시절
이 신기한 첨단 물건을 두고
나름 남들보다 그걸 빨리 이용하면서
자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이
곧잘 번개를 하곤 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여러가지 모임이 생겨나고
친목 관계들이 생겼다.

거기서 알게된 한 여자.
처음에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으나
만날 때마다 그 자리에 없는
다른 사람에 대한 온갖 비난을 늘어놓고
자기만 아는 이야기라며
점점 강도가 높은 추문을 이야기해주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에게 말로 옮길 수도 없는
추악한 내용.
설사 그것이 사실이 아니란 생각이 들어도
이미 내용의 주인공에 대한 선입견이 생겨서
얼굴도 보기 싫어지는 그런 내용.
알고보니 그 여자는 온갖 모임을 돌아다니며
그 모임에 없는 사람을 찍어서
그런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게 취미였다.

그리고 결국 나 또한 그 유언비어의 희생양이 되었다.
그해 나는 굉장한 마음의 상처를 입고
꽤 많은 사람과의 관계를 접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타인에 대한 비난을 일삼는 사람은
그저 성격이 나쁜 게 아니라

'사이코'일 가능성이 높다고.
그러니까 초기에 관계를 접는 게 낫다고.


스팀잇, 반복


소문의 진위 여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난 처음부터 그분을 팔로우하지 않았다.
좋은 기운을 느낄 수 없었다.
긍정의 에너지도 퍼뜨릴 수 있지만
부정의 에너지도 충분히 퍼뜨릴 수 있다.
읽으면서 부정적인 에너지가 충만하다 못해
넘치는 글을 나는 과감히 패스한다.
말 그대로 좋은 이야기도 한두번인데
좋지 않은 이야기를 수도 없이 반복한다는 건
상대방에게 민폐이기도 하다.

세상은 돌고 돌아 피씨 통신을 거쳐, 싸이월드를 거쳐
트위터를 거쳐, 페이스북을 돌아

스팀잇까지 왔는데

여전히 비슷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당한다.

정말

인간은 어리석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여전히 사람들은 정말 착하고
그래서 또 스팀잇이 좋고 아름다운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눈에 띄어서
흥미롭기도 하고
머리카락이 쭈뼛서기도 한다.

판단은 각자 하는 것이지만
여기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을 보면서
스팀잇의 근간을 이룬다는 '선의'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지길 의도하는 건지
점점 더 궁금해진다.

ps. 경계할 필요는 없지만, 분별할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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