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회사 보일러실 공사를 했습니다. ㅠ
건물이 20년이 되다보니 그사이에 여러차례 큰 공사들이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보일러실에 난방에 관련 된 보일러들이 네대가 있고, 공기열히트펌프가 한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옥상에는 온수를 위한 설비로 태양열판넬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20년 사이에 담당자도 관리자, 책임자 참 여러번 바뀌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일러가 안되면 고칠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한대 더 추가설치도 했었고, 다양한 업자들의 제안으로 만약을 위해서... 난방과 온수를 서로 보완할 수 있도록 하자라는 취지로 배관도 서로 연결을 해놨습니다.
각각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일지는 모르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볼때는 배관이 너무 많이 서로 엉켜있고, 작동을 잘못해서 고장 난 줄로만 알았던 보일러도 많아서 보일러실만 좁고 복잡해져 버렸습니다.
제가 입사를 하고나서도 여러 업체들이 왔었는데, 당시에 배관의 누수로 인해서 사람을 불렀었습니다. 수리를 맡기면서도 잘 모르는 부분을 알려달라고 하였었지만, 딱 배관 터진 곳만 교체해줬지 전체를 볼려고도 볼줄도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소방관련된 배관은 빨간색, 냉수(상수도) 배관은 파란색 등, 배관용도에 따라서 보호필름도 색을 구분하는데 어떤 규칙도 없이 해놔서 배관을 따라가 봐도 어떤 용도인지를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도면은 당연히 없구요.
안되겠다 싶어서 3개월 전에 수기로 도면을 만들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도면을 그리고 밸브를 표기하고, 그런데 배관이 벽까지 이어지다가 사라지면 어떤 배관이었을까 추측을 하면서 이런저런 밸브를 잠궈가면서 확인도 해보고...
틈날 때마다 기계실에 가서 배관을 쳐다보곤 했습니다. 지금의 담당자는 전임자에게 인수인계 받은 것만 했지 배관이니 원리니 하는 것까지 모르구요.
90% 정도는 배관의 쓰임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배관이 누수가 되고, 뭔지 모를 펌프가 고장이 났는데 그냥 때우고, 펌프 교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3개월간 지켜보았습니다. 누수가 되더라도 많이 새는 것은 아니니 그리고 펌프가 어떤 역할을 하는 줄도 모르고 교체한다는 것도 아닌 것 같고, 펌프를 교체하기 위해서 어떤 밸브를 잠그고 너트를 풀러야 할지도 몰랐기 때문이죠.
이상하게 3개월이 지나자 누수현상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온수와 냉수가 불규칙하게 나오고 온도조절이 안되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역할을 이 펌프가 하고 있다는 사실을 추측하게 되었습니다. 온수순환펌프인 듯 했습니다.
(하지만 온수순환펌프라고 단정하기엔 좀 엉뚱한 곳에 펌프가 달려있긴 했었습니다.)
아무튼 3개월을 지켜 본 후에 사람을 불렀고, 교체를 부탁했습니다.
펌프를 분리하기 전에 추측했던 벨브를 잠궜고, 분리하면서 물이 새지 않는 것을 보니 추측했던 것이 맞았구나 확신했습니다.
새펌프를 교체하면서 누수된 곳을 점검하면서 몇번이고 조립, 분리를 반복하면서 업체분들의 답답함이 있었지만, 우선 야근하지 않고 일과시간에 끝냈다는데 나름 보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펌프의 작동을 위해서 그동안 있었지만 사용방법을 몰랐던 타이머와 센서를 재세팅하면서 시간과 온도에 맞춰서 펌프가 작동하도록 맞춰놨습니다.
이러다가 배관전문가가 되겠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