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시절, 휴가를 이틀인가 앞두고서 올해 여름에는 아예 고생길로 나서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탐났지만 너무 멀었고, 직장동료가 제주 올레길을 같이 가자고 했지만 그와 함께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았던 2012년쯤의 더운 날이었다. 그 때 서점에서 시코쿠 순례길에 대한 책을 우연히 만났다. 책에 등장하는 사진들은 별 특별할 게 없었다. 일본 특유의 귀여운 악세사리들이 가끔 등장하는 것 외엔그저 경북의 안동이나 의성, 봉화나 청송쯤 되는 어느 시골마을 사진에 간판들만 일본어로 바뀐 느낌.
그러나 한 해 전에 갔던 제주도 자전거 일주가 떠올랐다. 부산발 제주행 배에 자전거를 싣고 가서 죽도록 더운 길에서 쉴새없이 발을 놀리며 '아, 차 사고 싶다. 아, 자전거 버리고 싶다. 아, 아이스크림 사먹고 싶다. 아, 집에 가고 싶다.'외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던 여행이었다. 시간이 지났기에 즐거움으로 윤색되어 떠오르는 그 기억이 나를 컴퓨터 앞으로 밀었다. 그리고 어느새 인천발 간사이행 항공권을 결제했다. 거의 일주일쯤 되는 일정이었다. 그 중 사흘은 간사이 지역 관광, 나머지 일정은 시코쿠 순례길에 할애하기로 했다.
오사카, 고베, 교토는 여행책자와 블로그 여행후기에 나오는 그대로였다. 고베에서 도쿠시마행 고속버스를 타고 가서 시작한 순례길. 사나흘을 죽도록 걸었다. '아, 집에 가고 싶다. 아, 모기 죽이고 싶다. 아, 땀내나는 옷 버리고 싶다. 아, 얼른 숙소 가서 맥주 마시고 싶다'외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것 같다. 여러 사정으로 목표로 했던 지점까지는 가지 못하고 다시 오사카로 가기 위해 도쿠시마 터미널에 들렀다. 글쎄 온 동네가 축제 분위기가 아닌가. 운 좋게 얻어걸린 축제를 놓칠 수 없어 막차를 예약하고 9~10시간 정도 축제를 즐겼다.
길을 따라 걸으며 춤을 추는데 출발지점에서의 관람은 유료, 도착지점에선 무료
이때는 객석을 따지지 않고 모두 가까이 붙어 관람한다
요즘 비지가 매우 비지한지 비지에 올려도 콩비지만큼의 보팅도 안 해준다. 이번에는 과연. Dtube를 이용해서 영상도 같이 올릴랬더니 25Mb짜리 3GP파일이 업로드 되지 않는다. 800*480사이즈의 1분짜리 동영상이라 이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혹시나 싶어 mp4로 변환했더니 용량이 40Mb로 늘었다. 원본파일도 업로드가 안되고 변환한 파일도 업로드가 되지 않아 너댓번 시도하다가 포기했는데 조만간 다시 알아보고 한 번 올려봐야겠다. 40분 넘게 낑낑대며 씨름한 내 기분을 표현하는 대문을 글 말미에 넣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