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 정말로 블록체인은 중개인이 필요없는 기술인가?

2000년 초 국내 전자신문을 비롯한 신문의 첫면을 장식했던 문구가 있었다.

'블루투스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 모든 무선통신은 블루투스로 통한다'

이런 류의 내용이었고, 모든 뉴스와 온라인 매스컴을 장악했던 기억이 난다.

과연 그러했는가?

당시에는 블루투스 칩 개발에 대한 착수와 함께 벤처 투자자들이 가능성을 보고 투자 결정을 하던 시기였다.
마침 내가 잘 아는 후배도 이러한 칩의 개발을 진행하는 책임자였던 터라, 그 이후에 진행에 대해 관심을 가졌었다.

그러나 그후 몇 년간 블루투스 칩은 잘 개발되지 않았고, 4~5년후에 겨우 개발된 칩이 나왔을 때는 가격이 너무나도 비쌌다. 그리고 그 후 근거리 무선 솔루션으로 자리를 잡고는 있지만, 10여년도 넘어서야 이 말의 일부가 실현이 되었고, 아직도 다른 많은 무선 기술들이 같이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아는 여러 프로젝트에서도 무선기술로 값비싼 블루투스 대신에 바코드나 QR코드가 더 인기가 좋다.
물론 블루투스의 장점을 몰라서가 아니라, 가격과 성능, 거리와 속도에 있어서 제한을 가지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런데, 블록체인이 세인의 관심을 끌고 미래 사회의 큰 요소기술이면서 금융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기술로 인정되어 가면서, 버블과 함께 팩트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도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고 본 것은 그리 얼마 안된다. 비트코인이 가져온 놀라운 변화를 4년간 지켜 보았을 뿐이지, 그 핵심 메커니즘이 무엇이고, 실제 코드가 어떻게 짜여져 있는지를 들여다 볼 시간도 없었고, 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그런 전문가도 없었다.

나름 전문가란 사람들도 알긴 아는데, 부분적으로 알고 있어서, 장님 코끼리 만지는 이야기에 너무나 큰 갈증을 느껴 오던 터에, 그 비밀을 벗겨 보기로 작정하고, 핵심원리를 알 수 있는 책들을 탐독하고, 인터넷에 떠 있는 자료, 또 소스들이 담겨있는 사이트를 뒤져 가면서, 도대체 비트코인을 이루는 블록체인의 메커니즘이 무엇인가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알면 알 수록, 대다수의 사람들이 버블 속에서 자신들이 들었거나 캐취한 정보를 더 확대 재생산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여러가지 이유로 이런 확대 재생산 속에 대중의 오해를 만들어 내는 내용들이 많이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은 현재 기술이 아니라 미래 기술은 이런 선견지명 속에서도 만들어 질 수 있음을 간과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분명 현실과 지금 구현된 기술에 비즈니스는 존재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오해 중의 큰 것으로 그 하나가 바로 이 문구이다.

"블록체인은 중개인이 필요없는 기술이어서 수수료가 적게 들거나 거의 필요없다."

나는 비트코인의 코드를 살펴보기 전부터 이 말에 그리 신뢰가 가지 않았다.

컴퓨터 시스템이나 적어도 소프트웨어를 짜본 사람들이라면 이 말이 그리 신뢰가 가지 않는 말이다.
만약에 호텔 예약과 같은 업무를 직접 카운트나 대행사에 가서 하지 않고 홈페이지에서 구축된 솔루션으로 간단하게 하더라도, 이 말과는 좀 다른 메커니즘 속에 비용 구조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심지어 비트코인에서는 모든 노들들이 분산 거래 원장을 보유한다. 이말은 내가 해당하는 거래를 하지 않고 있어도, 내가 속해 있는 네트워크 상의 모든 거래 내용이 나에게도 전달되고 저장하고 심지어는 이 거래가 유효한지도 검사하여 유효성을 파악해야 한다. 물론 소프트웨어 프로토콜과 메모리와 디스크 같은 저장공간을 통해 이뤄진다.
그리고 그것이 채굴노드를 통해 블럭화하게 되면 그 블럭이 다시 유효한지 체크해야 하고 이러한 블록이 다른 노드들에서도 다 알 수 있도록 전파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더 깊게 이 프로토콜과 메커니즘을 살펴보면 볼 수록, 중개인이 없어 지긴 하는데, 실제로 보면 모두 중개인이 되는 것이 블록체인의 기술이다.

그래서 노드들 중에 이런 블록의 정보를 보관하고 유효성을 체크하고 하는 노드를 풀 노드라 하고, 그 중에 일부는 신규 블록을 쌓는 일을 수행하는데, 이런 노드를 채굴 노드라 한다.

보통의 개인들은 지갑을 가지고 있고, 지갑에 따라 기능의 수행정도는 조금씩 다르다. 풀 노드를 수행하는 지갑은 개인의 스마트폰이나 PC에서는 무겁기 때문에 거의 없지만, 블록헤더를 가지고 거래되는 트랜잭션을 받는 정도의 기능을 가지는 지갑이 대다수이고, 또 블록의 저장 및 검사, 트랜잭션 처리 등의 기능을 외부의 노드에 의존해서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의 소유된 값을 관리하는 종속형 지갑도 존재한다.

여하튼 비트코인은 현재도 대략 1만개의 노드를 통해 채굴되고 거래원장들이 동시에 기록되고 있다.

