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겨울, 일회용 카메라로 담은 용산참사 현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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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년 학교에서 사진 수업을 들었을 때
당연하게도 친구들은 최대한 주변에 있는
사물이나 인물을 모델로 사진을 찍었고
대부분 학교에서 과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나는 그게 싫었습니다

학교에서 과제까지 원큐에 끝낼 수 있는 현명한 친구들과 달리
스스로 사서 고생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그렇게 하려면 돈과 시간이 배로 들어간다는 것이었는데
이때가 아니면 이런 프로젝트를 언제 해보겠냐는 게 내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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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비장한 표정으로..
교수님에게 지난주에 뉴스에 나온 용산 4구역 철거현장을 찍겠다고 했다.

" 니가? "

라는 교수님은 상당히 못 미더운 표정이셨지만..
학교 화단, 술병, PC방의 풍경 등
거저먹으려던 몇몇 동기들로 인해 흔쾌히 허락을 하셨다.

" 근데 럭키군. 카메라는 뭘로 찍을 껀가? "

그러나.. 핵심은 나는 카메라가 없었다...

사실 더 큰 핵심은 이것을 빌미로 마더, 파더에게 카메라를 살 돈을 얻어볼 생각이었다

괜찮은...
철없는 대학교 새내기라면 한 번쯤 시도 해 볼만한 클래식한 플랜이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예술적 뇌가 갑자기 가동을 한 건지...
일회용 카메라를 사용하기로 했다.
뭔가 누군가의 기억을 위해 한 번 사용하고 버림받는
카메라 존재의 씁쓸함이.....
이번 주제와 잘 맞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그때 일회용 카메라 구입 비용과
필름 현상, 스캔 비용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프로젝트가 끝날때에....
괜찮은 필름 카메라 한대 정도의 비용이 나왔던 것 같다...

그런데 촬영을 하러 간 현장은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이었고
용역들에게 맞을 뻔하고 .. 경찰에게 카메라를 빼앗길 뻔 하는
고난의 연속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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