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드래곤 (Double Dragon)

어린 시절의 저는 "엄마 백원만"에 의존해 하루에 100원의 예산 내에서 즐길 거리를 주로 찾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100원짜리 플라스틱 로봇을 문방구에서 구해 매일 하나씩 조립하는 취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저희 어머니는 계획적으로 돈 관리를 하라며 월 단위로 용돈을 주기 시작하셨습니다. 3학년이었으므로 3천원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목돈을 만지게 되면서 저의 취미생활은 오락실로 넓혀 졌습니다. 당시 공전의 히트였던 더블 드래곤(Double Dragon)은 지금도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무적의 백 엘보(Back Elbow) 기술만 잘 사용하면 50원으로 끝판까지 클리어할 수 있는 혜자 게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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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이 게임은 대단히 잔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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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ttp://passing2.tistory.com/89)

중년 남성의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을 쥐어 뜯는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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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ttp://passing2.tistory.com/89)

처음 보는 사람을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때리기도 하였습니다.

워낙 오래 전의 기억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줄거리는 삼각 관계로 다투던 두 남자가 애인이 납치되는 것을 보고, 분노의 두 마리 드래곤이 되어 구하러 가는 길에 걸리적 거리는 모든 이들을 혼내 준다는 영웅물 스토리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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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ttp://passing2.tistory.com/89)

더블 드래곤(Double Dragon)은 굳이 우리 말로 번역하면 "쌍용"이 되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쌍용이라는 이름이 붙은 회사들과 직간접적으로 많은 인연이 있어왔습니다.

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민첩하게 대응하기 힘든 한계 때문에 주식투자는 주로 코스피 대형주에만 국한해서 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에 한번 소개 드린 것처럼, 저의 종목은 3대장(LG생활건강, SK하이닉스, SK텔레콤)을 포함한 19 종목에 분산되어 있습니다.

저평가 되어 있으면서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종목을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기간을 기다려 "단타"를 하기도 하는데 작년 전반기에는 엔씨소프트, 작년 후반기에는 쌍용양회가 그 대상 중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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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모든 투자상품이 그렇듯 가격은 시장의 수급에 의하여 결정됩니다. 그래서 재무분석이 발달한 주식시장에서도 돈 잘 벌고 유망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인기가 없어서 외면을 받는 종목들이 있는데 쌍용양회가 그런 회사 중 하나였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저는 2017년 7월경 외국인 지분률이 상승하면서 이평선 크로스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흙 속의 진주를 알아본 외국인 매수세의 유입 가능성일 것에 베팅하여 이 종목을 14,500원에 매수하여 포트폴리오에 추가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상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이 종목은 2개월동안 계속 하락하기만 합니다. 당시 기준으로 PER이 5도 되지 않으면서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종목이었기 때문에, 저는 12,800원에 추가 매수를 진행합니다.

그 뒤로도 계속 하락하여 11,600원이 됩니다. 인간지표가 따로 없습니다. 원숭이가 투자해도 이것보다는 잘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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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망할 회사는 아니었는지 이후 급상승 무드를 타더니 다시 두어달의 횡보를 시작합니다. 저는 펀더멘탈과 상관없이 움직이는 이런 종목을 좋아하지 않아서 이후 전고점을 돌파하던 20,800원에 전량 매도하게 됩니다. 6개월간 50%가 넘는 수익률이면 그리 나쁜 편은 아닙니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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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40,000원이 넘어가기도 합니다. 기다린 시간에 비해 좀 안타깝게 되었습니다.

지나고나면 당연해보이고 모든 것이 인과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 당시에는 오를지 내릴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오를 이유와 내릴 이유가 상존합니다. 오를 이유만 있어도 내리고, 내릴 이유만 있어도 오릅니다. 모든 것은 수급이 결정할 뿐입니다.

주식 시장의 대형주라고 해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언젠가 주식 투자자를 자처하는 어떤 이가 펀더멘탈 분석이 불가능한 크립토 시장을 비하하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은 과연 주식 앱이나 깔아보고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인지 의아합니다.

올해 옆 사무실의 시니어께서 종목을 하나 추천해 주셨는데 그 분은 올해 꽤 두둑히 돈을 버셨다고 합니다. 약 1달여동안 600% 상승한 종목입니다. "양회"라는 우리말 번역이 있음에도 "시멘트"라는 외국어를 쓰는 고약한 종목입니다.

영원히 상승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다시 조정이 찾아왔습니다.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는 시간이 지나고 나야만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어떤 포지션을 취하는지는 순전히 투자자의 투자 철학과 위험 감수성향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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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시장은 연초의 차가운 겨울을 지나 모처럼 4월의 봄을 맞았었습니다. 아무 것이나 사도 2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5월 초 이후 거의 두달이나 이어지는 하락장은 제가 작년 이 시장에 진입한 이후 가장 기나긴 하락장인 것 같습니다.

올해 여러 번의 테스트를 통해 최저점으로 여겨지던 비트코인 $6,000 조차도 위태로운 상황이 되었기에 지금부터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른 접근을 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본인 가계의 중단기 현금 흐름을 잘 고려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두 마리의 용이 승천할 그 날까지 생존하지 못한다면 곤란합니다.

조금 다행인 것은 Marc Andreessen이 크립토 헤지 펀드로 들어온다고 하는 것보니 이 시장이 망하지는 않을 모양입니다.

저는 2020년 청산 예정인 장기 포트폴리오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올해 추가 불입한 금액에 대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 프로젝트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다음 기회를 기약하겠습니다.

p.s. 엘리스의 여름맞이 신곡이 발매 되었습니다. 이 친구들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하필 러블리즈와 같은 시기에 발매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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