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나무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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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나무는 지금은 용도가 많이 사라졌지만 우리 주변에서 익숙하게 보고 생활에도 유용하게 이용하던 나무였습니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빗자루였습니다. 마당을 쓸 때는 싸리나무 빗자루 만한게 없었습니다. 지금도 절집에서는 마당을 쓸 때 이 싸리나무 빗자루를 사용합니다. 빗자루질은 마음의 번뇌를 쓸어내는 행위라고 해서 비질은 모든 대중들게 매우 중요한 일과이기도 했었습니다.
빗자루 자국이 남아 있는 절 마당은 밟고 지나가기 미안할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곤 했습니다.

지금은 잘 쓰지 않고 이름도 생소한 사람들이 있겠지만 채반이나 삼태기, 바구니, 소쿠리, 광주리같은 생활도구로도 쓰이고 민속촌에가면 볼 수 있는 집의 울타리나 사립문의 재료도 이 싸리나무였습니다.

연세많으신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어려서 종아리를 맞을 때 회초리도 이 싸리나무였고 학교 칠판옆에 걸려있는 회초리만으로도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가장 익숙한 것이 화투패의 7월 홍싸리가 바로 이 싸리나무입니다.

싸리나무는 꽃을 많이 피워서 한번 꽃이 피면 꿀벌 수백마리가 날아들어 근처에 가기만 해도 윙윙대는 벌들의 날개짓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지금은 아카시 꿀에 밀려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싸리나무는 양봉하시는 분들에게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잎이 무성해서 개들이 싸리나무아래 낮잠을 자는 모습을 보고 '싸리나무 밑에 개 팔자'라는 우스개 소리도 하고는 했었죠.

절집의 굵은 나무 기둥을 싸리나무라고 하는데 사실은 싸리나무가 아니라 느티나무입니다. 싸리나무는 그렇게 굵은 나무가 아니기 때문이죠. 절에서 느티나무를 사리(舍利)나무로 부르다가 발음이 비슷한 싸리나무로 바뀐 것이라는 설이 있는데 저는 절집에 드나들면서도 확인해보지 못했습니다.

예전에 과거에 급제한 선비가 금의환향하면서 고향 마을앞 싸리나무에 큰 절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훈장님과 부모님의 회초리가 큰 경책이 되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참 좋은 시절을 만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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