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itcoin)에서의 물물교환(Swap) 개념

저는 지난 5월, 홍콩에서 개최된 코인긱(GoinGeek) 컨퍼런스에 다녀왔는데요, 이 컨퍼런스에서는 주로 비트코인(Bitcoin, BTC)과 비트코인캐시(Bitcoin Cash, BCH)의 미래에 대해서 발표내용이 이어졌습니다. (사실상, 비트코인보다 비트코인캐시에 대한 발표들이었습니다.)

특히나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비트코인의 창시자, 즉, 나카모토 사토시(Satoshi Nakamoto)로 알려진 크레이그 라이트(Craig Wright) 박사님이 등장했고 참석자들의 반응은 매우 열광적이었습니다. (박사님이 등장할 때, 스타워즈 다스베이더 테마곡을 배경음악으로 깔아주더군요.)
(사실, 크레이그 박사님이 나카모토 사토시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카모토 사토시는 크레이그 라이트가 아닌 다른 사람이다, 혹은 가상의 인물이고 여러 명이 한 사람인척 행세를 했다, 또는 그냥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인물이 실제로 존재한다, 등등.)

개인적으로 저는 크레이그 박사님과 단둘이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암호화화폐(가상화폐)에 대한 몇 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아무튼, 제법 이어진 대화이후에 든 생각은, 이 분이 이론 과학자이고, 자신의 이상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고 또 블록체인 이론과 관련된 아이디어가 매우 풍부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무튼, 이번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여러 주제중 중요하다고 생각되고, 컨퍼런스에서도 강조된 것을 꼽는다면, 그건 바로 아토믹 스왑(Atomic Swap)이라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주제는 크레이그 박사님에 의해 발표된 주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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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토믹 스왑'이라는 개념은, 한마디로 말해서, (가상적인) 최소의 어떤 단위와 단위를 서로 교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직 비트코인이나 비트코인캐시로 이런 예가 실제로 구현된 바가 없어서 언뜻 와닿지는 않았지만, 제가 이해한 바로는, '비밀 물물교환' 같은 개념입니다.

그저 물물교환이라고 해도 될 텐데, 굳이 '비밀'이라고 앞에 붙인 이유는, 아토믹 스왑의 대상이 되는 내용을 퍼블릭 키(Public Key)와 프라이빗 키(Private Key)를 적절히 조합해서 (발표에서는 AES(Advanced Encryption Standard)를 따른다고 하네요. AES는 좀 일반적인 명칭이고, 사실 여러 가지 암호화 방식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일단 넘어갑니다) 블록체인상에서 (트랜젝션 자체는 공개되겠지만) 블록의 내용자체는 공개되지 않고 보호된 채 교환된다는 의미입니다.
현재까지 발표된 내용만으로는 (그리고 부족한 제 이해력이나 설명능력의 부족으로) 이런 정도로 밖에 설명드릴 수 밖에 없는 것에 대해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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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그림은 이 아토믹 스왑 개념으로 친구들끼리 비디오도 서로 교환한다는 예를 들었는데, 그 친구중 누군가가 비디오를 플레이하면서 비디오 내용을 복사하는 것은 어떻게 방지할른지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설명이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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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박사님은, 이런 아토믹 스왑이 블록체인에 실현된다면 (이 분은 물론 이 개념이 실현된다고 확신하죠), 아토믹 스왑을 기반으로, 투표도 가능하고, 이메일도 블록체인에 담을 수 있고, 물물교환도 되고, 등등,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은하계, 우주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틀어놓고, 이것은 결국 온 우주의 모든 것을 담아낼 것이다!라고까지 주장하더군요. (이걸 보면서, 이건 좀 너무 나간 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 한 가지, 이 아토믹 스왑 개념을 듣다보면, 이더리움(Ethereum)의 논-펀저블(non-fungible, 대체불가) 아이템을 지원하는 ERC721 프로토콜에 대해서 떠올릴 수 있습니다. 사실 이거 비슷한 걸 이제서야 따라하는 게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뭐, 크레이그 박사님은 비트코인캐시에서 구현한 게 더욱 위대하다고 말하지만, 어떤 아이템을 일정한 단위로 주고 받는다는 발상 자체는 비슷한 것 같아요.

