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세계정복은 가능한가 - 오카다 토시오 지음

흥미있는 제목의 책을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읽게 되었습니다.

“세계정복은 가능한가”라는 책으로 2010년 우리나라 레진이라는 블로거가 번역해서 출판됐습니다.


9515819-212x300.jpg

일본만화를 좋아하지만 제작자나 감독은 이름이 어려워 잘 모르는데 아무튼 저자가 신세기 에반게리온,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를 만드는데 관여 했던 사람 같아서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공감포인트는 남자어린아이들이 흔히 꿈꾸는 세계정복이었고, 어린이용 만화에 나오는 악의 세력이 항상 지는 것에 대한 반발심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바벨2세, 이겨라 승리호(얏타맨),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독수리 오형제, 인조인간 케산, 우주전함 태극호, 드래곤볼 등등 재밌게 본 만화가 예로 나와서 어린시절 향수를 자극했습니다.

진지하게 만화에 나오는 악당들의 유형을 설명하고 왜 세계정복을 하려는지 꼬치꼬치 파고 듭니다.

첫째는 인류절멸. 그러나 사람을 모두 죽이면 그 다음에는 무얼 할까라는 문제가 남는데 인간이 아닌 외계종족에게나 설득력있는 목적입니다.

둘째는 가장 현실적인 돈의 획득. 그렇지만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라면 꼭 세계정복이 아니어도 다른 방법이 있을 것 입니다.

셋째는 지배당하기 싫어서. 기동전사 건담의 “자비家” 와 같이 연방군에 지배당하기 싫어서 먼저 지배하기 인데 결국 지게 되면 “惡”으로 남게 됩니다.

넷째는 惡을 퍼뜨리기. 이건 그냥 악이 좋아서라는데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그 외 목적으로는 왜 세계정복을 하는지 정확한 목적이 없는 것입니다.

목적을 명확히 한 후 구체적인 실행방법을 강구하기 전에 독자에게 어떤 세계 지배자가 될 것인지 묻고 4가지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A타입. 올바른 가치관으로 모든 것을 지배하고 싶어하는 마왕 스타일인데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고 추한 것을 용서하지 못해 결국 인류를 절멸시키는 타입 입니다.

B타입. 책임감이 강하고 부지런한 독재자 스타일인데 좋은 보스가 될 타입입니다. 독재자 히틀러나 바벨2세의 요미, 데스노트의 야가미 라이토 등으로 과로사할 확률이 높습니다.

C타입. 혼자만 쾌락을 누리는 바보임금님 스타일로 아부에 잘 속아넘어가 배신을 당하기 쉬운 타입입니다. 드래곤볼 레드군의 사령관 같은 유형이라고 합니다.

D타입. 사람들 눈에 띄지 않으면서 악한 일을 하는 흑막스타일인데 리더 보다도 리더 보좌관 역이 알맞은 타입 입니다. 악을 행하는데도 어떤 진지한 규칙을 만들고 따르기 원합니다.

A 와 C 쪽이 좀더 자신의 욕구에 솔직하며, B 와 D 가 좀더 영악한 스타일 같습니다.

저는 D 타입의 세계 지배자를 고르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세계지배를 위해서 조직을 건설하고 돈을 모으는 방법에 대해 나오는데 온갖 난관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책의 끝에서 세계정복은 지식과 자원의 독점을 의미하는데 지금의 무역환경과 인터넷 세상에서는 이런 독점이 불가능하고 힘들게 해 봤자 좋은 점(특권)이 거의 없고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 책은 세계정복을 시도하는 자는 악당이라는 전제로 다음과 같은 논리를 풀어 갑니다.

“惡”이란 사람들의 행복을 파괴하기 위한 행위로 정의된다.

사람들의 행복감이란 그 시대의 가치관에 따라 결정된다.

‘그 시대의 가치관 = 행복감’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행동이나 언행이 바로 惡 이다.

악에 의한 세계정복은 사람들의 행복과 평화를 파괴하는 행위 이므로 현재의 가치관과 질서의 기준을 파괴하는 것이다.

막연했던 “惡”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의를 내리고 “幸福” 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습니다.

저자는 현재의 가치, 질서 기준에 대해 간단히 ‘자유주의 경제’ 와 ‘정보의 자유화’ 라고 단언합니다.

'자유주의 경제'는 빈부의 차이를 인정하므로 빈부의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 개인의 신념, 가치관을 획일화 하고 생각하는 힘을 저해하는 인터넷(정보의 자유화) 대신 새로운 체제를 만드는 것이 악에 의한 세계정복을 시도하는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세계 정복을 노리는 사람은 현재의 상태를 부정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다른이에게 따뜻하고 환경에 따뜻한 사람, 양식과 교양이 있는 세계를 목표로 하여 ‘악’이 번영하는 세계를 만들어 봅시다.

현재의 가치, 질서 기준을 지나치게 단순화 했고, 특히 ‘정보의 자유화’ 가 문제에 대한 깊은 고찰보다는 일시적인 유행만을 조장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간만에 귀여운 ‘惡의 프로파겐다’를 보았습니다.

특히 이런 B급 문화를 추종하는 책이 척박한 출판시장인 우리나라에서 인쇄물로 번역∙출판되었다는 점에서 놀랍습니다.

H2
H3
H4
3 columns
2 columns
1 column
Join the conversation now
Logo
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