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러스, '원더풀 드라이버' 8개월 여정을 마치며.

작년 7월 풀러스 드라이버로 첫 운행 이후로 오늘까지 155회 운행기를 남겨봅니다. 자차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돈을 벌 수 있다고 하여 알게 된 '풀러스'. 오래전부터 자동차와 공유경제에 관심이 많았고 주변 소식통으로부터 남들보다 조금 먼저 알게 되어 드라이버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8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아무래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자차를 이용해서 출퇴근하는 것이 금전적으로 적지 않은 부담이 있었는데 풀러스를 시작하면서 유류비를 포함하여 소모품 유지, 보험료, 세금까지 모두 이것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물론 평소 이동거리와 거주지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드라이버로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풀러스에서 '원더풀 드라이버'라는 명칭으로 별도의 드라이버들을 모집하였습니다. 월별로 풀러스에서 제시하는 미션을 충족하면 카풀을 해서 발생한 수익금 이외에 별도의 보너스를 지급해주는 제도였죠. 제시하는 미션이 주 3회, 월 14회 그리고 풀러스 드라이버로만 활동할 것.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타사와 비교했을 때 풀러스가 원더풀 드라이버를 모집하고 8개월 간 활동한 드라이버들이 경쟁력과 수요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제 주관적인 생각이지만요. 활동 초창기에는 라이더 수요와 출발지 제한으로 제약이 좀 있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내가 가려는 목적지가 아닌 라이더를 태우기 위해 목적지로 이동하기도 했었죠. 이러한 여정이 잦아지고 미션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을 버티고 두 달을 버티니 조금씩 내가 원하는 동선, 골라서 갈 수 있는 정도로 수요가 많아졌습니다. 최근 6개월 사이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 같네요. 올해 들어와서는 '오늘 카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없이 하루에 1회 또는 2회도 충분히 가능해졌으니깐요. 그러고 보니 올해 들어와서는 카풀이 가능한 날은 하루도 안 빠지고 매일 한 것 같습니다.

애초에 유류비 정도만 충당하려고 했던 카풀 수익이 예상외로 많아지면서 유류비를 제외한 용돈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자동차 소모품, 오일류, 세금, 보험료까지 낼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게 다 풀러스 덕분입니다. (물론 원더풀 드라이버가 아니라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용돈이 생기는 것도 매우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아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드라이버 활동 초창기에는 동종(IT) 업계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여 업계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평범한 직장인부터 아주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기억이 나네요. 인상에 남았던 몇몇 분들만 적어보겠습니다. 아침까지 친구들과 놀다가 귀가하는 갓 20살 학생, 정치를 꿈꾸는 대학생,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 출근길에 자녀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하는 어머니 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 편하게 대화하기가 어려운 직급의 높은 분들도 있었고요. 때로는 업계의 동료와 편한 대화를 하고,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멘토를 만나거나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취직을 앞두고 약간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초면의 만남들이 지속되면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도 자연스러워졌고, 거리낌 없이 대화하는 방법도 때로는 조절하는 법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155번의 여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던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기분이 썩 좋지 않았던 여정도 있었습니다. 비흡연자로써 라이더가 탑승하기 전에 담배를 태워 냄새를 풍겨 기분이 좋지 못한 적도 있었고, 만나기로 한 장소와 시간을 중도에 변경하여 여정에 차질이 있었던 기억도 납니다. 또한, 개인의 성향이기는 하나 대화를 꺼려하거나 내비게이션 대신 자신이 안내해주는 곳으로 가자는 라이더도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앞으로 카풀 문화가 발전하면서 개선되거나, 기술이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서없이 써 내려간 글의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는 원더풀 드라이버 1기로 8개월 간 활동하면서 출퇴근 포함 13,000km 정도를 달리고, 155번의 여정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적잖은 용돈을 벌었습니다. 이 용돈으로 아이폰7, 애플워치2, 엔진오일 2회, 타이어 2짝, 올해 보험료, 세금 등을 납부하고도 조금 남았네요.

비록 원더풀 드라이버 활동은 끝났지만, 이미 몸에 배어버린 카풀 문화, 드라이버 활동은 계속하려고 합니다.

카풀 문화가 대한민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이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난 후에 내용이 잘못되었거나, 문제가 있으시면 userhm1227@gmail.com으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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