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관한 이야기 -정보, 저장, 생산으로서의 인쇄, 언어와 문자, 문자성, 글쓰기와 글읽기 : 스무 번째 글

우선 맛보기 글을 몇가지..

①<로마공화정 웅변가 키케로는 연설문을 미리 작성않아. 말의 시대>
②<(글)쓰기는 의식(생각)을 재구조화한다>
③<책읽기. 책의 골자(骨子)를 추출하면 책은 피를 흘릴 것인가?>
④<대소문자 구분에 의한 철자법은 거의 18C에야 자리잡는다-유럽>
⑤<마침, 쉼, 물음, 느낌표 없는 글 13C에야 사라진다. 유럽>(16.10.5)
⑥<모음과 자음 구분기준은 자유, 입속의 자유. 걸리적거림 없는>
⑦<고대 그리스는 페니키아 알파벳 쓰기법은 왜 따르지 않았을까?>
⑧<초기 고대 그리스 문장, 짝수 줄의 알파벳은 물구나무를 섰다>
⑨<12C까지 유럽은 묵독(默讀)하면 이상하게 쳐다봤다. 우리는?>
⑩<알파벳문자만이 문명문자라고 한 자 둘. 루소와 맥루한. 이런..>
⑪<한글은 문자. 찌아찌아어는 언어. 같이 가보려 했는데>
⑫<글로는 말을 다 전하지 못하고, 말로는 뜻을 다 전하지 못한다>
⑬<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은 왜? 면죄부 대량 판매로 돈벌려고>
⑭<중국에서 유럽 전래. 종이, 화약, 나침반. 금속활자는 빼야>
⑮<한자, 표의문자는 옛 인쇄술 발전에는 불리. 독특한 에크리튀르>
⑯<먹, 벼루, 붓과는 달리 종이는 기원 후에 발명되었다. 음...>
⑰<양피지는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 수출 금지땜에 탄생했다>
⑱<진시황은 분서갱유 당시 종이책을 불태우지 않았다>

1.∼8.

  1. 글쓰기와 글읽기가) 흥미있는 서두 열기
    나) 먼저 글쓰기
    a) ∼ h)
    다) 이어서 글읽기a) ∼ d)
    e) (직전 글)

f) 한자문화권의 글읽기

① 한자문화권의 글읽기 - 이기대 교수의 글을 인용한다.

한문 독서성(讀書聲)은 우리의 문자가 없던 시대에 한문이라는 외래의 문자를 우
리의 방식으로 읽어왔던 노력과 관련된다. 그리고 한문 독서성은 현재에도
그 가치를 중시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전승하고 계승하기 위한 공동체의 노력이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한편 한문 독서성은 동아시아의 한자문명권에 속한 일본, 베트남 등에
서도 전통적으로 존재해 왔었다.

이러한 점은 퇴계의 기록을 통해서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퇴계는 책을 읽는 것과 관련하여, 반복적으로 소리내어 읽는다
[단정히 앉아서 마음을 수습한 다음 소리를 내어 읽고 외우되, 읽는 횟수를 많이 쌓으면 난숙해진 나머지 의리가 저절로 남김없이 해석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것은 글을 익히는 일이다]
端坐收心, 出聲讀誦, 多積遍數, 爛熟之餘, 義理自至於融釋, 是爲習之之事. 李滉.
<答宋寡尤書>, 「窮格」, 󰡔李子粹語󰡕.

그러면서 읽는 횟수가 많아지게 되면 의리 해석이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독서성이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기 어렵다.
다만 우리나라의 기록으로서 한문을 읽었다는 것과 관련된 삼국사기의 <강수열전>을 통해 이른 시기부터 한문을 소리내어 읽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강수는 “그리하여 스승에게 나아가 효경, 곡례, 이아, 문선을 읽었다.”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읽는다는 것은 묵독보다는 주자나 퇴계가 말했던 것처럼 낭독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점에서 한문을 소리내어 읽는 것은 한문의 도입 이후에 지속되어 왔을 것이고, 이와 관련된 읽기의 전통 및 관련된 문화적 현상도 꾸준하게 전개되었으리라 판단할 수 있다.

성독(聲讀)이란 용어는 ‘출성독송(出聲讀誦)’이라는 표현을 줄여서 말한 것으로, 그 의미 자체는 소리를 내어 읽고 암송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문헌을 살펴보았을 때, 한문을 소리내어 읽는 것과 관련된 용어들은 대체로 다채롭게 존재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관련하여 독경(讀經), 송경(誦經), 송경성(誦經聲), 염서(念書) 등의 용어들이 나타난다.

이들 용어 가운데, 독경(讀經), 송경(誦經), 송경성(誦經聲)은 대체로 종교적인 문헌을 중심으로 읽거나 외우는 상황을 전제하고 있는 용어이다.

② 조선시대의 글읽기

⒜ 강명관 교수의 글을 인용한다.

조선시대 책 읽기의 기본은 소리 내어 읽는 성독(聲讀)이었다.
연암의 <양반전>에는 <동래박의>를 얼음에 박 밀 듯 외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얼음에 박을 밀면 얼마나 매끄러운가?
책은 그렇게 매끄러운 소리가 될 때까지 읽어야 한다.
얼마나?

