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이 변하기 전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지 않았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6월 24일부로 여성의 운전을 전면 허용했습니다.

10년에 한번씩만 투자한다는 저점 줍줍의 달인, 수십조의 자산을 가진 중동의 워렌버핏 "알 왈리드" 왕자는 이 날을 기념하여 그의 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밤길을 주행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특이하게도 그의 딸은 처음 주행하는 사람 치고는 운전이 너무 능숙하고, 또 영상에는 썸다운(싫어요)이 대단히 많았습니다.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우디인에게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썸다운은 "알면서 선수끼리 왜 이래"의 의견 표시라고 합니다.

보통 국외에서는 사우디 여성들도 운전을 하고 다닐 뿐만 아니라, 심지어 레이싱 트랙에서 경주용 차를 몰고 다니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이제와서 처음 운전해보는 사람처럼 쇼를 하는게 그들에게는 우습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이 곳은 우리나라만큼이나 자유가 없고 금지된 것이 많은데,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금지된 것들에 대해서도 대단히 박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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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의 세상을 경험하신 분들은 아시지만, 우리 나라에서도 여성이 운전을 하기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여성이 차를 운전하면 옆 차선에 와서 얼굴을 확인하고는 세상이 말세라며 혀를 끌끌 차는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그런 시절 어머니에게 운전을 배웠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30년 무사고 운전입니다.

1980년대에는 우리 나라에 차 자체가 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시절에 아파트 한 채 값인 그랜저를 타고 다니는 것은 부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여전히 그 시절에 어린 시절을 보낸 세대들에게 그랜저가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는 대단합니다.

저는 건너들은 이야기이지만, 차가 흔하지 않던 그 당시에 "운전사"는 대단히 희귀한 기술을 가진 전문직이었으므로 특수차나 대형차를 운전하면 대기업 임원 이상의 연봉을, 택시를 운전하면 왠만한 화이트 컬러 직종 보다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한편 한창 산업화 중이었던 울산이나 여수 같은 곳에서는 식당에서 밥을 준비해주시는 조리원분들께 정규직과 같은 임금 체계를 적용하였는데, 이 분들은 기본적으로 연장 근무가 워낙 많기 때문에 임원보다 높은 급여를 받게 되어 후에 이슈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최근 최저임금과 여러 글들을 읽다보니 참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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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라이트 코인의 창시자 찰리 리가 남긴 의미 심장한 트윗들을 보면서 오늘은 비트코인의 태동과 함께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이었을지를 인터넷에서 찾아지는 과거의 기록들을 몇가지 살펴 보았습니다.

비트코인이 전혀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지 않던 2010년 4월과 5월 경에 약 28,000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한 것으로 적립되는 지갑이 있습니다. 최근에도 지속적인 거래내역이 발생하는 아래의 지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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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달에 피자 한판이 비트 10,000개에 처음으로 거래되었으므로 당시 28,000개는 우리 돈으로 약 10만원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약 8년 전이면 아직 강산이 변할랑 말랑할 정도의 과거인데, 당시에 재미삼아 10만원 정도를 묻어둔 사람은 현재 시장의 약세를 감안하더라도 약 2,000억원의 자산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현재 비트코인 지갑 리스트를 보면 그런 기괴한 생각을 행동에 옮긴 사람들은 전세계에 몇명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이런 식의 폭발적인 시세 변동은 Commodity 시장에서는 대단히 흔한 일입니다. 그래서 비트코인 같은 크립토 자산은 인플레이션 내성을 가진 화폐로 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 Commodity로 분류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Commodity는 우리 말로는 "상품"이라는 이상한 번역이 되는데 이보다는 원자재 정도로 번역하는 것이 더 비슷한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

최근의 시장 변화와 관련하여 쓰고 싶은 얘기들이 많지만 어제 찰리의 트윗을 보니 대단히 사람들이 민감해진 시기인듯하여 오늘은 잡담만 하는 선에서 글을 갈무리하고자 합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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