이더리움에서는 비트코인의 아토믹 스왑과 달리 퍼블릭 키 / 프라이빗 키와 같은 개념이 없고 (따라서 트랜젝션의 내용이 모두 공개되죠), 또 아토믹 스왑은 아예 '아토믹'이라고 명확히 구분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그러나, 이렇게 써야 한다는 주장만 있고 아직 실제로 구현된 게 없어서 아직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이더리움에서는 화폐를 다루는 ERC20 프로토콜이나 대체불가(한글표현이 더 이상하네요, 논-펀저블) 아이템을 지원하는 ERC721은 사실상 프로토콜의 차이도 거의 없고 EVM(Ethereum Virtual Machine)이 그냥 그 둘을 구분해서 처리하는 정도입니다.

참고로, 논-펀저블 아이템 개념 자체에 대해 조금 더 말씀드리면, 일반적으로 암호화화폐는 주로 화폐를 가상적으로 얼마로 쪼개든 또는 합치든 해서 사용할 수 있는데, 이더리움에서는 논-펀저블, 즉, 어떤 단위로만 주고받을 수 있는 개념까지도 더 지원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비트코인을 주고 받을 때 1 BTC로도 받을 수 있지만, 0.003 BTC 이런 식으로 주고 받을 수도 있죠. 그러나 논-펀저블 아이템은, 작년말에 크립토키티(CryptoKitties)가 유명했었는데 거기서 고양이 한 마리가 바로 대체불가 아이템으로 고양이 한 마리 단위로만 주고 받을 수 있고 그 고양이를 반으로 쪼개서 판다든지 0.001 고양이, 이렇게 판매할 수가 없어요.
(사실 펀저블(fungible)이라는 단어의 뜻 자체는 다른 것이 그 가치를 대체할 수 있다는 말이고, 예를 들어 종이돈 만원짜리 지폐를 다른 만원짜리 지폐와 바꾸어도 금액 자체는 같은 그대로 만원이라는 개념. 그리고 논-펀저블(non-fungible)이라는 뜻은 어떤 것을 (값어치가 같다고 해도)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위의 예처럼 어떤 고양이가 세상에 있다고 하면, 그 고양이와 사실상 완전히 똑같은 고양이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뜻.)

일단, 이렇게까지가 아토믹 스왑의 개념에 대해 짤막하게 말씀드린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런 아토믹 스왑 개념이 잘 실현되려면 일단, 비트코인이나 비트코인캐시 블록체인의 전송속도도 중요하고 (비트코인, 이더리움의 전송속도가 느린 문제는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죠), 또 아이템 단위로 무언가를 주고 받으려면 해당 아이템의 내용이 블록에 담길 수 있도록 블록의 용량이 중요한대요, 이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아래 그림은 현재, 32MB까지 비트코인캐시의 블록이 커졌다는 내용을 발표하는 모습입니다. (아직은 테스트단계)
현재 비트코인의 블록사이즈는 1MB밖에 되질 않아서, 여기에 웬만한 이미지 파일 내용도 담기가 사실 어려워요. 정말 32MB 블록사이즈가 적용된다면 그건 비트코인의 활용을 훨씬 다양하게 만들어 주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발표자에게 블록사이즈를 크게 사용하면, 예를 들어 32MB를 꽉 채워 사용하면, 그때 블록체인 사용 비용(fee)은 어떻게 되느냐고 질문했더니 대답하기 난처해하더군요. 큰 블록 사이즈가 적용이 된다고 해도 비용 문제는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닐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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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크레이그 박사님은 결국 비트코인이 과거 혹은 현재의 불편한 돈이 아니라, 이 자체가 현금, 즉 캐시(Cash)다, 그래서 비트코인캐시(Bitcoin Cash)라고 이름 지은 것이고 앞으로 인류는 이것을 화폐로 당연시할 것이다 라고하면서 발표를 마쳤습니다.

음..,

아무튼, 이렇게, 지난 5월 컨퍼런스 내용을 적어보았습니다.
이더리움(Ethereum), 이오스(EOS)뿐 아니라, 비트코인, 비트코인캐시도 기술적으로 발전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오랜만에 홍콩에 가게 되었고 또 홍콩 특유의 오래된 빨간 택시를 보며 다닌 즐거운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모쪼록, 게으름피우다 늦게 쓴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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