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팅 봇에 대한 고찰: 그들의 수익은 왜 지속되는가?

현재 스팀 전체 대세글 1위는 보팅 봇에 대한 글이더군요. 느지막히 자고 일어나 차근차근 댓글까지 읽어보았습니다. 논쟁하기를 좋아하는 제게는 굉장히 흥미로운 글이었거든요. 실제로 보팅봇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blocktrade 증인의 댓글을 읽는 것도 꽤 재밌는 일이었습니다.

보팅 봇 글 저자의 핵심의견은 "보이지 않는 어뷰징(보팅 봇 악용)이 제일 큰 문제다!"입니다. 일단 저는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보팅 봇에 호의적인 입장인 것은 아니고,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제일 큰 문제"라는 것에 확실히 동의하지 않을 뿐입니다.

스팀 커뮤니티는 꽤 장수한 플랫폼입니다. 보팅 봇 역시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앞서 말했듯 대중은 장기적 관점에서 똑똑하다고 믿습니다. 보팅 봇은 어떻게 대중의 선택을 받았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한번 보팅 봇에 대해 분석해보겠습니다. 나아가 그들이 얻는 수익이 부당한지, 합리적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보팅 봇에 대한 고찰: 그들의 수익은 왜 지속되는가?


보팅 봇이란?


보팅 봇에 대해 생소하신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간단히 설명드립니다. 보팅 봇은 "스팀달러"를 지급 받고, 그에 대한 대가로 보팅을 해주는 봇입니다. 봇 운영자 입장에서는 단순한 큐레이팅 활동보다 더 큰 수익을 "편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 저자 입장에서는 1차적으로 지불하는 스팀달러보다 보팅으로부터 얻는 보상이 보통 더 크기 때문에 이익이 됩니다. 2차적으로는 본인의 글이 인기글 상단에 진입할 수 있으므로 홍보효과를 얻습니다.

보팅 봇의 순기능

보팅 봇에는 순기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명 스팀 작가가 정말 좋은 글을 썼습니다. 그러나 최신글 탭에는 너무 많은 글이 쏟아져 내리기 때문에, 그 글이 주목받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운이 따라줘야 하죠. 이에 홍보를 목적으로 보팅 봇을 사용합니다. 보팅 봇을 이용하면 본인의 글이 상위권에 노출되게 됩니다. 홍보 효과를 얻어 저자의 글은 유명해집니다.

보팅 봇의 순기능은 "사다리"입니다. 뉴비들의 적응을 돕는 것에 도움이 됩니다. 정확히는 모든 뉴비는 아니고, 처음부터 큰 돈을 투자하기 싫거나 큰 돈이 없는 뉴비입니다. 돈 많고 투자 생각도 있는 뉴비는 큰 돈을 투자해 셀프보팅을 하면 됩니다. 본인의 스팀파워가 충분하다면 굳이 보팅 봇을 이용해가면서 홍보할 필요가 없습니다.

보팅 봇의 역기능

순기능이 있다면 역기능이 있습니다. 악용하는 사람들이지요. 볼품 없는 글에 무분별한 보팅 봇 사용이 이어집니다. 오직 수익만을 바라본 행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스팀 파워에 큰 돈을 투자한 고래의 셀프 보팅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꼬리가 길면 밟히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보팅 봇 이용을 헷지펀드 운용으로 본다면?


보팅 봇 이용은 잘 생각해보면, 헷지펀드(Hedge fund)와도 비슷합니다. 보팅 봇 이용자는 스팀의 가격 변동성에서 자유롭습니다. 안정적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을 낼 수 있죠. 그러나 그 수익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겠습니다. 헷지펀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목표로 하는 로우리스크 로우리턴의 투자자산입니다.

보팅 봇 이용 VS 스팀파워 보유

보팅 봇 이용을 헷지펀드라고 생각한다면, 스팀파워를 보유하는 것은 반대입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지요. 이 둘간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은 리턴/리스크의 비율입니다. 둘 중 한쪽이 압도적으로 리턴/리스크 비율이 높다면, 높은 쪽이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자산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이 둘을 한번 비교해보겠습니다.

기본 가정 및 변수 정의

비교를 위해 몇가지 다음과 같이 기본 가정과 변수를 정의하겠습니다.