다산 정약용은 <김백곡(金柏谷)의 독서(讀書)에 대한 변증>이란 글에서 백곡 김득신이 <사기>, <백이열전>을 좋아해 1억3000번 읽었다고 하는 말을 따지고 있다.
김득신은 <독서기>에서 사서삼경, 사기, 한서(漢書), 장자, 한유의 산문 중 어떤 것은 6만, 7만 번, 적게 읽은 것은 수천 번을 읽었다고 한 것이다.
다산은 아마도 문자가 생긴 이래 김득신이 가장 부지런한 사람일 것이라 평가한다.

책은 어떻게 읽었던가.
사서삼경이라면 지금도 그 읽는 방법이 많이 남아 있다.
구결을 붙여 길고 장중하게 늘여서 읽는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느끼하다고 생각한다. 한문 경서만 아니라, 옛 소설과 가사 낭송도 들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건 아마추어로서의 읽기다.

<추풍감별곡>이란 소설이 있다.
채봉이란 처녀와 강필성이란 선비가 사랑하고 헤어지는 등 우여곡절을 거쳐 마침내 혼인한다는 그런 내용이다.
그런데 <추풍감별곡>은 노래이기도 하다.
곧 국악으로서 <추풍감별곡>은 서도소리로 분류하는데, 그 하위 장르는 송서(誦書)다. 들어보면 이것은 책 읽는 소리에 가깝다.
‘송서’라고 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소설 읽는 법이 점차 발전되어 음악화된 것이 아닌가 한다.

⒝ 안중근(安重根, 1879~1910년)의 다음 글의 재인용

페북에 게시한 <황야설수야설(黃也說竪也說)의 작은 인문(人文) 카페(61)>(16.10.2)에 올린 글을 다시 살펴보면, 한번 생각해 볼 만한 것이 바로 성독(聲讀)과 묵독(默讀)에 관한 것이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추구(推句)에 나오는 글귀를 안중근 의사가 인용

추구에서 인용된 안중근님의 글에서 왜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서 가시가 생긴다고 했을까요?
왜 하필 입이냐고요.
입, 말, 글, 마음, 정신, 혼, 가슴...도 있는데...
추구가 조선 후기에 편찬되었다고 한다면 조선 후기가지 우리나라도 묵독(黙讀)보다는 성독(聲讀)이 일반적이었다는 것이 아닐까요?

소리내어 읽기.
바로 입은 성독(聲讀)을 말하는거지요.
<소리내어 책을 읽다>

지금도 한문 고전 성독 대회가 열리듯이...

③ 중국의 글읽기

⒜ <看書法> 下, 朱子語類. 정민, 「고전 독서 방법론의 양상과 층위」, 󰡔한국한문교육연구󰡕 25, 한국한문교육학회, 2005, 519면 재인용.

무릇 책을 읽을 때는 우선 소리 내어 읽어야 하며 단지 생각만 하지 말아야 한다. 소리 내어 읽으면 마음 속이 느긋해져서 의리가 저절로 나온다. 내가 처음 공부할 때도 역시 그렇게 했을 뿐이며, 다른 방법은 없었다.

위의 인용문에서 주자는 책을 읽는 과정에서 소리내어 읽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
책을 읽을 때는 소리내어 읽는 것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소리를 내어 읽는 것은 공부의 중요한 방법이며 다른 방법은 없다라고까지 말한다.

大凡 讀書, 且要讀, 不可只管思, 口中讀, 則心中閑, 而義理自出, 某之始學, 亦如是爾, 更無別法.

⒝ 주희의 독서삼도(讀書三到)

책을 읽는 요령은 눈으로 보고(眼到), 입으로 소리내어 읽고(口到), 마음에서 얻는 것(心到)이다. 이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심도이다.

  • 원전과 원래의 한문장(漢文章)을 찾을 수가 없구나.

....to be continued

목차

  1. 정보의 저장고
    가) DNA
    나) 대뇌피질
    다) 문자, 책, 도서관
  2. 뭘 더 알아볼 것인가? (이번 글)
  3. 정보의 저장 방법 - 소리 전달 이후의 글쓰기
    가) 어디에다 글을 썼을까?
    나) 책(冊, book)이란 낱말은 어디서?
    다) 책의 형태는?
  4. 정보의 대량 생산
    가) 인쇄 기술의 발전과 배경
    나) 종이와 인쇄술
  5. 인쇄가 역사적 의미를 가지려면 - 대량생산과 보급
  6. 무엇을 쓰고, 인쇄하나 - 언어와 문자의 구분
  7. 정리된 ‘언어’와 ‘문자’의 구분 기준과 ‘언어’의 외연
  8. 문자성과 문자의 우월성이란 실체인가 허상인가?
  9. 글쓰기와 글읽기가) 흥미있는 서두 열기
    나) 먼저 글쓰기 (직전 글)
    a) 서론 (직전 글)
    b) 고대 그리스 글쓰기 시작 - 문자의 도입
    c) 고대 그리스 알파벳의 글쓰기 - ‘물구나무 쓰기’부터
    d) 고대 그리스 알파벳의 글쓰기 - 소몰이 쓰기법
    e) 로마자(라틴 문자)의 시작
    f) 로마자(라틴 문자)의 변화 - 소문자 등의 등장
    g) 로마자(라틴 문자)의 변화 - 오늘날의 글쓰기 시작
    h) 한자문화권의 우종서와 좌횡서
    다) 이어서 글읽기
    a) 글읽기와 관련된 몇 가지 개념
    b) 글읽기와 관련된 몇 가지 관점
    c) 성독과 묵독에 관한 맛보기 글
    d) 글읽기의 대상 – 문자의 종류
    e) 글읽기 – 성독 (직전 글)
    f) 한자문화권의 글읽기 (지금 글)
    g) 여담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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