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나는 무엇을 보고 어디에 베팅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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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엇이 코인의 가치를 결정짓는가?


아직 블록트레이드가 HIVE와 관련하여 어떤 로드맵을 가지고 있고, 어떤 증인들과 어떤 거버넌스와 서비스로 어떤 문화의 커뮤니티를 만들어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정확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HIVE의 성공 또는 실패에 대한 속단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쨌든 나름 오랜시간 동안 이 곳에 정을 붙이고 지내왔고, 잠재적으로 HIVE의 토큰 홀더가 될 입장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HIVE토큰의 투자가치에 대해서는 한 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코인마켓캡에서 상위 20위의 코인들을 한 번 쭉 살펴봤다. 2년 전에 봤을 때 항상 상위에 있을 것만 같았던 네오, 퀀텀, 오미세고, 비트코인골드, 이더리움 클래식, 에이다, 스텔라루멘, 제트캐시 등은 모두 그 자리를 잃었다. 심지어 20위 이내에서도 보이지 않는 코인들이 굉장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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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새롭게 치고 올라온 코인들과 계속해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코인들은 도대체 이들과 어떤 차이가 있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일까?

굳이 공통점을 찾아보자면 소위 고래라고 부르는 빅홀더들이 던졌느냐 가지고 있었느냐가 가장 큰 원인이지 않았을까 싶다. 토큰 또는 코인이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큰 전제조건은 얼마나 균등하게 분포가 되어있느냐인데, 모든 이에게 1/n로 고르게 분배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결국엔 빅홀더들의 믿음과 그에 따른 행동이 제일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2. EOSIO 포크체인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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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14개월 전에 블록원이 개발한 EOSIO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기반의 코드포크체인에 대해서 글을 썼던 적이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이오스 메인넷 이외에 EOSIO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등장 예정인 새로운 코드포크체인(=시스터체인)의 수가 12가지나 되었었다.

어떤 포크체인들은 EOS메인넷의 제네시스 계정을 대상으로 1:1 에어드랍(에어그랩)을 진행하며 커뮤니티의 일부를 흡수하고자 했고, 어떤 포크체인들은 그냥 사용하기 좋은 블록원의 제품만 이용하려고 하기도 했다는 차이는 있었지만 어쨌든 EOS 커뮤니티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었다는 점에서는 다 비슷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럼 약 1년이 지난 지금 이 코드포크체인들의 성적은 어떠할까?

  • 공식 발표 후 개발중단 : 1건 (폴라리스)
  • 공식 발표 없이 개발중단 : 2건 (이오스블랙, 오노)
  • 딱히 업데이트 소식 없음 : 2건 (워블리, GXC)
  • 개발은 되었으나 토큰 가격 떡락 : 4건 (텔로스, 보스코어, 밋원, 이오스포스)
  • 개발은 되었으나 사람들 관심 없음 : 1건 (인스타)
  • 나름의 독자 커뮤니티 형성 중 : 2건 (울트라, 왁스)

12개 중 10개가 사실상 망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정말 관대한 기준으로 봐주면 끽해야 텔로스까지 3개 정도만 살아남은 셈.

망한 이유들은 다양하다. 블록체인 업계의 전반적인 몰락 분위기, 초기 투자자들의 협의 없는 덤핑, 펀드레이징 실패, 개발자 부족 등 다양한 이유들이 있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결과적으로 자금난과 자금난으로 인한 커뮤니티의 관심 부족이 주 원인이었다.

나름 여러 코드포크체인들에 작지 않은 금액들을 투자했으나 지금은 없는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이 포크체인들의 몰락을 경험하면서 느낀점이 하나 있다면, 커뮤니티는 기술이나 개발력 보다는 돈을 쫓게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블록체인의 가치는 커뮤니티라는 이름으로 대변되는 역사에서 오는 것이며, 절대 형만한 아우는 항상 없었다는 것도 깨달았다. (예외가 있다면 이더리움클래식 vs 이더리움이라는 아주 특수한 예가 있겠다)

#3. 말 많은 농부 vs 관심 없는 자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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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해외 커뮤니티에서 한국 커뮤니티가 배신자네, 기회주의자네, 스패머들이네 말들이 많아서 Palnet 디스코드 또는 최근 대세글로 올라오는 소위 스팀잇까/한국까들의 계정들을 시간 날 때마다 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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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는 점은, 한국 커뮤니티를 까 내리거나 저스틴을 혐오하는 친구들 중에서는 애초부터 스팀에 그리 큰 투자를 한 사람이 거의 안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우연히 내가 까보는 계정들만 그럴 수도 있고, 빅홀더들을 못찾은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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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유동성 STEEM과 스팀파워 기준으로 고래들의 계정 순위를 한 번 살펴보았는데, 그 결과는 더욱 어이가 없는 수준이다. 유동 스팀은 한국 거래소가 가장 높고 스팀파워의 상위에도 낯익은 한국 유저들의 계정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위험한 결론이 머릿 속에서 맴돈다.

  • HIVE : 부지런하고 탈중앙화, 검열저항성에 목소리를 높이는 Farmer들
  • STEEM : 논쟁이나 토론에는 큰 관심이나 참여가 없는 Investor들

어찌보면 꽤 많은 퍼블릭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공통적으로 벌어지는 커뮤니티의 양분화 성향이 아닌가 싶다.

당신은 과연 누가 많은 곳에 당신의 돈을 투자할 것인가?

#4. 탈중앙화는 배고프고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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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의 거버넌스를 경험해보면서 느낀 점은 탈중앙화를 추구하는 블록체인 생태계라고 하더라도, 돈을 중심으로 구심점이 생기고 중앙화되는 성향을 피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시간이 계속 흐를수록 토큰 인플레이션은 초기 투자자와 BP또는 증인이 이 구심점이 되는 것을 가속화 시키는 경향이 발생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탈중앙화 상태가 나름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각각의 구심점이 되는 사람들의 역할과 행동이 매우 중요해진다.

그런데 남들보다 더 많은 부담과 리스크를 가지게 되는 이들 또한 사람인지라 그 사람들끼리의 상위 구심점이 생기게 되고, 그러다보면 결국 가장 토큰이 많거나 목소리가 큰 이의 결정이 전체의 거버넌스를 결정짓게 된다.

"이게 무슨 탈중앙화야, 완전 또 망했네"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지만, 어쩌면 이를 쿨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 더 많은 돈을 넣어서 더 많은 리스크를 부담하고 있는 사람의 결정이 가장 간절하기 마련이니까.

아직 아무것도 발표되지 않았지만 투자자로서의 내 개인적인 입장은 어느 정도 정해진 듯 싶다. 그리고 투자를 할 생각이 없는 쪽도 꼭 보란듯이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돈과 생각은 늘 같은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법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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