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곳곳에 능소화가 한창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능소화의 주황색 꽃 색깔이 좋아 능소화를 보면 사진을 찍곤 했습니다.
꽃을 볼때마다 능소화가 피어 있는 집에는 왠지 모르게 귀부인을 닮았다는 생각을 하곤합니다.
능소화는 담쟁이처럼 덩쿨로 퍼져나갑니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 업신여길 능(陵), 하늘 소(霄)를 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포털 사이트 식물도감에는 능소화 꽃가루를 묻은 손으로 눈을 비비면 실명한다고 나와있다고 하는데 꽃가루를 현미경으로 보면 조금 돌기가 있기는 하지만 실명할 정도라고는 아니라고 합니다.
꽃점을 보면 능소화는 "매력적인 당신은 기쁨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 기쁨을 연인에게도 나누어 주십시요" 라고 나와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양반집에만 심었다고 하는데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담장이나 축대아래 심으면 넓게 퍼져 단조로운 모습을 가려줄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꽃은 통꽃으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꽃말이 명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담장 너머에도 여유를 선사합니다.
회색 콘크리트도 예쁘게 장식할 수 있습니다.
이원규 시인 능소화를 이렇게 표현했죠
꽃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
주황색 비상등을 켜고
송이송이 사이렌을 울리며
하늘마저 능멸하는
슬픔이라면
저 능소화만큼은 돼야지
— 이원규. 〈능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