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소프트포크에 대한 제 경험과 의견

지난 번 갑작스레 스팀이 트론에 인수되면서 개인적으로 네드에게 큰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커뮤니티나 증인들이야 비즈니스와 연관이 없는 사람들이기에 비밀유지를 하면서 진행되는 사항에 대해 공개할 필요가 없었겠지만, 인수합병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개발진이 열심히 SMT를 개발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면 사전에 스팀잇 팀 내에서도 의견조율이 거의 없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스팀이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점도 찾을 수 있었고, M&A가 활성화되는 신호탄으로서 스팀잇이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도 크게 나쁠 것은 없어보였습니다. 또한 스팀이 유지해오던 가치와 정신을 계속 간직하기 위해 추후에 트론버전 스팀과 별개로 기존 스팀체인이 돌아갈 수도 있고요.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주었기에 이번 합병에 대해서 저는 꼭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입장이었습니다. 어차피 블록체인은 그 핵심 가치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어나가는 것이니까요.

그 와중에 증인 슬랙방에서 중요한 얘기를 진행하고 있고 탑 증인들(20위보다도 더 넓은 범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초대를 받아 새로운 방에 들어가보니 기존 스팀잇의 지분을 동결시키는 내용이었고요.

NDA를 걸어놓고 이야기를 진행했는데, 제가 초대를 받을 때 별 생각 없이 거기에 동의했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나눌 수는 없었습니다. 제 개인의 신용 문제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진행되는 내용의 동기와 의도는 이러했습니다. 애초에 스팀잇이 초기 마이닝을 해서 지분을 모았을 때 이 지분을 생태계를 위해 쓰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네드가 이 지분을 팔아넘긴 것은 이러한 약속을 어긴 것이라 볼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지분을 동결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의견차는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납득이 가능한 내용입니다.

문제는 방법이었습니다. 미리 내용을 공개하고 진행하면 펀드를 일찌감치 거래소 등지로 옮겨서 제재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은밀히 동결을 진행한 뒤 협의를 하자는 것입니다. 효과만 놓고 본다면 사실 제일 효율적이고 강력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분권화는 항상 효율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중앙의 소수가 전체 참여자의 합의가 없이 특정 대상을 제재하는 것은 문제가 되는 행동입니다. 해킹을 해서 얻은 스팀과 같은 경우는 범죄행위 제재에 대한 일반적인 합의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덜 문제가 됩니다(물론 이마저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 클래식이 이렇게 탄생했죠). 하지만 이번에는 사전에 공개적으로 지분을 통해 공동체가 의견을 표출할 수 있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생략되었고, 증인 내부의 의견은 동결쪽으로 기울어졌고, 빠르게 실행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증인노드를 중단하였고, 당분간은 증인노드를 올릴 생각이 없습니다.

이번 일은 저스틴선이나 네드뿐 아니라 전체 커뮤니티 입장에서도 당황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이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커뮤니티에서 의견이 활발하게 나오고, 증인투표로 반영된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동결과 별개로 트론으로 옮기는 것은 사실상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냅샷을 그대로 떠서 올라가면 되기 때문이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일이 DPoS 관련 사례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트론도 DPoS네요;;)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많은 교훈을 얻으며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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