  • 보팅 봇 이용자 및 스팀파워 보유자는 모두 선의의 목적을 가진 저자이다.
  • 각각은 1일 1회의 포스팅을 한다.
  • 보팅 봇 이용자는 각 포스팅에 총 10만 스팀파워에 해당하는 풀보팅이 들어오도록 스팀달러를 지출한다.
  • 스팀파워 보유자는 총 10만 스팀파워를 가지며, 각 포스팅마다 셀프보팅(풀보팅)을 한다.
  • 스팀파워 보유자는 남는 보팅파워 18%를 큐레이팅 활동에 사용한다.

보팅 봇 이용자

먼저 보팅 봇 이용자입니다. 10만 스팀파워에 해당하는 풀보팅이면 약 27.85$에 해당하는군요. 이를 위해 필요한 투자자금을 계산해보겠습니다. 필요한 자금을 계산하기 위해 https://steembottracker.com/ 에서 보팅파워가 강한 상위 10개의 보팅 봇의 가중 평균 ROI(ROI X 보팅파워의 평균)를 계산했습니다.

계산해보니 -8.12%의 ROI (Return On Investment, 투자금액 대비 수익)가 나오네요. 놀랍네요. 불과 1-2달전에는 플러스였던 것 같은데, 벌써 마이너스 값을 가리키게 되었습니다. 주말이라 사용자가 많은 탓도 이겠지만, 역시 시장경제는 빠르고 정확한 것 같습니다.

스팀잇 보상 27.85$는 환산하면 실제로 74.9$의 가치(SBD 4.38$ 기준)를 가집니다. 이에 -8.12%의 ROI를 따져보면 총 81.5$의 가치에 해당하는 스팀달러가 필요하겠네요. 그리고 이 스팀달러는 1주일 후에 보상을 통해 돌려받습니다. 따라서 7일간의 보팅 봇 이용을 위해서는 작가는 7배 가치에 해당하는 스팀달러가 필요하겠습니다.

정리하면, 보팅 봇 이용자는 10만 스팀파워에 해당하는 풀보팅을 얻기 위해 81.5 X 7= 570.5$ 를 투자해야하고, 이에 따른 손해는 -8.12%입니다. 1주일동안 누적되는 손해는 총 -46.3$가 됩니다.

  • 보팅 봇을 현명하게 이용(보팅 봇 시간에 맞춰 포스팅)하면, 큐레이션 보상의 25%를 본인이 가져갈 수 있습니다. 해당 경우는 보팅 봇 이용자의 이익이 더 높아지겠습니다. 그 경우 ROI는 -8.12%가 아니라 22.5%가 됩니다. 그런데 이게 실제로 되는지는 확인해보지 못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테스트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ROI가 매 보팅 라운드마다 큰 폭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포스팅 작성 시점에서는 대부분 마이너스였는데, 현재는 대부분 플러스로 돌아섰습니다.

스팀파워 보유자

스팀파워 보유자는 계산이 쉽겠습니다. 10만 스팀파워는 396,000$에 해당합니다. 작가는 글에 대한 보상 27.85$를 그대로 모두 얻습니다. 이는 74.9$ 가치에 해당합니다. 이는 총 524$에 대응되며, 수익률은 0.13%가 됩니다. 보팅 봇 이용자와 현저한 차이가 있군요.

아직 고려하지 않은 것은 있습니다. 큐레이션 보상인데요. 나머지 18%를 큐레이팅에 이용해 비율대로 1/4의 보상을 얻는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보상 규모는 4.5%의 보팅파워에 해당하므로 55.7$ 가치에 해당합니다. 이때는 스팀달러가 주어지지 않아, 이 가치가 그대로 수익이 됩니다.

정리하면, 스팀파워 보유자는 1일에 총 74.9+55.7=130.6$의 수익이 생깁니다. 7일동안 914.2$를 가지게 되며, 이는 투자금액 대비 0.23%의 이익에 대응됩니다.

요약

  • 보팅 봇 이용자: 1주일 동안 투자금액(570$)의 -8% 프리미엄(-46$)을 지불하여 10만 스팀파워 이용
  • 스팀파워 보유자: 1주일 동안 투자금액(396,000$)의 0.23% 이익(914$)을 얻으며 10만 스팀파워 이용

어느쪽이 유리해보이시나요? 이 질문은 아마 현재 스팀가격을 어떻게 바라보시느냐에 대한 것과도 같을 것 같습니다.