또한 이더리움도 마찬가지로 수 많은 노드들에서 거래원장과 스마트컨트랙 내용이 온체인에 기록되고 수행된다.

그렇다면, 중개인이 너무도 많은 시스템이지만, 어느 특정 노드도 개인 소유권에 있어서 월권하지도 않고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개인을 암호기술에 의해 간단하게 증명이 되기만 하면, 이름이 무엇이며, 핸드폰 번호를 물어보거나, 주소지나 성별을 물어보는 무례를 범하지 않고 소유권자로서 최대한 존중하는 시스템이며, 거래 발생시 정당한 거래에 대해 기록을 보관하고 다른 노드들에서도 복수로 보관이 되어 질 수 있도록 임무를 다하는 정말 친구(Peer)같은 시스템이다.

예전 은행 시스템에서 보듯, 개인 소유주임이 밝혀지기 전에 까다로운 절차에 의해 인증을 확인하는 방법이 모두 생략되고, 첨단 암호기업에 의해 소유자 확인 절차가 단순화된다. 그리고 그 거래 기록도 모두 공개된다.

여기에서 사토시의 정말 놀라운 발상이 돋보인다. 기존 은행이라면 왜 우리가 기록을 공개해야 하는데, 그것은 개인의 신용정보가 들어가 있는데 절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나 사토시는 개인 정보의 기록도 원천적으로 하지도 않으며, 암호기법이 도입된 주소지 하나만 있으면 이 주소지에 이미 암호화폐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 주소지에 비트코인을 보내어 소유권을 가진 것이 확인한 이후라면, 익명으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고, 그 주소(계정과 같은 역할)지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가려 놓았기에, 거래 명부의 공개 및 수 많은 노드들에 거래원장을 공개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메커니즘을 바꾼 것이다.

이러다 보니, 비트코인 네트워크상에는 수 많은 은행들이 수행되고 있지만, 월권 행위도 없고, 또 중앙통제나 임의 권력을 휘두르는 어떠한 존재도 없게 된다. 이것이 P2P의 동작원리이다. 즉 은행 기능을 하는 노드들간에 정말로 수평화된 기능이 돌아가고, 모두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개인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이렇게 많은 노드(은행)들을 유지하기 위해 채굴 수수료와 거래 수수료를 허용한다.
그리고 비트코인은 거래를 절대 취소할 수 없는 네트워크여서 거래상 발생하는 소송에 대해서는 당사자간에 알아서 풀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블록 승인에 따른 합의 시간이 다소 필요하고 거래 수수료에 대한 부담 등이 현재도 문제가 되고 있으며, 수 많은 노드상에서 블록 승인에 필요한 작업증명을 위해 복잡한 계산을 수행해서 전력을 낭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더리움도 비슷하고 프로토콜의 일부 변형을 가지고 있지만, 새롭게 스마트컨트랙을 오히려 더 추가한 경우이다.

그래서 결국 블록체인상에서 더 열심히 주인을 위해 일하는 노드들이 많아지고, 이 노드들이 동작되어야만, 가치의 네트워크가 가능하고 신뢰의 네트워크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블록체인망은 너무도 많은 노드득속에서 신뢰를 만들기에 좀 더 의미있고 충분한 효과가 나오는 응용에 적합하다.

그러나 이 논리에도 약간의 변형이 있을 수 있다.
바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만들어져서, 제도권으로 이 기술이 수렴되어 변화 발전하고 있어서이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수 많은 노드들과 또 다른 어떠한 신규 노드들의 참여를 허락하고 있는 오픈 네트워크 여서 좀 더 복잡한 프로토콜이 필요하지만,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블록의 내용이 공개될 수 있기 떄문에 노드를 허가된 사용자들에 제한하여 4개나 10여개 수준으로 한정을 짓고(필요에 따라 더 커질 수도 있다...) 그 공개범위도 제한을 두어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인증을 도입하여 공개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노드들간의 합의나 신규 프로토콜로의 변경도 용이하다.

다만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의 신뢰는 그 운영주체의 신뢰에 기반하고 있다보니, 은행권 연합이나 정부 또는 지자체, 공공기관과 같은 주체의 신뢰에 의지하여 돌아갈 수 있다.

그래서 한 뿌리에서 나왔지만, 프라이빗과 퍼블릿 블록체인은 상당히 달라지고 진화하고 있다.
여전히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도 중개인은 존재하는 것이고 이러한 시스템 운영에 따르는 최소한의 코스트는 필요하다.

또 지금은 양 쪽 진영에서 서로 존재하는 장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로의 프로토콜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있다.
즉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오픈형이 아닌 폐쇄형 노드들을 사용해서 즉 지분을 일정이상 가지고 있는 노드들만이 참여해서 신규 블록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 내는 합의증명 (POS)이 실험되고 있고, 또 프라이빗 블록체인 진영에서도 다수의 이해 집단이 참여하여 노드를 개방하는 방식으로 하면서 보다 빠른 처리 속도와 합의를 바탕으로 상위 프로토콜을 좀 더 사용하기 편하도록 플랫폼화하여 그 확산을 위한 경쟁을 시도하고 있다.

그래서 결국 양 진영 모두 중개인이 필요 없다는 것보다는 중개인을 여럿이 만들고, 더 이상 중앙집권에서의 독재성을 탈피하여 권리의 평등화를 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여전히 수수료에 대해서는 피할 수 없다. 현재 존재하는 dApp들도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실질적인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좀 더 세심한 설계와 정확한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어야만 진정한 승리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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