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로자 파크스야 : 우리는 섞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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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로자 파크스', 흑인이고, 여자고, 또 버스에 앉아있다.
아이는 표지만 보고 한눈에 핵심을 꿰뚫습니다.

무슨 이야기일까, 어디 한 번 보자.

이야기는 11살, 어릴 적 에피소드로부터 출발합니다.
백인 남자아이와 부딪힌 일로 그의 엄마가 다짜고짜 흑인 여자아이 ㅡ 로자 파크스한테 화를 냈습니다.

"쟤가 먼저 나를 밀었어요. 난 잘못한 것도 없는데 말예요."
난 대든 게 아니었어. 롤러스케이트를 탄 그 남자아이를 이겨 먹으려던 것도 아니었지.
그저 스스로 나를 지키려 했던 거야.

얼마 전 유치원에서 이와 비슷한 일을 겪어던 터라, 한 번 더 이 대목을 곱씹었습니다.

상대방 엄마는 우리 아이한테 "네가 때렸어? 네가 때렸지! 왜 때렸어?"하고 윽박지르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어른이 아이를 붙잡고 다짜고짜 다그치는 건 심한 처사라고 생각해서 유치원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아이한테는 어쨌든 네가 맞받아쳐서 상대방이 화가 났으니 일단 사과하라고 일렀두었지요.

그게 맞을까?

"내 입장을 지키"고, "차분하게 사실을 설명하"는 건 버릇이 없다거나 나쁜 행동이 아니라고 바로잡아줘야겠어요. 로자는 그렇게 자랐습니다.

그렇게 자라 42살이 된 로자는 버스에서 백인에게 부당하게 자리를 뺏기지 않으려고 버텼습니다. 비록 몽고메리의 법을 어겨 체포되기도 했지만, "스스로를 지키려 했던 이 일은... 무려 1년이 훌쩍 넘는 381일 동안 버스 안 타기 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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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자란 일곱살 난 아이는 미국에서 흑인이 어떠한 차별을 받고 있었는지 실감하진 못했습니다. 흑인이라고 해서 더러운 건 아니라고, 또 백인이라고 해서 모두가 깨끗한 건 아니라고 설명을 덧붙여도 고개만 끄덕일 뿐.

하지만 이 장면에서는 앗! 하고 반가운 기색을 보였습니다. 탄핵정국에서의 촛불집회를 떠올렸던가 봅니다.

법을 바꾸는 거예요?

그럼. 법을 누가 만들었지? 사람이 만들었지? 그러니까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이면 법도 바꿀 수도 있는 거야.

어느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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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요.

왜?

다 섞여있으니까요. 다들 좋아하잖아요.

그래. 우리는 '섞여있습니다'! 그걸 깨닫지 못하고 자기들끼리만 어울리려는 무리는 그저 어리석지요. 세상을 바꾸는 평범한 사람은 섞여있는 어딘가에 분명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입니다. 로자 파크스처럼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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