혹시 궁금하신 분을 위해 제가 분석한 엑셀표를 첨부합니다. 그런데 글을 다쓰고 다시 검색해보니 전부 ROI가 플러스로 돌아섰군요. 매 보팅라운드별로 천차만별인 것 같습니다. 당황스럽네요 ^^;


보팅 봇 이용 = 스팀파워 랜딩


현재 계산에 따르면, 보팅 봇 이용자는 스팀파워를 랜딩하는 것으로 비추어집니다. 얼만큼의 프리미엄을 주고 빌려오는 것일까요? 총 10만 스팀파워에 해당하는 힘을 얻기 위해 저자는 1주일동안 46.3$를 지불하는 구조입니다. 계산해보면 1주일간의 프리미엄은 0.0117%가 되는군요. 일단 첫인상은 나쁘지 않습니다.

이쯤에서 Bitfinex의 랜딩피를 관찰해봅니다. BTC의 경우 1일당 0.039%를 가져갑니다. 스팀파워 1주일치 이자의 3배를 "하루"에 가져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니 아직도 스팀파워 랜딩은 값싸보입니다. 보팅 봇 이용료가 더 비싸져야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해석하는 방향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겠습니다.

미숙한 커뮤니티 참여자

커뮤니티 참여자가 아직 미숙할 가능성입니다. 앞서 현명한 보팅 봇 이용자는 여전히 +ROI를 누릴 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실제 이용내역을 보니 그렇게 사용하는 사람은 현저히 적습니다. 실제로 손해를 봐가면서 보상을 키우고 있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손해를 봐가면서까지 보팅 봇을 이용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자가 많습니다. 그 손해마저 이용방법을 잘 몰라서 생기는 것인데, 이 방법이 널리 퍼지면 경쟁은 더 심해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랜딩피는 오르게 되겠지요.

또한, 보팅 봇 이용방법을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비추어집니다. 좋은 글을 써서 상위권에 올려놓으면, 다른 보팅을 유도해 결국 이익을 챙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시도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아직 많이들 모르기 때문에,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랜딩피가 저렴하게 평가된 것일 수 있습니다.

스팀파워 가격이 저평가

다른 요인으로는 스팀파워 가격이 저평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오를 것이 분명하면, 스팀파워 대여자는 간접적 손해를 봅니다. 어차피 가격이 오를 것인데 프리미엄까지 지불해가며 빌려올 필요가 없지요. 그냥 사면 됩니다. 그런 시장심리가 반영되면, 보팅 봇 이용자는 줄어들고 스팀 매수자가 늘어납니다. 수요가 줄어들면 프리미엄 가격이 내려갑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스팀 커뮤니티가 정말로 성숙했을 때 성립하므로, 저는 전자에 가깝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직 커뮤니티 참여자가 미숙하다는 것에 힘을 실어주고 싶네요.


마치며: 보팅 봇의 순기능은 무시 못해


아마 시장 참여자의 보팅 봇 이용방법은 점차 합리적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이미 그쪽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ROI가 마이너스임에도 불구하고 보팅 봇 이용자가 있습니다. 본인의 글을 홍보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지요. ROI가 마이너스로 가면, 악용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이 됩니다.

나아가 사용자가 30분 내의 포스팅에만 보팅 봇을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보팅 봇의 기대 수익자체도 감소되게 됩니다. 보팅 봇이 가져갈 25%의 큐레이팅 보상이 저자에게 지급되니까요. 이 부분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 합니다. 사용 내역들을 보면, 1일전이나 많게는 3일전 글에도 보팅 봇을 이용하더군요. 이는 합리적인 이용방법이 아닙니다. 보팅봇 좋은 일 하는 것이죠.

  • 오래된 글은 보팅봇을 이용해도 대세글/인기글에 올리기 힘들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보팅 봇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셨던 분들은 이번 글을 통해 조금은 내려놓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개선되어야할 부분이 많지만, 순기능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으로 비춰집니다. 제가 봤던 보팅봇 문구중에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이번 글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upmyvote: You got a XX% upvote from @upmyvote courtesy of @XX!
If you believe this post is spam or abuse, please report it to our Discord #abuse channel. If you want to support our Curation Digest or our Spam & Abuse prevention efforts, please vote @themarkymark as witness.

H2
H3
H4
3 columns
2 columns
1 column
Join the conversation now
Logo
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