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섭섭함

결혼 10년 동안 크게 싸운 적이 거의 없는 저희 부부에게,
얼마 전 처음으로 제가 속앓이를 한 적이 있습니다.
신랑이 크게 잘못을 한 것도 아니요
실수를 한 것도 아닌데
그것은 바로 섭섭함 이었습니다.

제가 신랑보다 지리 감각이 밝거든요..
지도 보는 눈도 있고 방향성도 옳은 경우가 많습니다.
지도가 가르치는 데로, 전 방향을 제시했고,
신랑은 타인의 말과 안내표지판에만 의지해서...
보통은 제 말을 믿고 따라주는데,
촉박함에 서로 마음이 급했었습니다.

좌로 가자 하면 우로가고
가자 하면 멈추려는 통에 섭섭함이 쌓였었나 봅니다.

처음에 문제는 제 말의 무게 인 줄 알았습니다.

내 말을 가벼이 여기나..?
내 말이 말 같지 않나..?

하지만 돌이켜 보니,
신랑은 그저 모든 가능성을 따지고 있었던 것일 뿐이었지
악감정은 없었던 것이죠.

머리만 가동중인 남자 입장에선
옆에서 혼자 울그락 불그락 거리는 걸 알아챌리가 만무합니다.

머리와 가슴을 왜 남자와 여자로 나누어 놓아서..
이런 불상사가 반복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한걸음 비켜 상황을 돌아보면
다툴 일이 거의 없다는 점이네요

단,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믿어준다면 말이죠~

저희 부부가 다툼이 거의 없는 이유중의 하나가
혼인서약 시,
신랑이 서로 이해하고 믿어만 주면 그걸로 됐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서로의 단점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절름발이 부부라고 하지요 ㅋㅋ
너가 부족한 부분은 내가 채워주고,
내가 부족한 부분은 너가 채워주고..
우린 서로 없으면 안되는 존재입니다.

요즘은 우스개 소리로 그럽니다.
동시에 죽거나 서로 먼저 죽을거라고요 ㅋㅋ
불편한 다리로 살아가야하는 걸 너무 잘 알거든요

머리가 나서야 할 땐 제가 한걸음 뒤에
가슴이 나서야 할 땐 신랑이 한걸음 뒤에
완전한 분업화 말입니다ㅎㅎㅎ

둘이 같이 있어야 완전체...
바로 부부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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