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는 화폐가 아닙니다.

cryptocurrency는 currency(화폐)가 아닙니다. 최근 화폐로(결제수단으로) 써보려는 여러 가지 시도가 있지만 지속될 수 없습니다. 유시민 작가가 사기라고 한 건 지금 선의나 호기심으로 결제 수단으로 채택한 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표현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암호화폐 인기에 기반한 마케팅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폐의 조건 중 하나는 사람들이 그걸 교환 가치로 인정하느냐입니다. 이 부분은 어느 정도 만족을 하기 때문에 암호화폐를 화폐로 쓰려는 시도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암호화폐를 국정화폐로 바꿀 수 있는 거래소가 있기 때문에 인정을 하는 것일 뿐이지, 거래소가 없다면 교환 가치로 인정이 안 됩니다.

다른 중요한 조건인 안정성이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암호화폐는 국정화폐로 바꿔야 합니다. 사는 사람의 경우, 오늘은 1BTC가 1000원이라고 생각하고 샀는데, 두 시간 뒤에 1100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두 시간 만에 10% 비싸게 물건을 산 겁니다. 파는 사람의 경우, 1000원에 1BTC를 받을 걸로 예상했는데, 두 시간 뒤에 900원이 될 수 있습니다. 1BTC를 받자 말자 국정화폐로 거래를 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만약 암호화폐 송금이 지연되면 그 사이 가격이 급락하면 손해를 보게 됩니다. 반대로 암호화폐 가격이 오를 경우에는 빨리 판 판매자는 일종의 손해를 본 셈입니다.

이런 화폐 경제학 논리에 기반해서, 사람들은 처음에 위와 같은 속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호기심으로 몇 차례 거래를 해본 후에는 결국 암호화폐 자체를 화폐로 쓸 수 없다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암호화폐는 화폐가 아니라 주식과 유사합니다. 실제로 거래가 되는 형태는 주식과 100% 동일합니다. 암호화폐와 연결된 블록체인 또는 서비스의 가치가 올라가면 암호화폐의 가격이 올라갑니다. 이런 면에서 회사 주식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문제는 블록체인들이 DOS 공격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수수료로 쓴다는 것입니다. 주식은 거래와 소유를 하는 것이지 결제 수단이 아닌데 이걸 블록체인 자체에서 결제수단화 해버려서 이상한 형태가 된 것입니다. 수수료가 아예 없는 스팀과 EOS에 익숙한 분이라면 이 부분이 이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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