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FILM NO LIFE] 휴일 / 이만희 [위아더나잇] 할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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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 아닌 일요일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데 여건이 안되어 고민하는 청년들. 결혼은 아예 꿈조차 꾸지 않는 세대. 비단, 2019년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일 뿐일까. 여기 1968년 영화 <휴일>에도 같은 이야기가 등장한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소지섭 엄마로 유명한 배우 이혜영의 아버지이자, 김태용 감독의 <만추> 원작인 동명의 영화 <만추, 1966> 이만희 감독 작품이다.

일요일 오전. 단돈 5원으로 새가 뽑아주는 점을 보는 사내, 허욱이다. 여자를 가까이하지 말라는 점괘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자친구를 만나러 간다. 커피값이 없어서 다방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여자, 그녀이다. 돈도 없으면서 택시를 타고 온 허욱은 여자친구와의 만남이 반갑거나 기쁜 것 같지 않다. 찬 바람과 눈발에도 불구하고, 실내로 들어갈 돈이 없는 연인. 실은 그들에게 아기가 생겼다. 수술로 지우려 하는데 돈이 없다. 그래서 허욱의 수술비 마련을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하정우, 전도연 주연의 <멋진 하루>와 비슷한 로드 무비 느낌이 살짝 난다. 하지만, 그의 여정에 유쾌함은 찾아볼 수 없고 우울하기만 하다. 찾아간 집에 사람이 없는가 하면, 친구집에서 농담 따먹기를 하다가 결국 몸싸움을 한다. 또 다시 누군가의 집. 메모를 보고 찾아간 술집에서 만난 친구는 빌려줄 돈이 있으면 술을 사먹겠다며, 지우지 말고 딸을 낳으라는 조언까지 한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집엔 친구가 목욕 중이다. 그를 기다리다가 그의 시계와 돈을 슬쩍해서 결국 돈을 마련한다. 지연을 만나 늦은 점심을 챙겨먹고 간 산부인과. 수술이 힘들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나온 그는 지연이 수술하는 동안 술집을 찾는다. 그곳에서 만난 여자와 우리들의 우울한 일요일을 위해서, 라고 외치며 술을 마신다. 뒤이어 여러 곳의 술집을 전전하다 도착한 곳은 아무도 없는 공사장이다. 서로의 육체를 탐하다 교회 종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달려 간 병원, 지연은 이미 죽었다. 훔친 돈의 주인인 친구를 만나 폭행을 당하고, 지연 생각에 괴로워하는 와중에 전차를 탄다. 기사가 말한다. 원효로 종점이라고. 손님, 내일 다시 만납시다.

허욱에게 내일은 있을 것인가. 단지, 아이를 몇 명 낳을지, 어떤 집에서 살지, 드레스는 무엇을 입을지, 마당에는 어떤 예쁜 꽃을 심을지 ‘미래’를 이야기하고 싶은 여자친구 지연. 하지만 남자친구는 아무런 말이 없다. 왜 대답이 없냐고 묻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자신이 바보라는 것이다. 그 것만이 분명히 알고 있는 것 하나라고 한다. 나도 조금 알 것 같다. 휴일인 일요일에 도저히 편히 쉴 수 없었던 청년 허욱의 이야기. 일주일마다 일요일이 되면, 즐거운 데이트가 아니라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던 휴일이 그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를 말이다.

201906 / 김성훈 기자와 함께 마음대로 영화 글쓰기 수업 제출용

• Movie URL : https://www.themoviedb.org/movie/267874-hyuil?language=ko-KR
• Critic : AA

★ 첨부된 이미지는 위아더나잇의 <할리데이> 앨범 아트입니다. 그리고 곡에 대한 주옥같은 소개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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