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사기"라 했던 다이먼(JP Morgan's CEO)에 직격탄 날린 칼럼들(NYT, 포브스, 가디언)

구글에서 dimon bitcoin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어떤 결과들이 나올까요? 저는 다이먼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를 소개하는 기사들이 상단에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 반대입니다. 오히려 다이먼의 말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들이 상단에 있습니다. 구글에선 상단에 위치할수록 웹에서 많이 인용(linked)됐다는 의미죠. 다이먼의 말보단, 그의 말을 반박하는 글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얻고 있나 보네요. 그래서 저도 하나하나 읽어보았습니다. 다이먼의 즉흥적인 인상비평보단, 훨씬 논리적이며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을 설명하고 있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이들도 비트코인이 무조건 성공할거라 주장하진 않고, 여러 한계점이나 취약성이 있을 수 있단 점을 인정합니다. 그러면서도 다이먼이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설명하죠. 한국에도 이런 논쟁들이 소개되면 좋겠네요.

구글에서 'dimon bitcoin'을 검색하면 최상단에 '다이먼이 비트코인에 대해 놓친 것'이란 제목의 뉴욕타임즈 칼럼이 있고, 두 번째는 '다이먼의 사기 발언 이후 분노한 비트코인 팬들의 반응'이란 CNBC 기사가 두 번째에 있습니다. 세 번째엔 편지글 형태로 쓴 칼럼인 '다이먼, 당신이 비트코인에 대해 틀린 이유가 바로 여기 있어요'란 포브스 칼럼, 네 번째엔 '다이먼이 비트코인과 튤립에 대해 틀린 것'이란 블룸버그 칼럼이 있죠. 다들 위트 있는 칼럼들입니다. 저는 포브스 칼럼이 제일 재미있었음.

하나하나씩 살짝 요약해보죠.

뉴욕타임즈 칼럼 링크 https://www.nytimes.com/2017/09/18/business/dealbook/bitcoin-jamie-dimon.html?mcubz=1
뉴욕타임즈 칼럼은 컬럼비아 비즈니스스쿨의 교수인 제레미 필립스가 썼습니다. 그는 다이먼의 핵심 발언인 "공기로(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통화를 발명하는 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You can’t have a business where people are going to invent a currency out of thin air)를 반박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필립스는 "당신이 은행가로서 잘 아시겠지만, 세계 각국이 그렇게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통화를 창조해냈다. 40년 전엔 미국이 금본위제를 폐기했다"며 지금의 화폐 시스템도 그저 약속일 뿐, 특정한 가치에 기반해 통화를 만든 것이 아니란 점을 상기합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가 지금은 법정화폐에 비해 약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체적으로 강해지는 네트워크가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를 강화시키고 있다는 점도 소개합니다. 기존 법정화폐에 비해 비트코인의 장점은 '총공급이 정해져있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법정화폐가 중앙집권적인 통화정책에 의해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필립스의 위트 있는 지적은 JP모건 내부로 향합니다. JP모건은 이미 은행고객용 포인트와 신용카드 포인트라는 자체 통화를 만들어냈고, 많은 고객들이 그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꾸거나 여행 혹은 다른 여가에 사용하기 위해 수백만점의 포인트를 쌓아가고 있답니다. 또한 JP모건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공개적으로 접속 가능한 자체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큐오롬(Quorom)을 연구하고 있죠. 이런 이유로 필립스는 "아마도 다이먼은 한 해 동안 2000퍼센트 가치가 비싸진 이더리움 역시 현대판 튤립사기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고 적었습니다.

포브스의 시니어 에디터인 로라 신(한국계이신가?)이 쓴 칼럼은 더 위트있고 지적입니다.
포브스 칼럼 링크 https://www.forbes.com/sites/laurashin/2017/09/18/jamie-dimon-heres-why-youre-wrong-about-bitcoin/#24da30724aac
칼럼은 다이먼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입니다. 서두에 "나는 처음 당신의 언급을 들었을 때,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암호화화폐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는 사람의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신의 발언이 자세하게 보도된 기사를 다 읽고서 나는 당신이 정말 무지하단 것을 진정으로 알았다"며 직격탄부터 날립니다. 다이먼이 "결국은 그 통화시스템은 폐쇄될 것"이란 발언이 무지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폐쇄(closed)"란 단어를 쓸 수 없단 거죠. 폐쇄란 말을 쓴다면
무언가를 막을 수 있는 장소가 있거나, 그런 힘을 가진 주체가 있단거죠. 하지만 비트코인은 현재 전세계 9000개 이상의 노드(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참여자들)에서 실행되는 네트워크이고, 이들은 지리적으로 분산되어 있어 각기 다른 법적인 규제를 받습니다. 세계 각국 정부가 힘을 모은다고 해도 이 노드를 0으로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단 거죠. 로라의 글을 더 소개할게요. "비트코인을 종료하는 유일한 방법은 인터넷을 종료하는 것이란 말도 나오옵니다. 다이먼의 말대로 비트코인이 사기라면, 누가 사기꾼입니까. 핵심 개발자들은 아닙니다. 이들은 오픈소스코드 데이터베이스에 기여하는 전세계에 흩어진 프로그래머 그룹일 뿐입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도 사기꾼이 아닙니다. 그는 수년 전에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완전히 벗어났으며 그가 가진 코인들을 건드리지도 않았습니다. 마이너들도 사기꾼이 아닙니다. 이들 역시 전세계적으로 흩어져 있고, 서로 협력적인 팀이 아닙니다. 비트코인을 통제하는 사람들은 오직 사용자들이며 그들은 협력하며 일하지 않고, 그들 자신을 속이는 것도 아닙니다."
칼럼의 마지막 부분도 위트있습니다. 중국 거래소 폐쇄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뒤에 JP모건이 35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기반의 파생상품을 노르웨이에서 매입했다고 합니다. 이 뉴스는 다이먼의 발언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죠. 로라신은 JP모건이 회사 차원의 의사결정으로 이런 거래를 한 것이 아니라, 개인 고객의 요청을 대행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힙니다. 그러면서 그런 거래를 하려는 사람이 언제까지 JP모건을 거래 중개사로 이용하려 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합니다.

가디언 칼럼은 Bitcoin : the future of Money?라는 책을 쓴 도미닉 프리스비란 사람이 썼습니다.
가디언 칼럼 링크 https://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17/sep/15/jp-morgan-ceo-wrong-bitcoin-jamie-dimon
이 칼럼은 그냥 부제만 소개해드릴게요. 제목은 Don't let the banker fool you: bitcoin is here to stay. 은행이 당신을 바보로 만들게 놔두지 말라는 다소 도발적인 내용인데요. 부제가 'Would Jamie Dimon really sack taders who netted a 1000% return in less than two year? The bank's shareholders wouldn't approve.'입니다. 우리말로 다이먼이 진짜 2년도 안 되서 1000% 수익률을 기록한 트레이더를 해고할 수 있을까? 은행 주주들이 그걸 승락하지 않을걸. 정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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