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번다는 궁색한 고결함.

왜 열심히 돈을 벌려고 해? 라고 물으면 돌아오는 답들은 가지각색입니다. 멋진 집을 사고 싶어서, 가족들 편안하게 해주고 싶어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서,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돈은 필수여서 등 정말 다양한 답을 제시합니다.

가끔은 정말 돈이란 게 필요한 만큼만 있어도 충분할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대게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슴이 뭉클해 질 때가 많습니다. 어쩌면 필요 이상의 돈을 벌기 위해서 심신을 소진한다는 이 궁색한 대단함은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친구의, 지인의, 혹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남을 배불리기 위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가끔은 그게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토록 고생을 하는지 그 이유를 평생을 곱씹어 봐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자식들이 치킨을 뜯어 먹는 모습을 보고 매일을 버텨나간다는 가장들과, 친구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말없이 계좌이체를 해주는 친구들과, 노년을 평생 폐지와 박스를 줍어다가 번 돈을 기어코 어려운 청년과 학생들에 기부하는 몇몇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노라면 가슴이 아릿해집니다.

물론 당장 이 돈이 없으면 누군가의 생계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들여다보면 지금의 것보다 조금 더 나은 것을 위한 경우가 많더군요. 예컨대, 아들 휴대폰을 최신 휴대폰으로 바꿔주기 위해 혹은 지금 살고 계신 부모님의 집 평수를 5평 정도 더 넓혀주기 위한 것이죠.

어릴 적 저희 부모님이 치킨을 좋아하는 저에게 치킨을 사다주고 먹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때가 기억이 납니다. 돌이켜보면 충분히 집에 있는 반찬과 함께 밥을 먹어도 괜찮았을 텐데 부모님은 제가 좋아하는 치킨을 사줄 수 있다는 것이 삶의 원동력 이었던 거죠. 근데 많은 가장 분들이 그러했듯 그 돈을 벌기 위해 마다한 일이 별로 없으셨습니다. 그리고 가족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큰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이유로 저는 당분간 친척에게 맡겨져 부모님을 보지 못했던 기간도 꽤 있었죠.

누군가를 조금 더 배불리기 위해 취하는 행동들은 역설적으로 배고프고, 아릿하고, 고결하게 느껴지는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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